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유튜버, 오늘의 노래를 [문화 전반]

나만의 유튜브 사용법
글 입력 2020.01.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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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유튜버


 

 


오늘은 유튜버(유튜브를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유튜브를 안 보는 사람이 있을까.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TV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보는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기 전이나 시간 날 때는 물론 검색 할 때도 유튜브를 이용한다. 누구나 무료로 동영상을 공유하고 시청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유튜브나 SNS를 중심으로 팬덤과 영향력을 확보한 ‘인플루엔서‘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대기업 월급 부럽지 않은 수익을 창출한다. 유튜브는 구독자 1천명에 영상 시청 시간 4000시간을 만족시킨 채널에는 광고를 붙여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꼭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없더라도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콘텐츠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면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글에서 유튜브에 대한 설명이나 사회적인 영향 등에 대해서는 여기까지만 설명하도록 하자.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고, 더 면밀하게 다루는 글이 많을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그게 아니다. 유튜브를 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유튜브를 해나가는지, 그리고 유튜브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창작자의 관점에서), 나름의 유튜브 사용법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한다.

 

 


나만의 유튜브 사용법



유튜브의 영항력이 커져가고 회사 월급 부럽지 않은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도 생기면서 유튜브를 시도하는, 그리고 시도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에는 내 주변만 해도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 꽤 있다. 쉽게 접근 가능한 V-log나 여행영상부터 시작해서 운동, 음악 등 좋아하는 영역의 취미를 공유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 한 두달 이내에 그만두거나 한두 달에 하나 정도 영상을 업로드하다 시들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뭘까. 영상 제작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기대했던 것과 다르기 때문일 거다. 유튜브를 한다는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영상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도 많고 대중화되기도 했지만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까지 하려면 꽤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유튜브 초보자를 위한 강의나 책을 참고하더라도 촬영과 편집은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장비를 구매하고 겨우 유튜브를 시작해서 영상을 올려도 처음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남들은 별거 아닌 영상으로 조회수를 쭉쭉 뽑아내는 것 같은데, 그 별것도 아닌 영상은 생각보다 만들기 어려운 영상이었고, 겨우 올린 영상도 조회수가 잘 안 나오니 재미가 없는거다. 조회수가 좀 나오더라도, 수익창출을 위한 기준인 구독자 1천명과 영상 시청시간 4000시간을 달성하기는 꽤 멀어보이기도 한다.


그럼 우리는 유튜브에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나에게 있어 유튜브는 일기장이다.




유튜버, 오늘의 노래를


 


 

이 영상은 티키틱이라는 채널에서 1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영상이다. 티키틱은 현재 MCN회사 온웨이즈 소속으로 유튜브 초창기에 ‘Highschool Jam’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유명해졌던 Project SH, 이신혁 감독(당시 고등학생)이 만든 채널이다. 현재 이신혁이 연출, 작곡(편곡)을 맡고있고, 연기에 오세진, 디자인에 은택, 카메라와 조명에 추추 이렇게 4명이 한 팀으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Pre-production 단계부터 관계를 고려해 제작된 음악, 독특하고도 공감 가능한 아이디어와 트렌디하고도 심플한 디자인, 흡입력있는 연기 등이 어우러져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유튜버 중 하나다. 이 글의 제목은 이 영상의 가사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가사를 살펴보자.



막히는 도로 점심의 졸음으로 오늘을 기억하네

웃음 속에서든 우울의 끝에서든 그냥 지금의 노래를 하는 거야

 

작은 농담 오가는 메시지로 오늘을 기억하네

노을빛을 보든 비를 맞고 있든 그냥 오늘의 노래를 하는 거야

 

잠들기 전에 떠오른 건 이미 하루에 스며든 것

 

오늘의 무대가 막을 내리면 잠깐 딴 길로 새자 흥얼거리다 가자

어쩌면 모두가 비슷할 거야 아쉬움은 두고 다음 노래로

해가 뜨면 그래 다음 장으로

 

작은 농담 오가는 메시지로 오늘을 기억하네

노을빛을 보든 비를 맞고 있든 그냥 오늘의 노래를 하는 거야

 

망한 낙서도 남겨두면 언젠가는 거기서부터 시작해

 

오늘의 무대가 막을 내리면 잠깐 딴 길로 새자 흥얼거리다 가자

어쩌면 모두가 비슷할 거야 아쉬움은 두고 다음 노래로

해가 뜨면 그래 다음 장으로

 

내일은 가끔씩 알맹이 없이 와

그래도 써나가야지 모두 똑같지만 다른 속도로

 

오늘의 무대가 막을 내리면 잠깐 딴 길로 새자 흥얼거리다 가자

어쩌면 모두가 비슷할 거야 아쉬움은 두고 다음 노래로

 

오늘의 무대가 막을 내리면 잠깐 집 밖에 나와 작은 파티를 열자

어쩌면 모두가 비슷할 거야 아쉬움은 두고 다음 노래로

해가 뜨면 그래 다음 장으로


 

우리에게 중요한건 '그냥 지금의 노래를 하는 것'이지 않을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하는 <방송트렌드&인사이트>에서 발행한 1주년 인터뷰를 보면 이신혁 감독은 ‘나에게 티키틱이란?’ 이라는 질문에서 이렇게 답변했다.


“티키틱은 일기다. 일기는 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제 삶의 파편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는 일기다. 이 관점이 나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유튜브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유튜브가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이 된 것도 맞고, 꽤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때문에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거나 반응이 없으면 쉽게 그만두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유튜브의 성공요인 중에는 소통과 자연스러움이 있다. 기존 방송에서는 완결된 형태의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주어졌지만, 유튜브에서는 일반인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거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이다. 시작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





 

유튜브는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이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좋다. 촬영이나 편집을 잘 못해도 좋다. 그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발견한 재미있는 채널 중 하나는 이 채널이다. 오늘부터 음악을 시작하겠다는 선언을 하며 독학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일반인이다. 노래나 음악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도 않고, 촬영이나 편집이 뛰어나지도 않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유튜버가 실수하고 알아가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구독을 누른다.


구독자 1,000명일 때 처음 영상을 본 나는 지금 구독자 3.56만명인 이 채널을 보면 마음이 괜히 뿌듯하다.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자꾸 지켜보고 응원해주고 싶게 만드는 채널이랄까. 유튜브 시장을 보통 레드오션인 것처럼 보이지만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아주 세분화된 형태의 시장이라서,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것,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에 대한 영상을 올리면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보고, 구독을 누르는 식이다.


오늘은 이런 말을 하고싶다. 유튜브를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시작하자. 그냥 오늘의 기록을 남기고, “아쉬움은 두고 다음 노래로, 해가 뜨면 다음장으로“ 넘어가자. 잘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다. 문화예술은 그리고 콘텐츠는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이니까. 그렇게 오늘을 써나가자. 그 모든 삶을 응원할 준비가 되어있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태그 김인규.jpg



[김인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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