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류 실패의 기록들 '인간의 흑역사' [도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글 입력 2019.11.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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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도서 <인간의 흑역사>

 

 

인간의 흑역사_표지 입체.jpg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

 

- 라틴어 '지혜가 있는 사람'

- 생물학에서 현생인류를 가리키는 말

 

 

 

 

호모 사피엔스, 과연?


 

우리는 현재 우리 인류가 가장 똑똑하고 지혜가 넘치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스스로 붙인 이름도 '호모 사피엔스', 말 그대로 지혜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서 <인간의 흑역사>의 작가 톰 필립스는 과연 그럴까? 라는 의문을 던진다. 가장 똑똑한 동물이라고 말하기엔 어이없고 멍청한 실수를 너무나도 많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도서 <인간의 흑역사>는 제목 그대로 그동안의 역사에서 인간이 저지른 흑역사들을 기록한 책이다. 그 흑역사는 사람이 많은 길거리에서 철푸덕 넘어진 것같은 사소한 실수가 아니다. 인간의 실수로 역사가 왜곡되고, 국가의 경제가 흔들리고, 한 문명이 사라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이 저지른 엄청나고 참담한 실수들을 저자는 10개의 주제로 나눠 기록했다.

 

 

 

역사는 아마 실패의 기록


 

자연에 대한 무지와 환경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인간의 자만은 생태계에 파국을 불러왔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정착한 영국인 오스틴은 자신의 방대한 사유지에 영국의 환경을 재현하고 싶어했다. 영국 특유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꿩, 지빠귀, 토끼 등 다양한 사냥감을 공수해왔고 그 중 토끼 24마리가 대재앙을 가져왔다.

 

토끼는 엄청난 속도로 번식했고 1920년대 오스트레일리아의 토끼 수는 100억마리로 추산될 정도로 토끼가 땅을 뒤엎고 많은 초목을 섭취하면서 식물들의 멸종을 불러왔다. 식물이 멸종하면서 지반을 지탱하던 뿌리들이 사라지고 토양이 허물어졌다. 토끼의 유입으로 인해 오스트레일리아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무너진 것이다. 아마 오스틴은 이런 사태를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남긴 지도자들도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진시황제다. 그는 춘추전국시대를 한 국가로 통일한 황제, 도로와 우편같은 인프라를 구축한 황제, 다양한 개혁을 통해 중앙집권 관료제를 확립하고 도량형을 통일하여 현대 국가체제를 마련한 황제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미신적인 개념인 불로불사의 약, '불로초'에 광적으로 집착한 인물이기도 했다. 결국 진시황은 불로초에 대한 집착으로 온갖 검증되지 않은 영약들을 섭취하다 건강악화로 죽고만다. 

 

다른 지역에 대한 무지가 불러온 엄청난 흑역사들도 인상 깊다. 특히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그동안 알고 있던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이어서 놀랍고 신기했다. 홀로 지구는 둥글다고 믿고 항해를 시작한 콜럼버스는 사실 당시 '대항해시대'의 한 선원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는 이미 지구가 구형이라는 이론이 상식처럼 퍼져있을 때였다. 콜럼버스는 어처구니없게도 단위를 잘못 측정했고, 세상의 크기를 실제보다 4분의 3크기로 인식했다. 훨씬 더 짧은 일정과 적은 물자로 탐험을 떠난 콜럼버스가 카리브 제도를 발견한 것은 '얻어걸린' 일이었던 것이다. 만약 운이 나빴다면 콜럼버스와 그의 탐험대는 참담한 실패를 겪었을 것이다.

 

*

 

이외에도 책은 다양한 흑역사 에피소드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인간'이라 말하고 있지만 '인간은 발길 닿는 곳마다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존재(42쪽)',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막장짓을 벌이곤 했던 절대 권력자(112쪽)', '전쟁에 수반되는 그 난리법석과 폐쇄적 사고와 마초적 뻘짓을 보면 인류가 얼마나 다방면으로 망하는 재주를 타고났는지 알 수 있다.(130쪽)'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인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영국 출신의 백인 남성인 저자가 식민주의에 앞섰던 영국을 대차게 비판하고 서구 중심으로 다뤄진 세계사를 지적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라는 익숙한 구절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역사에 대한 해석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의 앞부분에 나온 것처럼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좀 더 과대평가 해온 것이 아닐까?






인간의 흑역사
- Humans -


지은이 : 톰 필립스

옮긴이 : 홍한결

출판사 : 윌북

분야
역사/문화

규격
145*220mm

쪽 수 : 276쪽

발행일
2019년 10월 10일

정가 : 14,800원

ISBN
979-11-5581-239-6 (03900)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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