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찬바람 불 때 필요한 따뜻한 음악선물 [음악]

글 입력 2019.12.1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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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 한해가 끝나간다. 붙잡는다고 붙잡아지지 않는 시간을 어찌할 방도는 없지만 아쉬운 건 매한가지다.


찬 바람이 불기 사작한지 두달이나 지났다. 코트며 패딩이며 두꺼운 옷이란 옷은 이미 방 한구석 널부러져 내일의 나를 기다리고 있다. 추위에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12월의 겨울은 항상 낫설다. 어딘가 불안하고, 또 설렌다.


12월 초. 캐롤을 듣기엔 이르지만 겨울의 향기를 느끼고 싶을 때. 한 해를 돌아보며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때. 필자는 어김없이 플레이리스트 ‘SORAN’에 들어간다.

 

필자는 올해 1월 처음으로 한 밴드의 단독 콘서트를 다녀왔다. 작년 초에 우연히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보컬담당 멤버의 입담에 반해 노래까지 찾아듣게 된 게 그 계기다(입덕이다). 이들의 노래는 하나같이 따뜻하다. 과장해서 핫팩이 필요없다. 4인조로 구성된 이들의 이름은 ‘소란(SORA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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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콘서트 'Cocktail' 현장 사진

 


누구나 마음 한켠에 나만알고싶은 음악 혹은 가수가 있다. 또 한 겨울 핫초코보다 따뜻하고, 12월에 캐롤보다 많이 듣는 음악. 필자에겐 그런 음악이 바로 밴드 ‘소란(SORAN)’의 음악이다.


소란은 2010년 정식으로 데뷔한 10년차 밴드이다. 그동안 발매한 앨범수만해도 정규 3집에 비정규 앨범은 15장가량 된다. 많은 앨범과 음원을 발매한 만큼 음악의 장르도 다양하다. 발라드, 포크, R&B, 그리고 신나는 댄스음악까지. 하지만 필자는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음악을 중심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널 생각하면, 아무리 바빠도 웃게 돼.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앨범 [Share]에 수록된 ‘행복’의 가사이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고마운 사람을 향한 이야기가 담긴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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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미니앨범 'Share' 자켓사진

 


널 생각하면 아무리 바빠도 웃게 돼
어딘가에 네가 있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
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
아마도 이렇게 우리 같이 있는 거
밥 먹었는지 챙겨주는 거
이렇게 너를 생각하는 거


 

사람의 표정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예쁜 말, 예쁜 생각을 하는 사람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또 바라보고 있는 사람마저 흐뭇하게 만든다.


필자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다. 이 노래를 부를 때(연주할 때) 멤버들의 표정을 좋아한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삭이듯 전하는 노랫말은 듣는이의 마음을 녹이기 충분하다.


 


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쓰네,다른 것보다 가장 좋아하다는 걸 알면서도


 

두 번째로 소개할 노래는 미니앨범 [polar]의 3번트랙 ‘To.’이다. 제목부터 편지 형식을 갖춘 이 노래는 가사 역시도 사랑하는 연인에게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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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쓰네
다른 것보다 가장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네가 나한테
변했다고 하나 봐 근데 그건 아닌 거 알지
그냥 문득 네가 옆에 있다는 게
그냥 갑자기 미안하고 고마워서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밴드지만, 이 노래에서 만큼은 보컬 이외에는 일렉트로닉 기타로만 연주된다. 다른 곡에 비해 웅장하거나, 풍부한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TO.에는 딱 적절한 구성이다.


보컬 고영배는 이 곡을 부르다 간혹 눈물을 흘리고는 한다. 공연 중 이 곡을 부를 때면 무대 중앙에만 조명을 비추고, 기타리스트와 나란히 앉아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무언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데는 무대구성도 한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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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하루 종일 걷다가 보면 가장 소중한 걸 만나게 되길


 

소란의 정규앨범 3집 [cake]의 7번 트랙에 수록된 ‘우리, 여행’이다. 이 곡은 여행을 소재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낯선 길을 걸어도 두렵지 않다는 마음을 담았다.



그대와 함께 가는 것
몰랐던 길을 걷는 것
이상해 낯선 두려움보단
편안함을 느껴

그대와 함께 가는 것
같은 방향을 찾는 것
이렇게 꿈결 같은 시간이
별빛처럼 소중하게 보여

 

들으면 왠지 모를 울컥함이 차오르는 이 노래. 필자가 소란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포장하지 않고 진심만을 전하는 소란의 음악. 어쩌면 '우리, 여행'의 가사는 소란의 노래 중 가장 진실 된 노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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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정규앨범 3집 자켓사진

 

 

 

네가 있다는 게 기적인 것만 같아



이 달 3일. 소란이 컴백했다. '기적(부제: what about you)'이라는 제목의 이번 노래는 필자에게 핫팩보다 따뜻하고, 첫 눈보다 강렬함을 남겼다.


물론 소란이라는 밴드 자체가 잔잔하고 공감되는 가사로 사람들의 위로하고, 거기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추운 겨울 우리는 꽁꽁 싸메고, 핫팩을 손에 쥐고 다님에도 어딘가 완전한 따뜻함을 느끼진 못한다. 소란의 신곡 ‘기적’은 음악으로 전할 수 있는 따뜻함과 포근함의 극치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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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내게
네가 있다는 게 기적인 것만 같아

너무 행복하면 눈물 나는 거 있잖아
뻔한 말이지만 할게 모든 게 다 꿈만 같아
What about you
기적인 것만 같아


 

후반부 가사 중 '뻔한 말이지만 할게'라는 부분은 당연하고, 익숙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툰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간혹 솔직함을 유치함으로 매도할 때가 있다. 하지만 '기적'의 가사처럼 뻔한 말이 주는 감동이 있다.


또 뻔한 말로만 표현이 되는 감정도 있다. 그동안 쑥쓰럽다는 이유로 표현하지 못한 진심. '기적'의 가사처럼 뻔한 말이지만 한번 자신의 진심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

 

널 생각하면 아무리 바빠도 웃게 되고, 어딘가에 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만 싶어진다는 말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마음. 소란은 언제나 보통의 순간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그 안에 자리한 빛나는 마음을 정성스레 다듬어낸다. 그래서 때론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그리고 이들은 이번에도 사랑이 담뿍 배어있는 시선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노래한다.

 

- 소란 '기적' 앨범 설명 중

 


[장정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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