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조용한, 느슨한, 밤에 불어오는 드림팝 [음악]

Purple Pilgrims, 《Perfumed Earth (2019)》
글 입력 2019.09.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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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팝



일상에서 몽환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음악적인 몽환은 자주 듣는 편이다. 몽화적인 음악은 보편적인 음악과 다르다.


일반적인 멜로디는 몽환을 위해 포기한다. 때로는 흩어지고, 때로는 노이즈에 뭍힌다. 완전하지 않게에 몽환적이다. 완벽한 사운드는 몽환이 될 수 없다. 반복적이여야 하고, 흐릿해야한다. 이런 몽환만을 표현하고자 하는 장르가 있다. 바로 드림 팝이다.


드림 팝은 1980년대에 등장한 장르다. 당시 주류였던 얼터네이티브 록과 네오 사이키델리아의  혼합물로 슈게이징이라는 장르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 드림 팝은 벨벳 언더그라운드나 조지 해리슨의 70년대 앨범 《All Things Must Pass》의 음악적 질감에서 출발했다. 이들의 실험은 80년대 들어서 단독적인 장르를 형성했고, 저널리스트인 존 버그스트롬이 이러한 가지를 포착하여 이름을 지었다.


드림 팝이란 장르의 큰 지분을 가진 공헌자는 콕토 트윈스라고 할 수 있다. 이 그룹은 1980년대 초 고딕 록과 드림 팝을 아우르는 노선을 개척했다. 1989년 Julee Cruise의 앨범도 빠질 수 없다. 이 앨범은 드림 팝 사운드의 발전 단계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실험적 드림팝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에 들어볼 퍼플 필그림스(Purple Pilgrims)도 위와 같은 드림 팝의 흐름을 따라 연주하는 듀오입니다.




오래된 느낌이다



낡은 창고에 보관된 먼지 묻은 책을 펼치는 기분이다. 먼지를 툭툭 털고 책을 펼치면 바로 이 앨범의 노래가 흘러나올 것 같았다. 앨범 아트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듯 책 어딘가에 꽂혀있고, 색 바랜 보라색 꽃은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다.

밴드는 보라색을 사랑한다. 우리에겐 이미「소나기」가 준 보라색 정서가 있다. 퍼플 필그림도 마찬가지이다. 뉴질랜드 식의 보라색도 환상과 신비로움, 몽환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나 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음악은 여러 번 듣고 나서야 그 느낌이 잡히기 시작한다. 어렵지 않지만 쉽지도 않은 음악. 눈을 감고 가만히 듣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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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출신의 닉슨 자매(클레멘타인, 발렌타인)가 결성한 보라색 순례자/방랑자(Puple Pilgrims)는 어쩌면 본인들의 환경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을지 모른다. 안개 낀 모습, 독특한 자연환경 그 모든 것이 소재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드림 팝이라는 장르 안에서 '신비로움'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특색이다.


듀오는 이 신비로움을 위해 약간의 퓨즈 섞인 기타와 신시사이저를 활용한다. 이는 드림팝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선명하다.

드림팝의 진부해진 전략 노이즈와 반복을 원초적으로 돌파한다. 드림(Dream)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춰 '환상적인 감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흐느적거리는 몽환적인 보컬은 그 첫 번째 관문이 되고, 느슨한 기타 연주는 두 번째 관문이 된다. 앨범 전체적인 구성은 평범하다. 하지만 가치를 올려주는 곡들이 존재하기에 앨범은 평균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특히 <Delphiniums In Harmony / Two Worlds Away>와 <Two Worlds Apart> 이 두 곡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보라색 특유의 느낌처럼 처절하게 아름답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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