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방에는 몇 개의 물건이 있을까

행복하세요?
글 입력 2019.10.1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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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영화는 100일동안 100가지 도구로 100퍼센트 행복찾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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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다루는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도입부부터 예상을 깨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외면을 가꾸는 데 공을 들이는 토니, 이와 반대로 마음 가는대로 살아가는 폴. 이 둘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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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이러합니다. 앱 개발 회사의 공동 대표인 둘은 자신들이 개발한 음성인식ai 앱 '나나' 투자 설명회를 가집니다. 수많은 참가자의 ppt에 지친 면접관의 예상과는 다르게 투자자에게 호감을 얻고 거액의 투자가 결정되었습니다.

나나의 정체는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하여 물건을 추천해주고, 이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앱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설명회에서 구현된 샘플 데이터는 바로 폴의 데이터였습니다. 토니가 폴 몰래 계획을 세웠고 폴은 아무것도 모른 채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이였습니다. 당연히 폴은 토니에게 화를 냈고, 토니는 내 오랜 계획 덕분에 투자를 따내지 않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화를 냅니다.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슴 속에 누른 채 우선 회사로 복귀합니다. 투자 성공 파티가 있었기 때문이죠. 파티 중 취기가 잔뜩 오른 폴은 토니에게 어이없는 내기를 제안합니다.

옷을 포함한 모든 물건을 압수하고 하루에 단 하나의 물건을 찾아 100일동안 버티는게 조건이었습니다. 패널티는 진 사람의 지분 절반을 직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내기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환호했고, 자존심 강한 폴은 이를 수락하게 됩니다. 이렇게 그들의 100일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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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당신은 행복한가' 입니다. 지금 우리 세대는 원하면 얼마든지 원할 수 있고, 하려면 얼마든지 할수 있는 그 어떤 세대보다 풍족한 세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온갖 물건이 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필요해서 물건을 사다보니 나중에는 물건이 물건을 끌어들이는 것이죠. 영화는 폴과 토니를 통해 주제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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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끊임 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행복은 무엇일까. 할머니는 얼마 되지 않는 물건으로도 행복하게 사시는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어릴 적부터 완벽한 토니에게 알게 모르게 열등감을 가졌고, 그 공허함을 물건을 사모으면서 채웠습니다. 신지도 않는 신발을 신발장 가득 모으고, 나나가 추천한 물건은 전부 사들이고 그걸 깨닫지 못합니다. 나름 앱개발자로서 성공했고 풍족해졌지만 그럼에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기를 시작하면서 적어진 물건에 만족을 느끼고 행복에 한발짝 다가가는 기회가 됩니다.
 

토니는 외면을 중요시합니다. 어릴적 부터 폴 집에 얹혀 살면서 인정 받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스스로를 챙기고 마주하기 보다는 남을 이용해 자신을 드러내는 삶을 살았죠. 그렇게 성인이 되어서도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고, 외면에 더욱 신경써 무의식적으로 자기방어를 해냅니다. 그러나 창고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여성 '루시' 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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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보세요. 길거리를 나가도 사람과 사람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얼굴보다 화면을 더 많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상을 SNS 에 업로드 하면서 자신을 어필합니다. 나 자신보다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무언가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풍족해지고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소홀해지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요. 양쪽 모두 다 챙길 수는 없지만 조금 덜 가지면서 함께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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