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망자들의 참고서 -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Vol.2

글 입력 2019.11.0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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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away_Vol.2_Review
 
 
 
환절기의 깜짝 손님

 

긴 감기가 다시 찾아왔다. 환절기만 되면 지독하게 달라붙는다. 모두가 바쁜 하루를 보내는 어느 평일, 집 안으로 도피했다. 내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었다. 기관지가 너덜너덜한 채로 하루 이틀 집에만 누워있었다.
 
어느 밤 끼니를 떼우기 위해 편의점을 가려고 오랜만에 문을 열었다. 그 문 앞에, 마치 나를 위한 선물처럼 책 한 권이 와있었다. 아, 당신 그 곳에서 혼자 지루하고 힘들죠. 재밌는 얘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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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도망자들을 위해

 

2호의 이슈는 ‘도망’. 자가감금에 가깝게, 불가피한 일상 도피에 처한 나에게 딱 맞는 이슈였다. 도망할 도, 망할 망 자. 도망은 단어 자체적으로 이미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어 내에서 우리는 쉽게 다음과 같은 느낌들을 찾아낼 수 있다 : 범죄와 연루되거나, 혹은 억울하거나. 용기가 없거나, 자신이 없는.
 
그러나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2호는 이런 고루한 면을 탈피하고 좀 더 다양한 상황, 다양한 시각, 다양한 느낌으로 ‘도망’을 파헤치고 표현했다. 도망은 결코 부정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뒤집어 볼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도망을 보다 포괄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물리적 도망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도망에 대해서도 다뤘다. 이를테면 내면에 대한 외면 같은 것들을 하나의 도망으로 풀어낸 것이다. 같은 단어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뤄지는 스펙트럼이 무척이나 넓었다.  매거진 속 콘텐츠 역시 글, 그림, 사진, 인터뷰 등으로 각양각색이었다. 모두 ‘도망’을 말하고 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척이나 다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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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망

 

매거진은 포괄적인 의미 속에서 하나의 도망자로 명명된 내게, 아주 즐겁고 재밌는 시간을 선사해주었다. 이 잡지가 문밖에서 나를 기다린 시간이 무색하게, <하이드어웨이 매거진>은 빠르게 읽혔다. 마음에 드는 글은 몇 번 더 읽었고, 좋은 사진은 몇 번 더 펼쳐 봤다.
 
무척 무언가를 얻어간다는 느낌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갈래로 다뤄보는, 말그대로 ‘재미’가 있었다. 내 스스로의 도망에 대해서도 곱씹게 되었고, 꽤 괜찮은 ‘도망’ 추천이 많아서 실천 의지가 샘솟기도 했다. 도망 시 참고하기에 아주 적당한 도서가 내 손 안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결국 한 건 했다. 감기는 점점 나아지고, 중간고사도 차차 끝나갈 때였다. 이 잡지를 들고 더 그럴듯한 도망을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여수. 눈만 감으면 취업 걱정과 졸업 걱정이 물밀듯 밀려옴에도 불구하고, 난 여수에서 참 행복한 도망을 다녔다. 여수밤바다 앞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보고, 카페에 가 잡지를 읽고, 오랜만에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별 것 아닌 얘기로 떠들고, 오로지 고민이라고는 뭐먹지, 어디가지의 연속인 시간을 보냈다.

어찌보면 참으로 대책없는 며칠이었다. 그러나 돌아와서 남은 건 절대 ‘후회’가 아니었다. 오히려 좀 숨 쉴 만한 날들이 지나갔으니, 앞으로 더 힘내보자, 하는 용기가 남았다. ‘하이드어웨이’의 안목이 맞았다. 도망은 결코 단편적인 행위가 되지 못한다. 문득 사랑하는 친구와 도망갈 용기와 도망가지 않을 용기에 대해 나누었던 일이 떠올랐다.

 

N의 말에 공감해. 결국 스즈코는 자아라고 불리는 것으로부터 가장 적합한 처방을 내려 도망이라는 용기를 낸 거구나. 조금 새는 얘기인데, 도망칠 줄 아는 것, 도망가지 않을 줄 아는 것, 그런 스즈코와 타쿠야의 용기와 대담함이 크게 와닿았어. 나는 마음속으로는 몇 번씩이나 도망갔으면서 해결되지 않는 걸 붙잡고 있는 사람이거든. 도망 혹은 회피라는 처방이 필요한 법인데.

 

- 아트인사이트 [취향대책소] 에피소드3. 백만엔걸 스즈코

 

 
도망은 실은 ‘탐색’과 비슷한, 하나의 삶의 자세일뿐이다. 당장의 것들로부터 잠시 멀어져 필요한 무언가를 찾아가는 탐색. 분명 마음 속 고이 간직했던 일말의 깨달음이었는데, 먼지가 쌓이며 잠시 잊었었다. 10월 말 깜짝 손님이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2호를 만나게 되어 정말 좋았다. 그 진득했던 10월의 마무리를 함께 해줘서, 좋은 참고서가 되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하이드어웨이 클럽
In hideaway, we will fine a way
 
하이드어웨이 클럽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크루입니다. 더 많이, 더 풍부하게 이야기돼야 할 모든 것들의 hideaway를 지향하며, 고루해진 일상적 가치와 삶의 태도를 낯선 시선으로 발견하고자 합니다.
 
평범해서 시시하고 거창해서 고독한, 아주 사사로운 마음들을 포착하고 그 마음들을 모아 다채로운 형태의 비주얼과 텍스트로 전달합니다. 이 작은 은신처 속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새로운 길을 찾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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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city
City of the Runaway
(18p)
 
essay
오늘 밤도 고양이는 도망을 친다
- 김도훈(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26p)
 
frame
Runaway From
(30p)
 
place
골목, 가장 쉽고 빠른 도망이 필요할 때
(42p)
 
column
미씽
- 김신식(시각문화 연구자, 《VOSTOK》 편집동인)
(50p)
 
artist
결핍 앞에서 담담하고 싶은 붓질
- 유화 작가 이도담
(52p)
 
playlist
Music For The Runaway
(68p)
 
essay
우린 이제 엄청난 것을 알고 있다
(74p)
 
story
거기 있는 집
- 스테이 변산바람꽃
(78p)
 
travel
Way To The Edge Of The Earth
 - 포토그래퍼 장순혁
(92p)
 
inspiration
영감의 주인, 영감의 노예
- 아홉 명의 크리에이터가 들려주는 에피소드
(100p)
 
people
재능은 서로 만나야 한다
- 윌로비 정재석 대표
(106p)
 
book
도망자 그리고 혁명가
(122p)
 
column
Free Size Is Not Free
- 도우리(칼럼니스트, 프로젝트팀 탈연애선언 공동대표)
(126p)
 
food
묻지 말아요, 안 먹을래요
(128p)
 
fashion
수치와 낙인, 아이러니의 죄수복 이야기
(132p)
 
contents
또 어디로 도망가세요
(1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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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어웨이 매거진
- Vol.2 The Runaway -


펴낸곳 : 하이드어웨이 클럽

분야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규격
가로 160mm X 세로 220mm

쪽 수 : 144쪽

발행일
2019년 09월 26일

정가 : 14,000원

ISBN
979-11-967057-0-1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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