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정한 사랑, 진정한 나를 찾다 - 뮤지컬 "헤드윅"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9.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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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 옆에 위치한 밀레니엄 극장, 화려한 금발 주인공의 등장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신나는 하드록을 부르며 등장한 헤드윅이 그 주인공이다. 헤드윅은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독백과 노래로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털어놓는다.

 

뭐든 자기 맘대로 하기 좋아하고 도도하며, 쉽게 화내고 격한 행동을 하기도 하는 헤드윅. 함께하는 밴드와 헤드윅의 남편 이츠학은 이미 반 포기 상태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꼬일 대로 꼬여버린 그의 성격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꾸미기]헤드윅토미.jpg
영화 <헤드윅> 中



그의 이야기는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날, 동독에서 시작된다. 어린 소년에 불과하던 한셀은 미군인 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성추행을 당하며 살아간다. 오븐에 얼굴을 밀어 넣고 미군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팝 음악을 듣고 코러스를 얹는 것만이 즐거움이었던 암울한 그의 삶에, 한줄기 빛이 다가온다. 미군 병사 루터가 결혼을 해서 함께 미국에 가자고 한 것이다.


하지만 그와 결혼하려면 성전환을 해야 했던 한셀은 어머니와 루터의 등쌀에 떠밀려 성전환 수술을 감행하고, 어머니의 이름인 헤드윅으로 이름을 바꾼다. 그러나 수술의 실패로 그의 성기엔 여자의 그것 대신 정체불명의 살덩이 1인치만이 남게 된다.

 

미국으로 간 헤드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루터에게 버림받는다. 그것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 그 후 켄사스 정션 시티의 트레일러 하우스에서 소일거리와 매춘을 일삼으며 연명하던 헤드윅은 음악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록밴드 더 앵그리인치를 만들고, 가발을 쓰고 화장을 하며 변두리 바를 전전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장군의 아들 토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헤드윅은 그에게 록을 가르치고 함께 음악 활동을 하며 진정한 자신의 반쪽을 찾았다는 행복한 생각을 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헤드윅의 일 인치를 알게 된 토미는 그를 떠난다. 게다가 헤드윅을 배신한 토미는 그가 만든 곡으로 성공해 록스타가 된다.

 

토미의 전국 투어 콘서트를 따라다니며 허름한 공연장을 전전하던 헤드윅은 마침내 토미가 노래하는 뉴욕 타임스퀘어 옆에 위치한 밀레니엄 극장에서 이토록 기구하고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꾸미기]포스터.jpg
 


동성애, 성전환 등 다소 파격적인 소제와 동독과 서독의 대립, 베를린 장벽의 붕괴 등의 역사적 배경, 사랑과 자유를 부르짖는 주제가 뒤섞인 뮤지컬 <헤드윅>은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헤드윅의 인생 이야기 속에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얻게 되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신나게 느껴지는 <헤드윅>의 넘버는 역설적이게도 헤드윅의 아픔과 상처에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강렬한 록 사운드 안에서 들려오는 헤드윅의 울부짖음은 그의 절망과 분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커튼콜은 <헤드윅>의 넘버를 더욱 신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헤드윅의 슬픔과 고통을 모두 쏟아 부운 극이 끝난 후, 그는 관객들을 헤드윅과 더 앵그리인치의 록 공연장으로 다시 초대한다. 마치 그의 콘서트에 온 것처럼 모두 함께 뛰놀고 환호하며 흥겨운 파티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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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헤드윅>은 2019년 8월 11일부터 11월 3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암울했던 시간들을 견뎌내고, 음악을 통해 치유받으며,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 한 헤드윅. 잃어버린 반쪽을 찾기 위한 그의 기나긴 여정이 그 끝을 향하는 순간을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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