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평면에서 만나는 모빌의 창시자, 칼더 [전시]

글 입력 2020.01.27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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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모빌의 창시자라고 알려져 있는 칼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오래 전 미술 교과서에서였다. 그는 사실 공대를 졸업했으나 조각가 집안이었던 영향으로 지금이라면 다소 늦은(?) 25세에 미술을 시작했다. 그 후 파리에 머물며 동시대 유명 작가들과 교류하였고 드로잉, 모빌, 설치 미술까지 다양하고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갔다.

 

몬드리안의 그림을 움직이게 하고 싶어 최초의 모빌을 만들고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낸 알렉산더 칼더. 칼더의 모든 입체작품이 모빌로 총칭되지만, 이전까지의 조각과 다르게 대중들에게 이해되고 어필이 되는 점은 바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철사줄에 색이 다른 얇은 금속판들을 매달아 걸면 이 형상이 바람에 따라 춤추듯 움직였기 때문에 칼더는 이를 ‘사차원적 소묘’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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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이 시초가 되어 모빌은 현대미술의 한 장르가 되었을 뿐 아니라 아기의 동체시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하여 아기 용품, 조형미가 돋보이는 실내 장식품으로까지 현대인들의 생활용품 중 하나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칼더는 다른 영역보다는 모빌로 가장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수많은 드로잉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접할 기회도 흔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드로잉들을 판화가 아닌 원작으로 직접 만나볼 수 있어 매우 기대가 된다.

 

이번 <칼더> 展 또한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인 칼더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모빌의 창시자로 알려져 칼더의 개인전 대부분이 모빌과 같은 조각 작품에 맞춰졌던 것에 반해, K현대미술관에서는 칼더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회화 작품들을 대거 소개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보기 힘들다는 점도 이 전시의 큰 매력이지만, K현대미술관은 설치 연출의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2D와 3D가 융합된 구조물을 만듦으로써 칼더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하였고, 관람객들이 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Installation View, ⓒ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9_05.jpg

 

 

전시 구성의 피날레에서 관람객들은 K현대미술관이 재구성한 칼더의 작업실을 마주치게 된다. 칼더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작업실에서 관람객들은 단순히 작품을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작가의 작업 과정과 삶을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적 경험은 칼더가 드로잉에서부터 모빌, 대형 공공조각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생각하고 작업을 할 수 있었는지, 그의 삶에 공감하게 하여 칼더라는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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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드로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모빌 작품들을 감상할 수는 없지만, 추상 미술을 3차원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그의 생각과 흔적은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총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칼더의 생애를 따라 전시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섹션에서는 주로 그의 초기 드로잉을, 두 번째 섹션에서는 칼더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서커스’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몬드리안과의 조우’를 테마로, 몬드리안에게서 영감을 받은 ‘칼더화’된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 작품을, 마지막으로는 그의 예술적 영감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들을 감상할 수 있다.

 


K현대미술관은 그동안 쌓아온 공간 연출 디자인(scenography)을 바탕으로 창립 3주년이 되는 해에 더욱 탄탄한 전시를 준비했다. 이를 통해 K현대미술관은 창립 이래 추구해 왔던 "모두를 위한 예술,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전시, 모두가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는 모토를 실현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판화가 아닌 '원작' 150여 점을 어렵사리 들여와, 앞으로 한 세기 안에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전시가 될 것이다.


 

3원색에 가까운 색 구성과 그만의 위트로 채워진 드로잉들을 감상하다보면 예술은 즐거워야 한다던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로만 알고 있던 칼더를 회화 작품으로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아직은 낯설지만, 예술가라는 더 큰 범주로 본다면 꼭 그럴 이유도 없다.


색채와 형태를 공간이 아닌 제한된 평면에 구성한다는 표현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움직인다는 뜻의 ‘모빌’처럼 역동적이고, 한편으로는 재치 있는 드로잉들을 보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길 수 있길 바랐던 그의 예술관에도 더욱 공감이 간다. 이번 전시가 칼더를 보다 넓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알렉산더 칼더 展

- Calder on Paper -

 


일자 : 2019.12.13 ~ 2020.04.12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K현대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초등학생 : 10,000원

미취학아동 : 8,000원


주최

K현대미술관


관람연령

만 3세 이상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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