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공연예술]

글 입력 2019.12.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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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를 보고 왔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의 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6년 초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초연, 재연, 삼연을 거쳐 지난 10월 15일, 사연으로 돌아왔다.

 

3년 전 <키다리 아저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 극의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에 빠져 꽤 여러 번 보러 갔었다. 바쁜 일상에 파묻혀 지내다 사연을 이제야 봤는데, <키다리 아저씨>는 역시 <키다리 아저씨>였다.

 

 

 

제루샤, 그리고 제르비스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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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어 고아원의 제일 큰언니인 제루샤는 정체 모를 후원자 ‘존 스미스 씨’를 만나게 된다. 그는 제루샤가 대학에 다닐 수 있게 후원해주겠다며 ‘대신 내 정체를 알려고 해서는 안 되고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조건을 건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키가 크다는 것뿐이었던 제루샤는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며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사실 ‘키다리 아저씨’는 제루샤 친구 줄리아의 삼촌이자 제루샤가 사랑하게 되는 남자 ‘제르비스’지만, 그 사실은 관객들만 알고 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쓰며 제루샤는 조금씩 성장해간다. 단순히 가난한 고아였던 제루샤가 부자인 제르비스의 후원을 받아 성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배움의 즐거움을 배우고, 행복의 비밀을 깨닫고, 사랑을 알아가는 제루샤의 모습은 관객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다른 친구들은 다 아는 것을 자신만 모른다고 속상해하던 신입생 제루샤가 2학년이 된 후 후배들이 귀엽다며 웃는 모습을 보고 미소 짓지 않을 관객은 없을 것이다.


원하지 않는 일이라도 키다리 아저씨의 말이라면 따랐던 제루샤는, 어느덧 일정을 바꾸긴 너무 늦었다며 ‘쿨’하게 거절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정하는 사람이 된다. 또 여성에게 참정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온건 사회주의를 지지하며, 자신을 후원했던 제르비스처럼 후원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다.


제루샤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르비스 역시 제루샤를 통해 성장한다. 그는 질투심 때문에 제루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명령했던 독선적인 모습과 용기가 부족해 진실을 숨겼던 비겁함을 반성하며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제르비스는 제루샤를 통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제루샤와 제르비스의 이야기가 이 뮤지컬을 가득 채운다.

 

 

 

2인극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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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단 두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나가는 2인극이다. <키다리 아저씨>를 처음 봤을 때, 배우들이 직접 큰 여행 가방들을 옮기며 무대를 바꾸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여행 가방들 속에서 각종 소품도 나오고, 가방들이 침대나 책상이 되기도 한다. 의상도 무대 뒤가 아닌 무대 위에서 조금씩 바꾸며 극을 진행한다.

 

제루샤가 꼬마 토미 딜런과 고아원 원장님을 연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배우가 두 명뿐이라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을 잘 헤쳐나간 작품이다. 무대나 의상이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따뜻함이 묻어난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의 매력도 그것이다. 화려한 극은 아니지만 귀엽고, 따뜻하고, 참 사랑스러운 극이다.

 

 

 

아름다운 넘버들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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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뮤지컬은 우선 ‘넘버’가 좋아야 한다. 뮤지컬의 스토리도, 배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넘버다. <키다리 아저씨>는 내가 OST를 정말 간절히 바라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키다리 아저씨>의 넘버는 사람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제일 좋아하는 넘버는 ‘나의 맨하튼’이다. 이 곡이 시작되면 내가 제루샤가 된 것처럼 가슴이 콩닥거린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맨하튼을 구경하는 제루샤와, 그녀에게 맨하튼을 소개하는 제르비스의 설렘이 잘 표현된 넘버다. 이외에도 ‘행복의 비밀’, ‘올 디스 타임’ 등 정말 좋은 넘버들이 두 시간을 꽉꽉 채운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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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을에 시작한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가 2020년을 여는 1월 1일에 막을 내린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아직 제루샤와 제르비스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서 드림아트센터 1관으로 달려가보자. 그들이 알려주는 '행복의 비밀'이 겨울철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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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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