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지금 이 순간 추천하는 오추프로젝트의 음악 Part 1

글 입력 2019.09.1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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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극복의 아이콘, 기타리스트 기수의 이야기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보랏빛 조명이 가득한 무대에 두 남자가 올라왔다.


객석의 팬들은 두 사람이 입은 옷과 같은 초록색 옷들이 가득했다. 일부러 유도하지 않아도 팬들은 노래의 후렴 부분들 같이 불렀다.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의 노래들이 들렸고 어느새 나도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여운을 즐기며 맥주를 마시고 있을 때 갑자기 한 남자가 다가왔다. 초록색 옷을 입은 무대에서 기타를 치던 남자였다. 그가 내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혹시 그쪽 번호가 어떻게 되나요?"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열일곱 번째 주인공인 오추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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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택우 : 저희 오추 프로젝트는 2인조 어쿠스틱 듀오로 오늘의 추천곡 프로젝트의 줄임말이에요. 저희 노래가 많은 분들에게 매일매일의 추천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지었습니다, 장르는 그렇게 가리지 않고 기본적으로 어쿠스틱을 하고 있습니다.


기수 : 저희 둘이 활동하면서 색깔이 밝고 유쾌하고 장난기도 있고요. 사랑 중에서도 짝사랑 혹은 찌질한(웃음) 일반 남자들에 대한 노래를 많이 했어요. 장난기 있는 멘트와 공연 분위기가 저희 색깔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택우 : 제가 곡을 씁니다. 곡을 찌질하게 쓰자고 쓴 적은 한 번도 없는데 곡이 나와 보면 찌질하더라고요.(웃음) 사랑은 원래 상대적인 거잖아요, 사랑하고 많이 좋아하면 찌질해지는 것 같아요, 속앓이도 많이 하고요. 그렇다고 한없이 우울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오추 프로젝트라 하면 위트와 재치, 밝음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Q. 얼마 전에 택우님의 솔로 앨범 <밤산책>이 발표되었어요. 며칠 전에는 오랜만에 단독 공연을 했고요. 두 분의 최근의 근황은 어떤가요?


A. 택우 : 9월에 공연 2개가 잡혀있어요. 앞으로도 공연을 많이 할 생각이고, 이번에 오추 프로젝트의 2년 만에 하는 단독 공연이었는데 관객 분들이 해주시는 말씀이나 반응들을 살펴보면 공연을 많이 해달라는 분위기가 많아서 공연을 더 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기수 : 조금 덧붙이자면 저희가 단독 공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단독 공연 같은 경우 매진이 되었으면 좋겠고 공연 규모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는데 부담을 느끼다 보니 단독 공연을 자주 못하고 2년이 지나게 되었어요. 이제 생각을 바꿔서 조금 규모를 줄이더라도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단독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근황은 요즘엔 공연 준비를 하면서 지냈어요. 오추 프로젝트 음원을 안 낸 지 1년 가까이 되어서 음원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 때 발표한 미발매곡 2곡을 먼저 싱글로 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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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기수님에게 질문을 할게요. 지금까지의 삶을 살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그동안의 일생을 짧게 들려주세요.


A. 기수 : 어렸을 때 아버님이 취미로 치시던 일렉기타가 있었어요. 저가의 사용하지 않는 일렉기타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어요. 아버지가 음악에 관심이 있으셨기 때문에 집에 테이프나 레코드판 같은 것들도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기타라는 악기를 손쉽게 접하며 자랐고 기회가 되었을 때 고등학교 동아리나 교회 같은 데서 코드를 배우고 기타의 매력에 빠졌어요. 그 이후엔 기타를 계속 연주하면서 살게 된 것 같아요. 덕분에 대학교도 가게 되었고 다양한 팀들을 거치다가 택우를 만나서 오추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어요. 풍요로운 건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현재 활동으로 영위할 수 있는 삶에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기 때문에 큰 욕심을 버리게 되니 활동이 더 재미있더라고요. 팬들의 사랑과 공연의 즐거움, 기타 치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해보고 싶은 것들이 여전히 많지만 이룬 부분도 많이 있고요.


Dike : 중, 고등학교 때 음악 시작했을 즈음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싶어요.


기수 : 고등학교 들어갔을 때 통기타 동아리가 있었어요. 그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제 학년에 저 1명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생초보였던 제가 1학년 동아리장이 된 거죠. 처음 기타를 쳤는데 그 당시 선배 말로는 제게 재능이 있었다고 하셨어요.


