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적인 것? [문화 전반]

'한국적이다'라는 말의 기준
글 입력 2020.01.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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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외국 유학생들과 함께 호주 국적의 교수님이 진행하는 ‘한국문화와 한류’라는 강의를 들은 기회가 있었다.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와 더불어 한류가 무엇이며, 어떤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고, 어떻게 한류의 영향력이 이토록 커질 수 있었는지, 한류의 중심에는 또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에 대해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한류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고 잘 안다고 생각해왔지만, 나에게 있어서 이 수업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한류는 또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인인 나에게 이 수업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외국인에게 한류는 ‘이국적인 것’이라는 점이었다. 정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나에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이기 때문에, 한국문화가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굳이 생각해보려 한 적 이 없었던 것 같다. 꽤 충격적이었던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금 시점에의 한류의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이지만 사실 그들에게 더 ‘한국문화’스럽고, ‘한류’스러운 것은 한옥, 한복, 한국의 음식 같은 것들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인 강의였고, 그들에게는 한류 아이돌의 ‘POP 음악’보다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더 이국적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들의 취향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그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것이었고, 다는 점이 새삼 놀랍게 느껴졌다. 이 때 든 생각은, 역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건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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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기도민일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에서 변형된 문장인 것 같은데, 일명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속에서 한국의 전통을 지켜내야 한다는 약간은 민족주의적인 특성을 띄는 문장으로, 한때 유행처럼 많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한국적인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디까지가 한국적인 것인지 명확하게 구별짓기가 힘든 경우가 많아 ‘한국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만약 한국적인 것의 기준이 오래전부터 한반도 내의 특성으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한다면, 최근 들어 생기는 문화적 특성 뿐만 아니라 과거에 외국으로부터 받아들인 문화적인 부분 역시 한국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기준은 달라질 것이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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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는 엄청난 문화 교류로 인해 여러 문화가 혼합된 상태에서 그 특정 문화의 근본이 어디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중요치 않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문화는 교류되면서 소멸하기도 혼합되기도 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또 새로운 문화가 생성되기도 한다. 그 때 생겨난 문화에 대해 어떤 나라의 문화인지를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을 알리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문화를 지켜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데에 있어서 ‘한국적인 것’이라는 틀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한국가수가 영어 가사만으로 이루어진 노래를 발매했다고 해서 한국 가수이지 않은 것은 아닌 것 처럼, 정체성을 잃지만 않는다면 그게 무엇이든 ‘한국적’이지 못할 것은 없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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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ㅇㅇ
    • 과연 그러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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