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심신단련, 나의 요가 이야기 [스포츠]

글 입력 2020.01.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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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시작하다.


 

1월 동안 네 번의 요가 수업을 들었다. 졸업 후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던 요가는 나의 서울 취준 생활과 함께 시작되었다.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지금의 요가원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개선하자는 목표로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원데이 클래스’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TV 속에서 연예인들이 하는 요가의 모습을 봤을 뿐, 요가에 대한 그 어떠한 지식도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맞는 수업을 하나 골라 무작정 신청했다. 그렇게 은은한 불빛이 맴도는 저녁 무렵의 요가원으로 찾아갔다.

 

첫 수업을 듣고 이렇게 마음이 벅차오르는 운동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선생님이 동작을 가르쳐주며 말씀해주시는 내용들이 참 좋았다. 나를 비워내듯 호흡에 집중하라는 말. 지금껏 나에게 운동이란 쉽고도 먼 존재였다. 살도 빼보았고 운동을 즐기기도 했었지만 걷기와 줄넘기, 동영상으로 따라 하는 근력 운동을 제외하면 그다지 즐기는 운동이 없었다. 그마저도 하루하루 버텨내기 바빴던 요즘 생활에선 운동이 차지할만한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탁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요가를 만났다. 은은한 불빛과 조용한 공간, 그 속에서 오직 선생님의 목소리와 나의 호흡, 동작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감정을 벅차오르게 했다. 놀라웠던 것은 요가의 운동 효과다. TV 속에서만 봤을 때 요가는 정적인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운동보다는 명상과 같은 정신적인 효과가 더욱 클 줄 알았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근력을 단단히 요하는 동작들에 나는 엄청난 땀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다음날, 정말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온몸이 순환이 되는 가벼운 느낌에 감정까지 맑아졌다.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요가는 나의 운동이 될 것이란 것을. 첫 수업은 ‘하타 요가’를 들었다. 그때는 요가의 이름도 특징도 몰랐던 지라,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수업을 알아보면서 요가의 종류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들었던 ‘하타 요가’는 정신적인 수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가 한 가지의 동작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나의 호흡과 정신을 돌아보기 때문이다. 이후 여러 가지 요가의 종류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빈야사 요가’, ‘아쉬탕가 요가’를 이어서 수강했다. ‘빈야사 요가’는 이름에서 ‘흐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작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끊임없이 움직인다. ‘아쉬탕가’요가는 ‘빈야사 요가’와 비슷하게 동작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만, 근력의 힘을 요구하는 고난도 동작이 많다. 그 외에도 여러 요가의 종류가 있다.

 

원데이 클래스로 수강하며 즐거웠던 것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요가가 종류마다 특징이 있고 동작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정신적인 안정과 함께 동작에 집중하는 순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 가지 동작에 오래 머무르며 수련하는 ‘하타 요가’가 가장 흥미로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하타 요가'를 하고 온 뒤 고요히 앉아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의 요가도 ‘하타 요가’만큼이나 재미있었고 모든 동작이 나의 정신과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느껴졌다.

 

 

 

요가와 정신


 

요가는 몸과 마음, 영혼의 결합이 수행의 목적이라고 한다. 나 역시 요가가 좋았던 이유는 이 운동으로 숨이 차오르며 느끼는 활력과 날씬한 몸매를 만들 수 있겠다는 바람보다 정신적으로 평온해졌기 때문이다. 요가라는 운동 자체가 정신력을 증진시키고, 몸을 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동작을 가르쳐주는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들을 해주신다.

 

“지금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내보내고, 오직 지금 이 순간 나의 호흡과 동작에 집중해보세요” “몸을 웅크리며 세상에 태어나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나를 떠올려보세요” “몸이 흙이 된 듯 몸을 편안하게 하세요”와 같은 말들로 몸동작을 지시하면서도 나의 정신까지 비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매일 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며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 차있었고, 어딘가 억눌러져 있던 나의 마음이 동작과 호흡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듯했다. 동작을 수행하며 나를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운동 끝의 보람과 쾌감, 활력이 참 좋다. 신체적 효과를 넘어 자아를 보는 시각을 튼튼하게 하고 내일의 나를 더욱 빛나게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진로 고민과 취업 준비의 길을 걸으며 매일을 가시밭길처럼 불편하게 살아왔던 내게, 글쓰기와 차를 마시는 시간만큼이나 아주 단단하고 확실한 마음의 휴식처가 생긴 것 같아 행복하다. 요가는 부드러워 보이는 동작 속에서 단단한 몸과 마음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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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가 <효리네 민박>에 나와 새벽마다 요가를 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안정시키는 그녀. 요가를 하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 평온을 선사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운동, 자신만의 안락한 도피처가 생긴다는 사실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아주 강력한 위로가 된다. 내게 한때 글쓰기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내게 찾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평생토록 친하게 지내보자 요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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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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