택우 : 사탕발림에 넘어간 거죠.(웃음)


기수 : 지금 생각해보면 저를 포함한 그 동아리 사람들은 학원에서 배웠거나 했던 것도 아니었고 어깨너머로 배웠던 정도였어요. 제가 그 당시 좋아하던 너바나의 어쿠스틱 버전들을 연주하면서 가을축제 때 공연도 했어요. 2학년에 올라가면서 반 친구들을 동아리로 끌어들여서 밴드를 만들었어요. 통기타 동아리인데 왜 밴드를 만드냐고 선배들에게 혼났지만.(웃음) 통기타 동아리의 원래 이름이 ‘휘파람’이었는데 밴드로 바꾸면서 영어 이름인 ‘휘슬’로 바꿨어요. 밴드를 만들면서 일렉기타와 통기타를 연주했고 2학년부터 처음으로 기타를 배우러 음악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학교 CA나 기타 활동들을 전부 기타와 관련된 것들로 하였고요. 고3 때 예체능으로 진학하겠다고 해서, 당시 수능은 예체능 입시가 별도로 있었는데 그 핑계로 엄청 놀았죠.(웃음)


Dike : 대학교 이후에는 어떤 기회들을 통해 활동하게 되었나요?


기수 : 저는 대학을 바로 못 가서 운전병으로 군대를 갔다 왔어요. 전역하자마자 호프집, 식당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기타 학원을 다녔어요. 그 학원의 실장을 하면서 학원을 관리하는 일도 했어요. 그 학원의 원장 선생님이 N.EX.T의 기타리스트 중에 한 분이셨는데 제가 그 당시 Rock을 좋아해서 그분을 따라서 학원에서 배웠죠. 학원의 다른 기타 선생님께서 대학을 가보라고 권유하셔서 대학교 입시 준비를 짧게 하고 대학교 진학을 하게 되었어요. 평범한 얘기죠. 이후 Rock은 저랑 안 어울린다 생각해서 접게 되었어요. 대학교를 간 순간부터 재즈도 접하고 어쿠스틱 기타를 다시 접하면서 음악적 색이 달라졌어요. 다양한 음악들을 해볼 수 있어서 대학 들어가기 잘했다 싶었고 기타에 재미를 더 붙였던 것 같아요.



기수님이 활동 했던 모닌의 <Crazy for you>



Q. 처음 활동을 시작했던 건 ‘모닌’이라는 팀의 기타리스트로 시작을 했어요. 지금 하고 완전 다른 장르의 R&B 음악이잖아요. 기수님이 이런 기타를 쳤었다는 게 의외였어요. 어떻게 ‘모닌’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나요?


A. 기수 : 이전에 앨범을 내진 않았지만 비공식으로 활동하던 팀들이 있었어요, 그 팀들은 다 어쿠스틱 기반이었고요. 보컬, 하모니카를 같이하는 어쿠스틱한 팀들을 하다가 다 망했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있던 친구들과 하던 팀들도 다 어쿠스틱이었는데 다 시원하게 말아먹고.(웃음) 그런 시행착오 과정에서 한 친구를 알게 되었어요. 그 친구와 모닌 이전 팀도 말아먹었었는데.


택우 : 배부르겠다.


기수 : 그 친구가 어떤 팀을 해보려던 찰나 보컬을 하나 영입했고 그 보컬의 스타일이 R&B 스타일이었어요. 친구가 말하길 ‘R&B가 자기 주력 장르는 아니지만 공부 차원에서 하려고 하는데 너도 해볼래?’라고 물어서 저도 R&B가 주력 장르는 아니지만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딱히 R&B에 뜻이 있거나 했던 건 아니에요. 그때 연주가 지금이랑은 되게 다르긴 한 것 같아요.



