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금기를 깬 시각적 충격: 록키호러픽쳐쇼 [영화]

영화 록키호러픽쳐쇼
글 입력 2019.11.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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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이 해에 국외에서는 ‘죠스’가 개봉되었고 국내에서는 ‘바보들의 행진’이 개봉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영화가 조용하고 은밀하게 그러나 눈에 띄고 충격적인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바로 <록키 호러 픽쳐 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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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호러 픽쳐 쇼>는 대표적인 컬트 영화이다. 컬트 영화란 제도권 영화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였으나 소수의 영화광들에 의해 다시 탄생한 영화를 의미한다. ‘소수의 영화광’들에게 사랑 받는 영화라,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이런 영화들은 난해하다면 난해하고 기괴하며 선정성과 폭력성의 수위도 상당히 높다. 10점 만점으로 영화를 평가한다면 0점 아니면 10점으로 극단화된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큰 영화들이다. 

 

이 영화 또한 상영 당시 너무 큰 충격을 몰고 왔으며 사람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지금도 충격적이라는 후기가 상당 수 존재하는데 1975년에는 그 충격의 크기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엄청난 비난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어떠한 매력을 느낀 이들로 인해 암암리에 심야영화관에서 상영되기 시작했고 이는 뉴욕에서 무려 약 13년간 연속 상영되는 기록을 남겼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록키 호러 픽쳐 쇼>를 상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히 특이하고 괴상한 영화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화의 스토리 안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끊임없는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약혼한 커플 브래드와 자넷은 자신들을 맺어준 스승 스콧박사를 만나러 가던 중 폭우를 만나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난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외딴 성에 방문한 두 사람은 그 곳에서 ‘프랭크 N 피터’ 박사와 그 하인들을 만나게 되며 잊지 못할 밤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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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첫 장면은 친구의 결혼식이 끝난 뒤 교회에 남아 청혼하는 브래드와 자넷의 모습이 나온다. 교회라는 장소인 만큼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둘의 모습은 전형적인 순진한 귀여운 연인의 모습이다.

 

타이어가 펑크 나 외딴 성의 문을 두드릴 때도 그 둘은 전형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띄고 있다. 자넷은 연약한 모습으로 무섭다며 울먹거리고 브래드는 강인한 모습으로 걱정하지 말라며 그녀를 안심시킨다. 자넷은 늘 뒤에 숨어 브래드에게 좀 나서보라 말하고 브래드는 태연한 모습으로 나선다. 고정적인 관점에서의 성별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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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프랭크 박사가 만들어낸 창조물인 ‘록키’를 보며 근육질의 남자는 별로라고 말하던 자넷은 잠시 뒤 자신도 모르게 사실 근육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거기에 그날 밤 프랭크 박사가 브래드로 변장해 자넷에게 찾아가고, 프랭크 박사임을 알아챘음에도 자넷은 못이기는 척 그의 유혹에 넘어가 사랑을 나눈다. 브래드 또한 자넷으로 변장하고 온 프랭크 박사를 못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그 이후 자넷은 고삐 풀린 말처럼 록키를 유혹해 그와도 사랑을 나누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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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처음에는 그들의 본능과 성적인 욕구를 억누르고 모른 채 하던 보수적이었던 그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깨우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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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장면은 성 내부에서 프랭크 박사를 만난 후 그 하인들에 의해 옷이 벗겨질 때 드러나는 그들의 속옷에서 나타난다. 자넷과 브래드는 둘다 흰색의 아무 무늬 없는 속옷을 입고 있다. 순결성의 상징인 흰색을 입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머뭇거린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의 플로어쇼 장면에서는 그들 모두 마치 프랭크 박사처럼 화려하고 원색적인 속옷에 가터벨트까지 착용하고 있다. 역시나 본능에 완전히 눈을 뜬 그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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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처럼 성적인 본능과 욕망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도 고정적인 관점에서의 남성과 여성을 나누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성별에 관련 없는 옷을 입고 있다. 사랑을 나누는 커플들도 성별이나 인종(?)이 국한되어 있지 않다. 여자와 남자, 남자와 남자, 창조주와 창조물, 외계인과 인간, 심지어 남매의 묘한 기류까지 사회의 기준에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동성애자, 여장남자, 외계인 등 소수자인 그들이지만 오히려 성 안에서는 브래드와 자넷이 더 어색하고 맞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브래드와 자넷도 점점 이성애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게 된다.

 

사실 <록키 호러 픽쳐 쇼>는 워낙 난해하고 어찌 보면 문제가 될 소재도 가득 담고 있는 영화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모든 부분을 이런 소수자와 성별의 관점에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꼭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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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영화가 이러한 내용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이것이 끼친 영향일 것이다. 1973년에 초연 된 뮤지컬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이 영화의 은밀한 흥행에 더불어 뮤지컬 또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에 뮤지컬로 들여와 인기를 끌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런데 다른 뮤지컬과 다르게 조금 특이한 점은 바로 ‘젠더 프리’ 캐스팅을 했다는 것이다. 젠더 프리 캐스팅이란, 성별에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캐스팅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여자로 나왔던 인물의 캐스팅이 남자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남자였던 해설가를 여자가 맡기도 하는 흥미로운 캐스팅을 보여준다. 이러한 젠더 프리 캐스팅과 극의 내용을 통해서 전통적이던 성의 관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 만으로도 영화와 뮤지컬은 의미가 있어진다. 

 

영화 내내 카메라는 클로즈업을 자주 사용한다. 인물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클로즈업하며 그에게 집중시킨다. 특히 프랭크 박사는 클로즈업과 동시에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는다. 관객과 배우들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며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제4의 벽’ 때문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자신들이 배우를 엿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배우들은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하게 된다. 만약 이 제4의 벽이 허물어지는 행동을 하게 되면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끼며 현실을 인식하게 되며 극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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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반부에 프랭크 박사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렇게 말한다.

 

 

"미소 짓는 것도 이젠 지쳐"

 

 

모두 자신을 비난하기만 하는 영화 속 인물들에게 지쳤다는 듯이 말하지만, 화면을 넘어서 관객을 응시하는 듯한 시선은 마치 관객들에게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어쩌면 이는 외부에서 늘 차별 받고 경멸의 시선을 받아왔던 소수자들을 대표해 전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1975년도 영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파격적이고 난해한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이지만 그 영향력은 2019년 현재까지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다. 해석의 여지가 넓은 영화인 만큼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지만 그것 또한 <록키 호러 픽쳐 쇼>의 매력일 것이다. 꼭 한번은 직접 보고 점수를 매겨보길 바란다. 10점일지 0점일지 말이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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