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풍자와 해학, 지하철 1호선 [뮤지컬]

글 입력 2019.11.1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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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의 민족.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문장이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문학과 비문학을 마음에 품었다 보내주었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 외에는 항상 주제, 의도, 주요 단어에 대부분 해학, 풍자라는 말이 들어갔었다. 일종의 ‘디스’라고 하지만 웃음과 센스, 의미를 담아내는 것도 모자라 말장난까지 곁들이며 폭포수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애드립을 가진 나라가 또 있을까.


슬픔과 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IMF 시절. 나라 전체가 금융위기에 빠져 빚에 허덕이고, 매일같이 부도 뉴스가 뜨던 때, 여전히 하루하루를 살아간 소시민들. 그때를 배경으로 하여 그들의 모습을 담아 그를 위로하고 이해하며 삶에 대한 찬사를 보내는, 슬픔과 애환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작품,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글이나 영상으로만 볼 수 있기에 와 닿지 않았던 그때를, 마치 실제처럼 보고 느낄 수 있음에 기대가 된다.



포스터.jpg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미리 녹음해둔 반주 테이프에 맞춰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던 공연계의 일반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한국 뮤지컬 최초 라이브 연주를 선보였으며 배우와 연주자를 포함, 16명에 이르는 출연진이 등장하는 본격적인 형태의 소극장 뮤지컬의 시발점이 되었다.


특유의 서정적인 연출을 통해 1990년대 서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연변 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노숙자, 실직 가장, 가출 소녀,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그려내는 등 입체적인 캐릭터, 몰입감 높은 스토리를 더해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시놉시스

 

1998년 11월 서울, 연변에서 만난 '제비'를 찾기 위해 이른 아침 서울역에 도착한 '선녀'. 하지만 청량리행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난 서울 사람들은 냉담하고, 서울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곰보할매'의 포장마차에서 '빨강 바지'를 만난 '선녀'는 그녀가 '제비'와 함께 연변에 왔던 그의 이모였음을 떠올리고 '제비'의 행방을 묻지만, 그의 실체를 알고 절망한다.


청량리 588의 늙은 여자 '걸레'는 실의에 빠진 '선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안경'을 찾아 지하철에서 내린다.


그리고 얼마 후 급정거한 열차 안으로 누군가의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



2019_지하철1호선_공연사진18.jpg

 

 

이따금 서울에 올 때, 왠지 모를 이방인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얼기설기 엮인 지하철 노선도, 지하철 환승을 위해 계단, 계단, 다시 에스컬레이터.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는 이 복잡한 길을, 그들은 여유 있게 지나갔다. 지하철이 오는 소리에 달려가는 사람들도 타야 할 곳, 입구, 위치를 알고 앞만 보며 갔다.


그들의 익숙한 발걸음에 한 치의 낯섦도 없다는 사실은, 나를 그들과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선녀도 그랬을까?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었다기보다는, 평범하고 당연한 듯 생활하는 그들의 필드에 혼자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았던 나처럼.


많은 사람이 빨리 타고 내리는 빠른 박자의 버스보다, 지하철 속의 이야기는 더 무겁고 느린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이 뮤지컬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노숙자, 실직 가장, 가출 소녀, 잡상인, 선녀, 제비 등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현실에서는 알 수 없는 서로의 사정과 다른 목적지를 가진 그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 무엇을 할지, 어떤 모습, 어떤 언행을 가지고 뮤지컬을 이끌어 나갈지 기대된다. 그리고, IMF 때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과 엄청나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는 먹먹하고 막막한 생각을 해본다. 과연.


1년 만에 찾아온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귀환과 11명의 신예의 무대를 응원한다. ‘록’뮤지컬은 처음이다. 라이브 연주도 마찬가지이다. 살아있는 날 것의 뮤지컬과 날 것의 이야기를 향유하길 고대해본다.






지하철 1호선
- 원작을 뛰어넘는 감동 -


일자 : 2019.10.29 ~ 2020.01.04

시간

화~금 19시 30분

토 14시, 18시 30분

일 15시

 

*

월 공연없음

12/25 (수) 14시, 18시 30분


장소 :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60,000원

 
기획/제작
학전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70분
(인터미션 : 15분)



 
 
학전
 
 
1991년 3월,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하면서 출발한 학전은 다양한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극단 학전, 학전블루 소극장과 학전그린 소극장, 도서출판 학전을 통해 뮤지컬, 연극, 콘서트,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의 기획•제작과 음반 및 대본 발간 사업, 문예강좌 기획 등을 활발히 펼쳐온 학전은 뮤지컬 작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를 바탕으로 한국 공연문화의 튼실한 못자리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극단 학전은 1994년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뮤지컬 작업을 시작했다. 록뮤지컬 <모스키토>, 뮤지컬 <의형제>, 록오페라 <개똥이> 등 우리 정서와 노랫말이 살아 숨쉬는 한국적 뮤지컬뿐만 아니라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굿모닝 학교>, <도도>, <그림자 소동> 등 우리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공연횟수 4000회를 넘긴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2011년에는 '박물관으로 간 지하철1호선전(서울역사박물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학전은 앞으로 이러한 뮤지컬 작업들과 함께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탄탄한 스탭진과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어린이, 청소년극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서휘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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