오추프로젝트의 데뷔곡 <Have hope>

앨범 커버에 당시 멤버였던

후림과 숨셔의 이름이 보인다



Q. ‘모닌’으로 짧은 활동을 하고 바로 택우님과 ‘오늘의 추천곡’(현재의 오추 프로젝트)를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어요. 데뷔 곡인 <Have Hope>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기수 : 사실 <Have Hope>할 때 제가 없었어요.(웃음)


택우 : <Have Hope>는 기타를 제가 쳤어요. 제가 예전부터 곡을 많이 써놓는 스타일이라 곡을 많이 쌓아놨었어요. ‘모닌’에서 기수 형이랑 함께 했던 형한테 이것저것 들려줬는데 그 형이 저한테 이 곡으로 음원을 내보자고 했어요. ‘오늘의 추천곡’이라는 이름으로 음원 위주로 활동을 해보자고 해서 <Have Hope>라는 곡이 세상에 나왔죠. 그런데 그때 다들 나서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공연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공연할 사람을 찾았어요. 제가 기타를 칠 수는 있지만 기수 형처럼 잘 치진 못하니까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을 찾다가 기수 형을 추천받았어요. 그때까진 기수 형을 잘 몰랐었는데 그때부터 멤버로 함께하면서 계속 함께 하게 됐어요.


기수 : <Have Hope>때는 제가 없었고 음원이 나오고 3개월 정도 이후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들어가기 전에 저는 카페에서 커피 내리면서 일하고 있었어요. 커피를 안 먹는데 바리스타 했어요. 생계 때문에.(웃음)


Dike : <Have Hope> 덕분에 지금의 오추 프로젝트가 모이게 된 거네요.


기수 : 그렇죠. 그때는 당시의 오추 프로젝트 멤버들이 각자 개인 곡 작업을 하거나 활동을 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택우도 개인 앨범이 있었고 숨셔도 당시 힙합, R&B 쪽으로 음원 활동하고 있었어요. 후림도 개인적으로 작곡 활동하던 친구인데 그러던 시기에 프로젝트 팀이 결성이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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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인적으로 오추 프로젝트의 공연을 작년 ‘메리애플의 인디다락방 공개방송’에서 처음 봤었어요. 멘트도 너무 웃기고 공연도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뭔가 일상에서의 모습과 무대에서의 모습이 일치할 것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어요. 제 번호를 먼저 물어봐서 가져가신 것도, 기억을 못 하시는 것도 재밌었고요.(웃음) 평소의 개그 타율은 몇 할 정도이신가요?


A. 기수 : 나중에 기억은 났어요. 어디에서 제가 번호를 물어봤는지 알려주셔서. 저는 3할 타자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택우 : 3할이면 좋은 거 아닌가요?


기수 : 컨디션 좋으면 4할 까지도 될 거 같아요.


택우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해도 되나요?(웃음)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를 것 같은데요?


기수 : Dike님, 지금 재미있으시잖아요? 그렇죠? 지금 제 타율 얼마나 되죠?


Dike : 지금 한 3, 4할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워낙 제 취향의 개그를 해주셔 가지고.


기수 : 취향저격 많이 하는 편입니다(웃음)



오추프로젝트의 <Many많이> MV



Q. 요즘 제가 오추 프로젝트의 곡 중에 가장 많이 듣는 곡은 <Many 많이>에요. 이 곡을 작업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이 곡에 대한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A. 기수 : <Many 많이>는 이전 소속사와 좋게 잘 정리하고 나와서 택우랑 둘이서 첫 홀로서기를 하며 낸 앨범이에요. 이전 앨범들에서 느껴진 아쉬움들을 최대한 반영하고 업그레이드해서 낸 앨범이라 후회도 없고 만족도도 높았던 앨범이었어요. 저희는 자체 홈 레코딩을 하고 있었는데 드럼도 여러 도움받아서 리얼로 녹음을 했어요. 보컬 녹음을 할 때도 만족도가 되게 높았던 것 같아요.


택우 : 저는 일단 <Many 많이> 만들 때 노래가 엄청 빨리 나왔거든요. 노래가 빨리 나와서 좀 신기했던 곡이에요. 중간에 기타 연주로 애드립을 하는 부분까지도 노래 만들 때 떠올랐어요. 전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 없이 술술 작업해서 기분 좋은 곡이었어요.


제가 그때 많이 좋아했던 분이 있었는데 마음을 표현하고 싶잖아요. ‘MANY’라는 표현과 ‘많이’라는 표현 둘 다 같은 뜻인데 같이 쓰니 귀여운 거예요. 말장난 같기도 하고. 당시 그런 표현을 하고 싶으니까 만들어낸 말이었어요. 네가 너무 좋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TMI를 하자면 원래 영어로는 MANY가 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MUCH 많이’가 맞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시적 허용으로 ‘MANY 많이’라고 하는 걸로.



