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10.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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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요즘 비정상회담에 푹 빠져있다. JTBC에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177부작으로 시즌 1이 완결되었고, 최근 시즌2의 방영예정 소식이 들려왔다.


‘비정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출연자들은 매회 자신 본국의 관점을 반영한 흥미로운 논쟁들을 펼쳐나간다. 그 중 어린이의 행복을 다룬 87화를 본 기고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한국 어린이의 행복도는 OECD 전체 나라 중 최하위라고 한다. 말그대로 ‘꼴등’이다. 무엇이 한국의 어린이들이 이렇게 행복하지 않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각국 대표 출연자들은 ‘아이를 외국에서 키우고 싶은 나, 비정상일까요?’라는 안건에 대하여 자신만의 논점을 펼친다.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나라보다 교육에서 경쟁과 평가가 조금 더 자유롭다고 익히 알려져 있는 유럽의 국가들 가운데서도 의견이 갈렸다는 것이다. 본 안건에 대한 핵심 쟁점은 바로 한국 사회의 ‘경쟁’ 이었다. 개인간의 가치관에 차이가 있음을 차치하고서라도, 경쟁을 바라보는 여러 나라의 관점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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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 못한 것을 바라볼 때 더 선망하게 된다고 했던가. 한국 사회의 사람들은 경쟁이라고 하면 ‘지긋지긋한, 사회에 만연한’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없는 나라의 사람들은 경쟁은 사회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그것이 없으면 사회가 점점 퇴보하게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진지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나는, 이런 경쟁에 대한 여러 담론들을 듣고 있자니, 이게 과연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따져서 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담론을 통해 생각이 구체화되고, 그것이 하나의 현실책으로 마련되었을 때 현실에서 적절하게 기능을 할 수 있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이 경쟁이 한국 사람들의 DNA에 각인된 것이 아닌 이상, 경쟁을 ‘해야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이러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했을텐데, 그에 관한 이야기를 미국 대표 ‘타일러’가 정확하게 짚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은 천연 자원이 많지 않아 필연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즉 인적 자원과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좁은 영토,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지하 자원 및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한참 늦어진 근대화 시작 시기로 봤을 때, 우리 나라는 필연적으로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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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그 ‘보이지 않는 무언가’조차도 너무나도 희소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 불안, 실직, 두뇌 유출 등으로 몇 안되는 자리에 수많은, 유사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재들이 몰려가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 즉 잠재적 경쟁자들과 조금이라도 유의미한 차이를 벌려 놓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이 시절부터 어려운 교육을 받고, 경쟁사회에 내던져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듯 하다.


주어진 ‘한국’이라는 환경을 바꿀 수 없으면, 이제 고속 성장 및 인적 자원들을 배출해내는 방법은 알았으니, 그동안 달리느라 돌보아지지 못했던 것들에 신경 써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한국 도서 시장의 신기한 현상인, 베스트 셀러에 위로와 힐링에 관련된 책들이 줄 서 있는 현상과도 맞물릴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서 태어난 이상 이 갑갑함은 필연적’이라는 식의 무기력한 사고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미래의 변화를 쥐고 있는 청년 세대에서 성장가도를 달리는 것도 좋지만, 그 외의 것들에 가치를 매기는 태도가 조금 더 중요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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