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 달 살기, 로망과 현실의 경계 [도서]

글 입력 2020.01.2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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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트렌드가 있다. 바로 한 달 살기. 기존 트렌드는 여행이었다면, 바뀐 트렌드는 여행 말고 한 달 살기이다. 해당 지역에 한 달 동안 머무르면서  그 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이다.


 

 

1. 여행 유형


 

보통 우리가 여행을 가면 두 가지로 나뉜다. 돈과 시간. 돈이 많으면 뷰 좋은 넓은 숙소에서 일명 '호캉스'를 즐기며 편하게 있을 수 있고, 여행지를 좋은 교통수단을 이용해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오죽하면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말이 있듯이, 최고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간. 여행 기간이 길다면 느긋하게 하루에 한 가지에서, 많으면 두 가지까지 여행을 한다. 그렇게 천천히 머물다 가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합친 게 한 달 살기가 아닐까. 여행지에서 숙소를 잡아 오란 기간 머물면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하기도 하고, 장기 투숙자로 할인을 받고는 한다. 그렇게 해당 지역에 머물면서 마을과 하나가 되어간다.




2. 한 달 살기, 그 로망



나에게 한 달 살기는 로망과도 같다. 해외에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이 사는 곳에 숙소를 잡고, 아침에 일어나 길을 거닐다 보이는 식당에서 가볍게 브런치를 먹고 다시 느긋하게 걸어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또 느긋하게 이 골목 저 골목 발길 닿는 곳으로 걸어가 마을 지리를 익히고 처음 보는 카페에서 한국에서만 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다 점원과 나 둘 다 당황하는 상태가 되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해 질 녘에 강변에 앉아 이국땅에서 노을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 터벅터벅 운치를 즐기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집에 와서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를 쓰며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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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서, 그리고 작가님과 함께한 북 토크를 하면서 낭만은 낭만이구나 깨달았다. '여행 말고 한 달 살기' 의 저자 김은덕 백종민 부부는 7년간 한 달 살기를 다니며 40번의 한 달 살기를 훌륭하게 치뤄낸 '한 달 살기의 베테랑'이다.

 

2013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해외로 떠났다.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집도 포기하고, 여행지에 가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계부까지 써가면서 '생활'을 유지하는 모습은 어지간한 각오로는 절대 이행할 수없는 일이다. 그만큼 부부가 한마음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3. 받아들임의 미학



종종 그런 사람이 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끝까지 자기 생각을 고수하는 경우. 다행히 만나본 작가님들은 그렇지 않았다.

 

북 토크를 하면서 작가님의 여행이 느껴졌다.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끝끝내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경할 만 한 일이다. 기존에 다니던 직장을 다 내려놓고 불확실한 미래일 수도 있는 미래에 도전하는 것은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불확실함에 인생을 맡긴 도박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분들을 만나고 긍정적인 생기를 얻어가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려주었고, SNS 인생 최고 장면, 즉 '인생샷'을 찍는 여행이 아닌 한 달을 현지인처럼 살아보면서 그 문화와 사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언가 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한 달 살기를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아주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마인드맵을 통해 어떤 여행지가 나에게 적합할 것인가를 정해주기도 하고, 계절별로 가기 좋은 나라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그만큼 정말 여행, 아니 한 달 살기 초심자를 위한 지침서이다. 각 나라별로 환율, 음식, 관광 등 다양한 분야를 점수화 해서 객관적으로 보여줄 정도이니까.

 

만약 당신이 여행을 떠난다면 이 책을 보고 여행 안에서 그 공간에서 함께 살아 숨쉬는 감정을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순간에 끝나는 사진만 남는 여행이 아닌, 진정으로 가슴에 새기고 사람에게 각인 되는 그런 여행, 그런 한 달 살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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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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