기수가 작곡에 참여한 <Your Birthday>



Q. 팀에서 주로 작곡과 작사를 담당하고 있는 건 택우님이지만 <Your Birthday>를 비롯해 ‘에펠탑 효과’ 앨범에서 <내가 있잖아요>와 <Fly away>에 같이 작곡을 하셨어요. 작업하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했는지,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해요. 이 곡들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A. 기수 : 사실 제가 가사는 잘 못써요. 작사로는 아예 참여가 불가능하죠. 제가 언어 장벽이 조금 있어요. 한국말 경력이 30년 정도밖에 안돼서.(웃음) 초반에는 제가 똥이든 된장이든 뭐라도 써서 들려줬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택우 : 가사에서 냄새가 나더라고요(웃음) 처음 느꼈어요. 들어보시면 충격이실 거예요. 아, 오히려 취향일지도 몰라요. 음식도 센 게 중독성이 강하거든요. 홍어나 취두부 같은 것처럼.


기수 : <Your Birthday>도 처음 어떻게 썼냐면 그전에 만났던 혹은 짝사랑했던 여자의 생일날만 되면 그 여자 생각이 나는 거예요. 매년 딱 그날만 되면.


택우 : 기수 형의 아이디어가 좋은 거죠.


기수 : 그 생일날만 되면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가슴이 느낌으로 알려주는 거예요. 그러다가 3-4년쯤 지나니까 그 생일날도 잊어버리게 되는 거예요. 내가 엄청 사랑하고 좋아했었는데 그 생일날을 잊어버리게 되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고 괴롭고 슬픈 거죠. 그 슬픈 마음을 ‘너의 생일이 기억이 안 나~ 2월인지 3월인지 기억이 안 나~’ 이런 식으로 기타로 쳐서 투척했는데 가사는 모두 날리고(웃음) 작곡 코드와 아이디어만 남겨서 택우가 다시 써 준거죠. 다른 곡도 그런 식이에요. 제가 이렇게 저렇게 스케치해서 날아다니는 느낌으로 <Fly away>를 만들어서 넘기면 전혀 가공되지 않은 것이 택우 손에서 세공사가 잘 세공해서 나온 결과물로 되는 게 매우 뿌듯하고 신기했어요.


Dike : <Your Birthday> 내용이 저도 너무 꽂히는데요.


기수 : 그런 대상이 있으신가요?


Dike : 다 있지 않을까요? 남자들은 비슷한 생각 할 것 같아요. 오추 프로젝트는 남자 팬이 더 많아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택우 : 남자 분들이든 여자 분들이든 그냥 팬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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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통은 팀을 하면 보컬이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오추 프로젝트는 뭔가 기수님이 없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요. 엄청난 존재감이 무의식 중에 느껴진다고 할까요.(웃음) 보통 기타리스트들은 자신만의 음악적인 목표나 추구하는 바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기수님에게도 있을까요? 평소 연주를 할 때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시나요?


A. 기수 : 확실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어요. 제 성격이랑 연결되는 게 저는 기타를 선택했지만 저는 제가 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연주 팀을 하지 않는 이상 보컬이 당연히 스포트라이트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보컬의 잠재된 능력을 100%, 200% 표현할 수 있으면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보컬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잘 서포트하는 기타리스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어쿠스틱이니까 부드러움과 편안함 같은 느낌을 기타로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Dike:음원을 들으면서 기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보컬을 뒤에서 잘 서포트하는 역할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기수 : 그래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택우 : 저도 100% 동의합니다. 기수 형의 기타 소리가 제 귀에는 제일 좋아요. 세뇌당했어요.


기수 : 제가 조련했거든요. 몇 년에 걸쳐서 세뇌를 좀 했는데 이제 약발이 좀 받네요.(웃음)



Q. 그러고 보면 인디 씬에는 시기마다 유행하는 네이밍이 있었어요. ‘~ 프로젝트’라는 이름은 14년 정도의 시기를 전후로 꽤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14년에 데뷔한 꽃잠 프로젝트나 406호 프로젝트가 그런 경우였고 오추 프로젝트는 중간에 이름을 변경한 경우지만 같은 14년 데뷔였네요. 그 이전엔 자람 프로젝트나 에피톤 프로젝트가 있었고요. 아무래도 다른 팀들의 이름을 보면서 네이밍 하는데 영향을 받게 되나요?


