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Farewell to Nature’s Odyssey [시각예술]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을 기억하며
글 입력 2019.10.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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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올해로 4번째 내셔널지오그래픽 전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 Nature’s Odyssey>를 개최하였다. ‘The Beautiful Days’, ‘World of Mystery’ 등에 이어 올해는 ‘Nature’s Odyssey‘라는 타이틀로 돌아왔다. 비정기적으로 꾸준히 우리나라에 전시회로 찾아오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세계 최대의 비영리단체 중 하나로 과학 탐험과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활동한다.

 

1888년 약 100여 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단체로서 첫 과월 호를 발간한 이래로 꾸준히 자연의 신비와 그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해온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기록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었다. 본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사진들은 모두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 실린 사진들이다. 비록 사진전은 끝났지만, 다시 사진전으로 국내를 찾아올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추억하며, 전시에서 만난 의미있는 사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자연 탐사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자연의 숭고함과 생명의 신비를 사진 속에 아름답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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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진은 미국 네버라스카 주에서 철새들의 움직임을 담은 사진이다. 이 한 폭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하루에 걸쳐 천 장 이상의 사진이 사용되었다. 사진을 보면 우측에서 좌측으로 향할수록 점점 붉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실제로 우측의 사진이 저녁에 가까울 때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이다.

 

한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사진을 계속 찍어놓은 다음, 우측에서부터 시간 순서대로 각 시점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이와 같은 편집 방식을 사용해 철새의 이동과 자연의 숭고함을 더 직관적으로 하나의 작품 안에 담을 수 있었다. 잡지에서 이를 본 독자들은 철새의 이동 현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이동현상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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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진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숲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에는 형광색 실이 얽혀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 이는 반딧불이의 움직임에 의해 나타난 현상인데, 본 사진에서는 일부러 촬영 노출시간을 길게 설정하여 반딧불이의 움직임을 자세하게 담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을 통해 독자들은 숲속에서의 반딧불이 생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 한편 반딧불이의 생체 발광은 짝짓기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한 생물종의 생태와 생애에 대한 이야기는 한 장의 사진 안에 온전히 담길 수 있게 된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완성된 이 아름다운 사진들은 낯선 자연세계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일상생활 중에 현대인은 철새의 이동이라든가 반딧불이의 생태에 대해 잘 알기 어렵다. 환경·과학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대중 잡지로서 세계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낯설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의 일부분을 아름답게 사진 속에 담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들은 자연에 관심이 크게 없는 일반 대중의 눈길을 쉽게 끌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미적인 가치도 뛰어나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2. 인간과 자연


 

다음 제시할 사진들은 우리에게 낯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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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파키스탄의 훈자 강에서 찍은 사진이다. 훈자는 본래 강과 산으로 둘러싸인 독립적인 왕국이었다. 1947년 파키스탄에 합병된 이후에도 인근 지역을 횡단하는 가장 빠른 길은 이 나무다리뿐이라서 주민과 여행객들에게 중요한 다리라고 한다. 한 여성이 나무다리를 건너는 위태로운 장면이 사진에 담겨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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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은 인도 벵골만 인근 지역의 이야기이다. 이 지역에서는 목재 등을 운송하기 위해 코끼리를 사용한다고 한다. 섬에서 섬으로 화물을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코끼리들은 어렸을 때부터 수영하는 법을 교육받는다고 한다. 사진은 코끼리와 그의 조련사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모습들 역시 독자들에게 낯선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번에는 단순한 자연경관이나 생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딘가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인간들의 모습이다. 각각 파키스탄과 인도에서의 이 장면들은 이질적이지만, 오히려 인간다운 모습이 더욱 부각된다. 특히 코끼리와 노인이 교감하고 있는 사진은 종을 넘어선, 같은 운송업 종사자(?)의 유대를 보여주어, 둘이 교환하는 눈빛에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인간들을 보면서 ‘인간적’인 생활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도시 문명 속에서 필요한 주거지와 수도, 전기, 가스, 위생을 보장받으며 사는 생활은 아니지만 자신의 육체로 온전히 자급자족하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생활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숙고해볼 기회를 이 사진들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게 아닐까.

    


 

3. 인간의 노력



마지막 사진들은 인간 사회와 문명을 통해 현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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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를 탄 사람들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모여 있다. ‘1km²의 희망’이라는 캠페인으로,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카누를 가지고 몰려온 것이다. 뉴욕주의 포스호에서 형형색색의 카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흥미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유방암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본 행사에는 3,150 척의 배가 참가해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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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세이프볼’이라는 인공적인 플라스틱 공에 대한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아이반호에서는 다량의 브롬산염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브롬화물이 햇빛과 반응하면 독성물질인 브롬산염을 생성하는데, 수자원을 브롬산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 당국에서 까만색 플라스틱 공을 투입하여 호수를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위 사진들은 자연 경관과는 관련이 없고 다만 인간의 모습들, 현실을 위해 인간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자연의 심미적인 가치를 부각시키지 않고 자연과 인류를 보호하려는 의도만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구도 속에서도 장면 자체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물론 사진을 찍을 때 필연적으로 아름다운 각도에서 촬영을 하겠지만 그 대상이 인공적인 대상들인데도 자연물을 찍을 때와 비슷하게 가치있는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다.

 

*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지구를 더 깊게 이해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이들이 대중에게 소개한 수많은 모습들은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한편 이들이 각종 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입의 약 25%는 다시 과학 및 탐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비록 현재 젊은 대중에게는 의류 브랜드나 방송 채널로 더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들이 세계적인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진행하는 활동들에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한승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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