[Opinion] 밤낮이 바뀐 그 밤의 음악 Part 1 [음악]

글 입력 2020.01.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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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 밤낮이 바뀐 삶






요즘의 나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다. 우원재식으로 표현하자면 ‘남들이 돈 주고 가는 나라의 시간들을 사는 중‘인데, 그마저도 매일 변하는걸 보면 방구석에서 세계일주를 하는 기분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내다보면 의도치 않게 잠 못 드는 날들이 있다. 하고싶거나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내 삶의 패턴이 바뀐 이유는 학교 때문이다. 시험기간에 공부와 과제 마감을 하다보니 침대에 눕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어떤 날에는 공부하느라 미처 못 본 영상이나 책을 읽고 싶어 자는 시간이 미뤄지게 됐다. 나는 작품 마감이 있는 전공의 특성 상 밤을 새는 날이 잦다. 해야 하는 일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것도 스트레스라서 늦은 시간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날도 꽤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잠드는 시간은 미뤄지고 나의 밤은 길어진다.


우리는 매일 다른 시간에 산다.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두기는 하지만 매일 기계처럼 살 수는 없다. 일어나는 시간은 어쩔 수 없이 지키더라도 자는 시간은 각자의 사정에 의해 자주 변한다. 유독 피곤한 날에는 일찍 잠들기도 하지만,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잠 못 들기도 하고, 새벽의 분위기와 감성을 사랑해 늦게까지 깨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날은 꼭 해야하는 일이나 하고싶은 일 때문이기도 하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하릴없이 길어지는 그런 밤에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생각해본다. 나는 주로 음악을 켜놓고 해야 할 일을 하거나 소설을 읽는다. 내가 갖는 혼자만의 시간에는 보통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때론 이 음악들을 듣기 위해 잠을 미뤄두기도 한다.


오늘은 그 음악들 중 몇 곡 소개하고 싶다. 오늘도 역시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음악 몇 곡을 골라두고 이 글을 쓴다. 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폭 넓게 듣는 편이라서, 이 글을 통해 평소에 여러분들이 즐겨듣지 않던 음악들을 경험해보실 수 있으면 더 바랄게 없겠다.




파리 한 가운데서 비를 맞는 기분으로





 

마음이 우울하고 지치는 날에는 종종 이 음악을 고른다. 복잡한 일들을 잠시 미뤄두고 이 음악을 들으면, 복잡한 일들은 해결되지 않지만 그 복잡함을 다시 바라볼 용기가 생긴다. Lauv 특유의 음색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힘이 있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감각적인 리듬이 가만한 날들을 위로한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듯한 현악기 음 위에서 속삭이듯 노래하는(1분 30초~)부분은 이 노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Lauv의 Paris in the rain은 파리에 대한 로망을 만들어준 노래이기도 하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파리 한 복판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비를 맞고싶다. 이 곡은 Lauv가 파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예술과 감상에 젖고 싶은 날이라면, 이 음악과 영화를 추천한다. (Midnight in paris/ Paris in the rain)


노래 가사도 매력적이다. 함께 있으면 어디든 비 오는 파리 한 가운데처럼 느껴진다는 가사가 괜히 마음을 간질인다. 나도 이 노래와 함께라면 화려한 도시(fancy town)도 어려운 발음의 술도(bottles that we can’t pronounce) 필요 없을 것만 같다. 비 오는 파리 한 가운데 서 있는 기분은 어떨까. 그리고 그런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줄 사람은 어떻게 찾아올까. 그 감정을 이해하고 싶다는 핑계로 조만간 훌쩍 떠나버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더 깊어지는 그리움으로






‘Kyoto’는 버클리 음대 교수로 재직중인 토모 후지타(Tomo fujita)의 곡이다. 블루스 기타의 대가로, 이후에 소개할 John mayer의 스승인걸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여러 버전과 라이브와 커버가 있지만 내 기준에서 이 영상은 언제나 논외다. 9분짜리 영상에 들어간 릭을 거의 외울 정도로 듣고 또 들었다.


노스탤지어가 담긴 노래다. 정확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어떤 것이 문득 그리워질 때 이 노래를 꺼낸다. 둘의 기타가 서로 말없는 말을 주고받는데,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이유도 모른 채 괜히 마음이 시려온다. 가을이란 계절을 기타로 만들어서 연주하면 이런 소리가 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마음 한편에 담아두는 시간과 음악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이 곡이, 지나고 나서야 행복을 자각했던 시간 중 한 부분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그 무렵의 나는 이 곡을 반복재생하며 스타듀밸리(Stardew valley)라는 게임을 즐겨했었는데, 그 게임의 여유로움와 잔잔한 감성이 함께 묻어나오기도 한다. 추억을 떠올리며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예전에 이 노래를 들으며 이맘때쯤 일본 여행을 하기로 계획했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에 가지는 않게 됐다.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교토행이 미뤄진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도쿄도 좋고 오사카도 좋고 일본에는 여행해볼만한 동네가 많지만 교토 어딘가에서 이 연주를 듣는 건 파리에서 Paris in the rain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되었다. 가본 적 없는 도시지만, 이 곡을 들을수록 그리움은 깊어져만 간다.

 

아직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이 너무 많지만, 한 편의 글에 모두 담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우리 앞에 놓여진 밤은 아직 기니까. 앞으로 더 다채로운 주제와 음악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태그 김인규.jpg

 


[김인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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