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캐릭터와 떠들며 관람하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관객 참여형 공연을 소개합니다
글 입력 2019.12.2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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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응원하기보다 직접 나가서 뛰는 게 좋다. 추리물 드라마를 생각 없이 보는 것보다 먼저 답을 추리하는 편이 즐겁다.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느끼고 만지길 선호한다.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이나 VR 게임장이 큰 유행을 탄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집에서도 각종 소설,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며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기에 밖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하길 원한다. 공연계에서도 이에 발맞춰 이머시브 (Immersive) 공연이 유행하고 있다.
 
이머시브 공연이란 관객 참여형으로 관객이 배우의 연기를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을 뜻한다. 공연 중 배우가 객석으로 내려오거나, 반대로 관객을 무대 위로 올려 공연을 진행하는 것부터 공연장에 객석이 일절 존재하지 않고 공연 시간 내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는 방식까지 다채롭다. 한때 SNS에서 유행했던 한국 민속촌의 “웰컴 투 조선” 이벤트와 비슷하다. 거지나 원님, 기생 등 다양한 분장을 한 배우가 관람객에게 능동적으로 말을 걸기도 하고, 같이 사진을 찍으며 보다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머시브 공연은 타 공연처럼 대본이 있지만 관객의 반응이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매번 색다르고 생동감도 보다 넘친다. 대본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극과 순간의 상황에 몰입하는 즉흥극의 장점을 모두 잘 살린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 영국 공연 사진 6(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jpg

런던 공연 사진

 
만일 VR 등을 이용해서 원하는 소설의 내용을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있다면 어떤 소설을 고르겠는가? 다양한 답이 나올 것이다. <오만과 편견>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에 빠지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며 <해리포터>의 환상적인 마법 세계에서 영웅의 탄생을 목격하고 싶은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도 빠지지 않고 나올 법하다.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고전 소설인 <위대한 개츠비>는 돈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했던 제이 개츠비가 몇 년 후 그녀와 다시 만나기 위해 매일 밤 파티를 열며 시작한다. 소설의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자신의 사촌이자 개츠비의 옛 연인인 데이지와 개츠비가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지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다.

남편인 톰 뷰캐넌은 머틀 윌슨과 불륜 관계에 있었는데, 이에 신물을 내던 데이지는 개츠비와 새롭게 사랑에 빠진다.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자신과 함께하자며 톰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라 강요한다. 한편, 신변을 알 수 없으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개츠비를 의심하던 톰 뷰캐넌은 몰래 그의 뒤를 조사한다.
 
개츠비 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화려한 파티 장면이나 데이지의 옷을 사치스럽게 꺼내는 장면은 그 자체로 설레게 한다. 심장 졸이며 개츠비의 사랑이 어떻게 진행되고 변해가는지 지켜보는 일도 제법 행복할 것이다.

물론, 뒤로 갈수록 그리 유쾌하진 않지만, 인간의 이중성이나 잔인함을 캐릭터가 대신 표현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좋아할 수 있다. 한국의 아침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빼놓지 않고.
 
 

[위대한 개츠비] 영국 공연 사진 1(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jpg

런던 공연 사진

 
런던에서 유례없이 롱런하고 있는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가 국내에서 초연을 올린다. 일반적인 공연장 대신 그래뱅 뮤지엄(밀랍 인형 테마파크)을 선택해 미국의 황금기이자 재즈 시대였던 1920년대를 재현한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으로 연출되는 개츠비 멘션을 배경이자 공연장으로 사용하며 관객을 개츠비에게 초대받은 인물로 탈바꿈시킨다. 자연스럽게 드레스 코드도 존재한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1920년대에 걸맞은 플래퍼 룩이나 정장을 입는 것을 권장한다. 가벼운 진주 액세서리나 보석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충분히 낼 수 있다.
 
반짝이는 조명, 흥이 넘치는 사람들, 술과 보석, 화려함이 넘치는 장면. 한국에는 전통적으로 파티라는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 괜히 외국의 파티에 로망을 가진다. 파티용 드레스를 파는 곳도 드물고 입을 일은 더욱더 드물다. 혹 화려한 의상을 사두고 자린고비 하듯 바라보고만 있었다면 이 김에 1920년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어떤 의상을 입고 갈지 들뜨는 순간부터 관객은 이미 위대한 개츠비 공연으로 들어간 상태다. 관람하러 간다는 생각보다 개츠비가 초대해준 파티에 간다는 생각이 강해진다면 극 중 엑스트라가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머비스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공연 관람객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실제 1920년대에 유행한 찰스턴 댄스를 선보인다. 관객에게도 간단한 동작을 알려준 후 같이 출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파티 현장감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대한 개츠비] 연습실 사진_티파티 준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jpg

한국 공연 연습 사진

 
이머시브 공연이라고 해서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한 행동이나 발언으로 극을 망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이를 조심하면 파티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며 돌아다녀도 좋다.

개츠비의 등장인물로 변한 배우가 스스럼없이 말을 걸며 상황 속으로 빠져들게 돕는다. SNS상에서는 이미 관객이 한국 이름을 말하면 발음을 어려워한다거나, 현대 물건이 보이면 놀라워하며 관심을 가진다는 둥 정말 20년대 개츠비 파티에 온 기분이라며 시끌벅적하다.
 
파티가 진행되는 큰 스테이지를 제외하고도 공연장 곳곳에 작은 스테이지가 따로 있어 다각 면에서 <위대한 개츠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개츠비뿐 아니라 데이지 뷰캐넌, 머틀 윌슨, 조지 윌슨, 톰 뷰캐넌, 조던 베이커 등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와 사랑, 불륜과 욕망이 같은 시간에 진행된다. 이곳에서 보면 이런 이야기였다가, 저기에서 보면 저런 이야기가 된다. 꼭 실제로 사건이 일어나는 것 같다. 내가 본 시점에서는 하나만 알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은 언제나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 보니 관객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극 중 캐릭터를 쫓아 자신만의 관극 코스를 만들며 자신만의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공연을 보고 나온 후 친구들과 각자 본 상황을 맞춰가며 큰 틀을 그리는 것 또한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jpg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공연장
개츠비맨션(그레뱅뮤지엄 2층)
 
공연기간
2019년 12월 21일(토) ~ 2020년 2월 28일(금)
 
공연시간
화, 목 20:00
수, 금, 토 15:00, 20:00
 일 16:00 (월 공연없음)
 
관람 금액
전석 77,000원
(프리 드링크 포함)
 
러닝타임
14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김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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