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소극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글 입력 2019.11.25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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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이라 호평을 받고 있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이 뮤지컬은 故김광석의 노래를 주제로 한 최초의 뮤지컬로, 그의 노래를 원곡 그대로의 느낌을 공연에 담아냄과 동시에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번 공연을 향유한 이유는 엄마가 느끼는 故김광석의 노래의 깊이는 어느정도일지, 또 뮤지컬을 통해 어떠한 것을 느꼈는지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이 생겨 친구가 함께 하게 되었고, 공연을 보면서 '엄마가 이 공연을 보았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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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광석의 노래를 다루고 있는만큼, 공연장은 40대 이상으로 보이는 관객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들을 과거로 데려다 놓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관객들의 표정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대학 밴드 '바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김광석같은 가수를 꿈꾸는 풍세,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하며 우연한 기회에 퍼커션을 담당하게 된 고은, 부모님의 반대에도 자신의 꿈을 이뤄보려했던 영후, 대학시절의 사랑의 결실을 맺은 은영과 상백. 공연은 '바람' 멤버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진행되었다.
 
뮤지컬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이번 뮤지컬은 20대보다는 확실히 적어도 40대 이상의 분들이 더욱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대학생활은 경험했지만, 대학가요제가 없었던 시절이었을 뿐만 아니라 큰 이슈가 되지도 않았으며, 결혼을 하지도, 육아를 경험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의 상황들이 이해가 될 뿐,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아마도 앞으로의 삶을 더 살다보면 그들의 이야기를 글이나 장면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뮤지컬의 시대적 배경이 된 시간을 경험한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해야 더욱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래시간 이어지고 있는 공연이어서인지 아니면 시대적 배경이 지금보다 더 과거여서 그런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개그코드는 조금은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굳이 꼭 들어가야 했던 장면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2시간 30분동안 쉬는시간없이 이어진 공연이 조금은 벅차다는 느낌이 느껴지며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아마도 공연에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부족하다보니 한 발짝 떨어져 공연을 바라보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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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연은 소극장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시작부터 밴드공연으로 시작된 뮤지컬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것이 콘서트인지 뮤지컬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현장감있게 시작되었다.
 
이 뮤지컬의 매력은 중간중간 배우와 관객들의 티키타카에서 발현된다. 갑자기 배우가 대사를 하다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갑작스런 상황극을 관객에게 넘겨 당황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러한 소극장의 매력이 더욱 깊게 느껴졌다. 풍세와 함께 소주를 마시던 경비아저씨는 대뜸 관객석을 보며 "소주 잘 마시는 사람?"이라고 질문을 하더니 가장 먼저 손을 든 관객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이끌어가던 공연에 관객이 참여하여 자연스럽게 공연에 스며들게 한 것이다. 경비아저씨가 들고 있던 소주가 진짜 소주인지 마셔서 확인해보는 과정에서 진실되게 우러나오는 관객의 리액션은 예상치 못했던 재미를 주었고, 이와 함께 자연스러운 공연에 대한 홍보도 진행되었다. 이후 진행된 故 김광석의 노래 메들리를 모든 관객이 따라 부르며 공연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뮤지컬은 단숨에 콘서트장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
 
공연을 모두 관람한 후, 이 뮤지컬을 엄마와 함께 보지 못한 점과 뮤지컬의 시대배경에 공감하지 못한 점이 계속하여 아쉬웠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 40대 이상의 관객들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가득했고, 공연이 끝난 후에도 계속하여 노래를 이어나갔다. 그렇기에 이번 공연은 부모님과, 또는 적어도 40대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2-30대 관객들에게도 좋은 공연일 수 있지만, 공연과 공감대가 많이 형성될 수 있는 나이대 일 수록 공연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지만, 소극장에서 느낀 배우들과 관객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그들을 통해 소극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또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꼭 엄마와 함께 공연을 관람 후 노래와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 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 -


일자 : 2019.11.15 ~ 2020.01.05

시간

11.15 ~ 11.29

화/수/금 저녁 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 4시

 
11.30 ~ 12.29
화/수/목/금 저녁 7시 30분
토 오후 4시
일/공휴일 오후 4시
12.25 오후 4시
 
12.31 ~ 01.05
화/목/금 저녁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01.01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SH아트홀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40,000원
 
기획/제작
LP STORY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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