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되다.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되다.
글 입력 2020.01.16 08:4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신이 정한 왕, 불꽃 같은 혁명
뮤지컬 <아이언마스크>


*
리뷰 특성상,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1229235609_phlacanb.jpg

 


나에게 뮤지컬은 좋아하지만, 충분히 즐길 수 없는 소박한 취미 중의 하나이다. 뮤지컬은 너무나 보고 싶어 하고, 영화 장르 중에서도 뮤지컬 영화를 선호하며 때때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모두 뮤지컬 넘버로 채워서 듣기도 한다.


이렇게 이 분야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있지만, 영화나 연극 등 다른 문화생활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자주 즐기기는 쉽지가 않다. 좋아하는 마음과는 다르게, 지금껏 본 뮤지컬의 수는 소박했다.

 

그런 나에게 운이 좋게도,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언젠가는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품인 <삼총사>의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엇갈린 쌍둥이의 운명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을 보기도 전부터 기대감으로 설렜다. 그리고 뮤지컬 관람 당일, 퇴근하고 가느라 몸은 지쳤지만 부푼 마음을 지닌 채로 뮤지컬을 보러 갔다.


 

 

# 섬세한 이야기 or 설명의 부재


 

20191230230649_uadduotv.jpg



루이 14세가 통치하던 시절, 그 이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참 흥미로운 소재였다. 쌍둥이로 태어나 한 명은 절대왕권의 힘을 가진 왕의 운명으로, 한 명은 철가면을 쓴 채 없는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것.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핏줄로 태어났지만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나로 하여금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였다. 거기다가 너무나도 유명한 삼총사들의 이야기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은 공연을 보기 전부터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포장지가 벗겨지고 드러나는 내용은 기대했던 것만큼 흥미롭긴 했지만, 생각보다 아쉬운 점도 많았다. 전체적으로 루이 14세와 필립, 그리고 삼총사 이야기를 잘 배분하여 적절히 스토리를 이어갔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 스토리를 전개하는 데 있어, 조금은 늘어진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정의를 위해 왕권에 반역을 일으키는 내용이니만큼 빠른 호흡으로 긴장감 있게 흘러갔다면 더 흡입력 있게 전개되었을 것 같다. 현재 극 중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그 속에서 숨 쉬고 있는 극중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어 공감을 할 수 있던 점을 좋았지만, 조금만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아쉬웠던 또 다른 점은 후반부에 있었다. 각자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어 삼총사와 대립 구도였던 달타냥이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바뀌었던 것, 신념을 바꾸고 삼총사와 함께하는 순간 일어난 달타냥의 죽음, 그리고 밝혀지는 루이 14세와 필립의 출생의 비밀까지. 후반부에 누가 쫓아오듯 몰아치며 극이 전개되었다. 앞서 진행됐던 방식과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속도감이 붙은 이야기는 나에게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고, 물음표를 달아주며 극이 마무리되었다.


 

 

# 원석의 발견


 

20191229235644_fsucxqwa.jpg

 


노태현, 내가 공연을 봤던 날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었던 배우이다. 개인적으로 노태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아주 소소한 정보만 알고 있었다. 몇 년 전 프로듀스 101 시즌 2에 출연하였던 아이돌이며, 방송이 끝나고 워너원으로 데뷔는 못했지만 팬들의 인기에 힘입어 JBJ로 활동했다는 것, 그리고 프로듀스 101에서 애드 시런의 ‘Shape of you’노래로 무대를 꾸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당시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 우연히 그가 꾸미는 Shape of you 무대를 본 적이 있었는데, 댄스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춤을 노래에 맞게 잘 메이킹 했고 꽤나 세련됐다는 생각을 했다. 그 무대가 끝나고 난 후, 춤을 그가 주도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춤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댄스 포지션이니 노래는 잘 못하겠구나.’라는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주인공이 노태현이라는 것을 보고 조금 당황했었다. ‘이 사람이 노래를 잘하나? 극을 이끌어야 하는 주인공이자, 1인 2역을 소화해야 하는데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가 아이돌이라는 것의 선입견과 댄스 포지션이니 노래를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합쳐져 극을 보기도 전에 기대감이 줄어들었었다.

 

이러한 생각을 그가 등장하고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 등장과 동시에 든 생각은 ‘생각보다 연기가 괜찮네?’였고, 다음 등장에서는 ‘노래를 꽤나 하는 사람이구나’였고, 후반부에서는 ‘인물 표현도 꽤 하네.’라며 조금씩 바뀌어갔다. 특히, 본격적으로 루이 14세와 필립이 함께 극에 등장하는 부분에서 그 둘의 차이를 어색하지 않게, 그리고 또 다르게 잘 표현하는 것을 보며 좀 놀라기도 했다. 아직은 뮤지컬 경험이 적다 보니, 뮤지컬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뮤지컬 배우들에 비해 성량이나 표현력이 부족하지만, 꾸준히 뮤지컬 연습을 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정적 무대, 그리고 확장된 공간


 

20200112223655_xizibfnu.jpg

 


막이 오르고,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었을 때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무대였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공연을 볼 때 배우의 연기, 스토리, 음향 등도 중요하게 생각을 하지만 무대의 활용을 어떻게 했는지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이야기 속의 공간은 무한하지만, 무대라는 공간은 한정적이니만큼 그 공간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에 따라 극은 아주 달라진다. 소품의 이동, 조명의 활용, 세트장의 변신 등 한정적인 공간에서도 최대한의 배경을 표현해낸다면 그 극의 내용은 한층 더 풍부해지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공연을 볼 때 무대 활용을 어떤 식으로 했는지 기대를 하는 편인데, 이 뮤지컬은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장소를 표현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철가면이 갇힌 공간, 가난한 백성들이 살아가는 궁전 밖의 모습, 그와 대비되는 궁전과 루이 14세의 방, 포르토스의 술집, 삼총사의 아지트 등 상황에 맞춰 변화되는 배경은 극의 설명을 도왔으며, 풍부하게 만들었다.

 

또한, 바닥에 설치되어 있는 레일은 소품의 이동을 수월하게 했고, 배우들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했으며 활동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다양한 무대를 표현하는 방식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세트장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화면이었다. 많은 장면 중에 제일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바로 이 효과를 사용했던 부분이었다. 극의 절정을 향해가는 시점, 오랜 시간 세상과 단절되어 갇혀 살았던 철가면(필립)이 밖으로 나오고 갇혀 있던 지하 감옥을 불태우는 장면이 등장한다. 설치되어 있던 세트장의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화면에서 불기둥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그러한 화면의 효과와 조명 등이 합쳐지며 지하 감옥이 불타는 상황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이렇게 다양한 무대의 표현과 세트의 활용은 한정적인 공간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공간에 확장성을 부여해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공간의 확장을 기대하는 나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

 

기대했던 것보다 더 괜찮았던 작품이었고, 스토리와 배우의 실력만큼 중요시 여기는 무대의 활용도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물론, 삼총사와 달타냥 그리고 루이 14세를 연기했던 배우들의 실력도 출중해 나를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더블 캐스팅된 배우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보고 싶어 하는 배우가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그들이 출연하는 회차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월 말까지 공연이 이어진다고 하니,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작품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20191230000717_edwhfvaz.jpg

 




[곽미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85957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