A. 기수 : 사실 저희는 ‘오늘의 추천곡’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 이름으로 쭉 활동해도 됐었는데 당시 유통을 맡아주신 대표님과 주변의 여러 의견들과 검색어 노출 등을 고려했었어요. ‘오늘의 추천곡’이라고 검색하면 저희가 안 나오고 다른 DJ들의 추천곡들이 나오더라고요. 당시 저희가 시작하던 팀이라 인지도가 많지 않아 검색어 노출 등에 민감했고요. 남들에게 팀 이름을 ‘오늘의 추천곡’이라고 이야기할 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오늘의 추천곡’이라는 팀이 아니라 오늘 추천하는 곡에 대해 이야기하는 줄로 오해하시더라고요. 인지도가 없으니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더 많이 했어요. 저희 팀 이름이 ‘오늘의 추천곡’이라고 여러 번 설명해야 했어요.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팀 이름을 바꾸게 되었는데 ‘오추 밴드’는 2000년 초반에 유행하던 느낌이라 여러 가지 후보들을 놓고 고민했어요. 저희는 애초에 프로젝트 성향이 강하기도 했고 그나마 있던 팬 분들이 오추라고 줄여서 불러주기도 했고요. 이름을 완전히 바꾸면 조금 있던 인지도에도 타격이 있을 것 같아서 프로젝트를 붙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원래는 프로젝트 그룹이었으니까 그 이름이 맞는 것 같아요.



오추프로젝트의 <Fly Away> Live in 롤링홀 @종범



Q. 평소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A. 기수 : 음악 말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많이 자면서 보내요. 잠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친구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요. 게임 같은 것도 같이 하고 소설책이나 웹소설, 웹툰 등을 봐요. 그런 것들을 위주로 하면서 놀고 쉬는 것 같아요. 저희 둘 다 술, 담배 안 하고 술자리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매주 풋살을 하고, 제가 풋살팀 명예회장이거든요.


택우 : 노예죠.


기수 : 노예이자 바지사장이죠.(웃음) 목요일 날 고정으로 하는데 나오실래요? 고양 쪽에서 합니다.


택우 : 기수 형이 희망의 아이콘입니다. 처음에는 발이 세모났어요. 공을 앞으로 차면 뒤로 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키 플레이어가 되었어요. 노력의 아이콘입니다.


기수 : 제가 요즘 물이 오르긴 했어요.(웃음) 풋살을 하러 가면 테크닉을 하나씩 알려줬어요. 공 받는 법, 패스, 제치는 법, 공 잡고 나서 하는 행동 등 한 달에 하나 정도를 알려줘요. 한 게임에 한 번씩은 배운 걸 써 봐야지, 하면서 하다 보니까 늘면서 저도 재미있더라고요. 같이 하는 친구들도 놀라고요.


택우 : 저번에 렌즈 도수 안 맞는 걸 끼고 갔다가 기수 형이 하는 플레이 보고 ‘이강인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기수 형인 거예요. 키 플레이어더라고요. 기수 형이 공을 잡으면 리듬이 바뀌고 빌드 업이 되고 공격이 풀리더라고요. 기수 형이 왼발잡이라 귀해요.


기수 : 이 정도?(웃음)



Q. 기수님이 아티스트로서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A. 기수 : 아티스트로서 목표하는 바는 다 이루었다, 그렇게 생각해요.


Dike : (당황) 네?! 벌써요? 이런 질문이 아닌데...??!!!


택우 : 이게 만족스러워요? 반 그지인데?(웃음)


기수 : 목표가 여러 가지 있었는데 이룬 것들도 있고 남은 거라면 인지도를 더 쌓고 생활에 더 여유가 있어서 음악만 하고 먹고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답하지 않았을까요?


Dike : 맞아요. 그렇게 대답해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기수 : 저희도 슬픈 현실이지만 그런 걸 바래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저희 음악을 듣고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오추 프로젝트로 활동하기 전에 세웠던 작은 목표들 있는데 예를 들면 단독 공연이나 페스티벌 출연 등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이런 목표들을 이루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하면서 쭉 유지하는 게 목표예요.



Q. 오추 원츄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A. 기수 : 뻔만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진지) 항상 있어줘서 고맙고 덕분에 힘이 많이 납니다. 힘내서 음악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추프로젝트의 <괜히 나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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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추천하는

오추프로젝트의 음악 Part 2


공감능력 100% 감성파 싱어송라이터,

택우의 이야기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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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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