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도서]

글 입력 2019.10.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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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SNS에서 추천 글을 보고 읽게 되었다. 누구든지 자신이 결혼을 하게 될지, 혹여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를 낳을지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상상만으로도 두려움을 가졌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니 아기가 만들어진 후 생기는 여러 일들을 누군가가 설명해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는 낙태와 관련된 영상은 보여주기만 했을 뿐 임신 후 어떻게 여자 몸이 변화된다는 그러한 점들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


이 책을 보면서 임신을 하면 정말 이렇게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임신 초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임신 후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배도 계속해서 아프다고 하니 보이는 것은 없는데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 같았다. 엄마도 이렇게 힘들게 나를 낳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엄마들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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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많은 일들을 겪어야 했다. 임신 초기는 졸리고 배에 통증이 계속해서 있으며 입덧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먹덧, 토덧 등등의 단어들은 입덧의 종류를 말해준다. 또 가장 힘든 것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인 듯했다.


아무래도 임신 초기는 배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임산부인 것이 티가 전혀 나지 않아서 배려해주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가 나오지 않았다 해서 힘든 것이 아닌데 그것을 잘 모르는 편이여서 생기는 상황이었다. 나 역시 임신에 대해 무지했기에 다음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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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저출산’이란 단어는 헤드라인이나 뉴스로 보인다. 이를 정부에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임산부에 대한 우리나라의 행정체계는 정말 탁상행정의 결과물이었다. 임신을 하면 배지를 지하철역에서 나누어 준다고 하는데 현실은 비치되어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임신을 하면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하는데 검진비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한 번 하는데 5~6만 원 한다고 해서 놀랐다. 또 기형아 검사는 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비싼 편이었고 돈이 안 들어가는 곳이 없었다. 국가에서 50만 원을 지원해준다고 하는데 5개월이 되기도 전에 다 쓴다고 한다. 심지어 출산비는 아직 합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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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산부가 되면 태동이라는 것을 겪는다. 아기가 발로 차면 아프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보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고 한다. 예기치 못하게 순간에 하기 때문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아기는 커져가고 온몸의 장기를 눌러 물 한 모금만 마셔도 화장실로 직행한다. 아이와 만날 날을 고대하지만 그전에 엄마의 몸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이에게 주면서 영양분이 빠져나가고 있다.



자궁을 가지고 태어난 여성이라면 숙명적으로 아기를 낳아야 한다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한국에서 30여 년간 여성으로 살아왔지만, 나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세세한 고통과 비참을 왜 내게 아무도 안 알려줬을까?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성들에겐 말할 곳이 없었고, 나는 들을 곳이 없던 게 아닐까?


- 임신 4주차 일기에서



이러한 글을 왜 볼 수 없었을까? 항상 아이를 낳아야 하는 존재로만 알려진 여성들이었다. 아이를 낳으면 임신했던 순간들을 잊는다고 했다. 과연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엄마가 된다는 것, 한 생명을 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현실의 냉혹함도 볼 수 있었다. 책의 이름처럼 여자는 아기 캐리어가 아니다. 임신을 했다고 차별하거나 별거 아닌 것처럼 치부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약간의 배려가 필요로 하지 않을까?



[구보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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