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고전에서 현대까지, 실내악의 정수를 만나는 루드비히 트리오 내한 공연

글 입력 2019.10.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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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포스터 최종.jpg
 

적당히 날이 선선해지는 10월,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깊이를 더해가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다. 이 좋은 날에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안고 공연들을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공연을 발견했다. 바로 다가오는 10월 15일에 예정된 루드비히 트리오의 두번째 내한공연 무대다.

루드비히 트리오라는 이름에서 사실 이미 이들의 음악적 지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루드비히는 바로 베토벤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가 하고 알아봤는데, 루드비히 트리오는 실제로 스페인 최고 극장인 사바델 극장에서 베토벤 트리오 전곡 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실내악 연주단이었다. 특히 2018년 하반기에는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과 독일 슈투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베토벤 협연을 함으로써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실내악단이라고 한다.

이 베토벤 실내악 스페셜리스트들은 피아니스트 임효선을 필두로 형제 연주자인 아벨 토마스와 아르나우 토마스로, 베토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꾸준히 보여왔다고 한다. 5년 전인 2014년에는 첫 내한무대를 가지기도 했던 이들은, 이번 15일에 있을 무대로 두번째 내한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루드비히 트리오는 이름답게 베토벤의 작품도 포함시켰지만 이와는 전혀 다른 시기의 작품들까지도 선곡했다.




Program

L.v.Beethoven
Piano Trio No.7 in B flat Major, Op.97 'Archduke'
I. Allegro moderato
II. Scherzo: Allegro
III. Andante cantabile Ma pero Con Moto
IV. Allegro moderato

S.Rachmaninoff
Trio elegiaque No.1 in g minor

M.Ravel
Piano Trio in a minor
I. Modere
II. Pantoum (Assez vif)
III. Passacaille: Tres large
IV. Final: Anime




베토벤 피아노 3중주 7번 '대공'은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곡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몰랐을 땐 몰랐더라도 들어보고 나면 계속 뇌리에 남는 곡이다. 표제에 부합하는 분위기와 일련의 흐름이 정말 아름다워서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많이 연주되는 작품일 것이다.

베토벤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하여 '대공'이라는 표제를 갖게 된 이 작품은 이미 베토벤이 청력의 대부분을 상실했던 시기에 쓴 작품이다. 그런 절망에 가까운 상태 속에서도 베토벤은 실내악사에 길이 남을 이 대곡을 남긴 것이다. 그런 배경을 생각하며 이 작품을 들으면, 이 작품의 웅장함과 정교함을 자아내는 세 악기의 효율적인 배치가 경이로울 정도다. 1악장에서 느껴지는 귀족적인 기상도 인상적이지만 가장 압권인 대목은 아무래도 3악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루드비히 트리오가 연주할 대공의 3악장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이어지는 작품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3중주 엘레지 1번 g단조다. 아주 우아하고 기개 넘치는 고전시기 작품에 뒤이어 낭만의 작품을 듣는 셈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최후의 음악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이 있겠다. 그러나 시기적으로도 차별이 되는 만큼, 작품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엘레지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라흐마니노프의 엘레지 1번은 엄청난 비탄과 슬픔을 격정적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놀랍게도 라흐마니노프가 열아홉살이 되던 해에 자신의 교향곡 1번을 작곡하다가 갑자기 4일만에 작곡한 작품이다. 그러나 단시간 내에 완성된 작품이라고 해서 그 깊이가 얕은 것은 아니다. 애잔하게 일렁이는 듯한 도입부에서 점차 슬픔이 폭포수처럼 쏟아내리더니 끝내는 깊은 슬픔으로 침잠해가는 이 작품은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렇게까지 슬픔을 그려낼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깊은 애상이 담겨 있다.

*

마지막으로 연주될 라벨의 피아노 3중주 가단조는 또 한 번 구분되는 작품이다. 1914년에 작품되어 현대적인 면모까지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쾌활한 선율로 시작되지만 곧이어 어우러지는 앙상블이 굉장히 오묘하다. 도입부의 느낌과는 다르게 사색하는 듯한 느낌과 어딘지 모를 강렬함 사이를 오가는 분위기가 한가득이다. 2악장은 말레이라는 시인의 작품 '판토움'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고 한다. 1악장보다도 훨씬 더 현대음악적인 면모가 잘 반영되어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율과 반주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3악장인 파사칼리아는 낮은 음의 피아노 주제로 시작한다. 뒤이어 잔잔한 첼로소리가 이를 이어받고, 이는 다시금 바이올린이 이어받으면서 슬픔을 점층시키듯 전달한다. 그러나 피날레에서 다시금 분위기가 환기된다. 기교 사이로 뿜어내는 격정은 앞서 쌓아올렸던 슬픔의 단을 무너뜨리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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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놀라운 작품들을 연주할 루드비히 트리오는 현재 이베르카메라(Ibercamera)에 소속되어 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안드라스 쉬프, 다닐 트리포노프 등 유명한 음악가들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인 소속사에 속해 있는 것이다. 2009년에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하여 10년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들을 연주하며 음악적 지평을 넓혀온 이들은 피아니스트 임효선, 토마스 형제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렇기에 깊이와 관록이 묻어나는 연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루드비히 트리오의 두번째 내한은 사회적 기업인 툴뮤직의 주최로 무대가 꾸며진다. 뛰어난 연주자들,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는 뜻 깊은 주최 측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들이 만나 이룰 15일의 앙상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19년 10월 15일 (화)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


루드비히 트리오

피아니스트 임효선

바이올리니스트 아벨 토마스

첼리스트 아르나우 토마스


R 70,000 / S 50,000 / A 30,000
약 10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최 : 툴뮤직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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