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애정과 용기로 개척하는 길 -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리뷰
글 입력 2019.09.0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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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불안해도 나다운 곳, 겨울서점' 같은 제목에 이끌려 클릭한 기사에서 나는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읽으려 하는 편이고, 평소에 그렇게 유튜브를 열심히 보는데. 한 번도 유튜브에서 겨울서점 채널을 본 적은 없었다. '북튜브'라는 단어와 그 존재도 인터뷰를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유튜브와 종이책 모두와 밀접한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 둘의 연결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건 두 매체가 정반대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거다. 그러니까 종이책, 즉 활자 매체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빼앗아 간 것은 익히 알려져 있듯 영상 매체가 아니었던가. 나 역시 항상 '유튜브를 줄이고 책 좀 보자!' 라고 다짐했다. 유튜브는 유튜브고, 종이책은 종이책이지 유튜브 안의 종이책을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영상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영 익숙하지가 않아서 사실 김겨울님의 인터뷰를 읽고도 나는 겨울서점 채널 속 영상에 손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김겨울님이 다른 매체에 쓴 글을 더 쉽게 읽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조금 궁금하긴 했다. 유튜브와 종이책은 도대체 어떻게 연결되는가. 종이책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이는 유튜브의 바다에서 어떻게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나.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은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어보고 싶게끔 만드는 유유 출판사 특유의 직관적인 제목도 호기심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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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작고 얇은 책 안에는 2년간 저자 김겨울이 북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북튜브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꿀팁'들이 빼곡하게 들어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채널 개설을 구상하는 단계부터 어떤 장비와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할 것인지, 북튜버의 일주일은 어떻게 돌아는지까지 꽤 자세하게 적혀 있는 실용서로, 제목에 아주 충실하다. 유튜브를 많이 보긴 하지만 유튜버가 쓴 책은 읽어본 적이 없고 채널 운영자의 입장이었던 적은 더더욱 없어서 유튜브의 수익창출 구조나 통계 내역 같은 게 종종 궁금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많이 알게 되었다.

북튜버로서의 팁을 다소 거칠게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시청자와 내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방향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꾸준히 업로드하자' 정도가 된다. 특히 유튜브는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매체인데, 활자로 이루어진 책은 이미지화할 게 많이 없어서 그 공백을 다른 것으로 채우려 많은 고민을 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연처럼 보이는 성공 뒤에는 치열한 고민과 전략이 있다는 사실은 북튜브 채널 운영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물론이고, 북튜브가 아니더라도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사람, 더 나아가 무언가를 기획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김겨울'이라는 사람이 드러나는 건 북튜브와 관련된 실무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전반부보다도 북튜브를 포함해 나오는 장보다 북튜버가 되고 난 후 따라온 여러 보람과 고충, 취미가 일이 되는 것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를 이야기하는 후반부다. 그래서 후반부가 더 흥미로웠다. 북튜버를 넘어서 읽고 쓰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영상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을 엿볼 수 있었고, 그건 나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겨울서점의 채널이 1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채널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애정용기다.


저는 다른 무슨 일을 하더라도 어떻게든 글을 읽고 쓰는 일을 함께 이어 가고 싶습니다.

- 140쪽


북튜버가 되고 채널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팁들이 유효하게끔 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책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라는 것을, 책을 읽어갈수록 알 수 있다. 음악과 글 속에서 어떻게든 살고 싶었고, 직장에서 자아실현까지는 어려울지언정 적어도 자기혐오는 하고 싶지 않았기에 처음부터 취업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다는 부분에서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려면 이 정도는 좋아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책에 명시된 많은 팁들을 따라한다 해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원하는 성취를 해내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저자는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반복해서 말하지만 단순히 운만으로 여기까지 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북튜브를 비롯해 저자가 하는 강연이나 참여하는 행사들보다도 무언가를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부러웠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가 흔히 '사회'라고 부르는 것들 앞에서 과소평가되곤 한다. 학생때까지만 해도 진로를 정하는 데 흥미는 꽤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20대에 접어들면 어느 순간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요소에 '흥미'는 밀려나기 시작한다. 흥미를 일순위로 내세우는 사람, 특히 그 흥미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때, 그는 종종 철이 없거나 '사회'를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성인인데도 자신을 책임질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흥미만을 좇는다면 어떨까. 그 사람이 나의 가족이나 친구라면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만' 하라며 응원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유튜브가 대세인 상황에서 여전히 책의 멋짐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유튜브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안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고 책의 재미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가집니다.

- 135쪽


하지만 읽고 쓰는 일과 책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진 저자는 '사회를 모르는 철없는 사람'으로 머무르기를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애정하는 것들로 어떻게 하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민한 것들을 행동에 옮겼다. 북튜브는 그 중 하나이다. 앞서 궁금했던 유튜브와 책을 잇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고, 음성 공백을 줄이고, 책 추천뿐만이 아니라 굿즈를 리뷰하거나 다른 유튜버와 협업 영상을 찍고, 썸네일에 신경을 쓰는 등 여러가지 대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두를 포함할 수 있는 건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인용한 부분처럼, 종이책을 끌어안고 종이책 시장이 점점 작아져서 큰일이라는 푸념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책을 몰아낸 주범이라고 여겨지는 매체 속으로 책을 안고 뛰어드는 용기.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건 '유튜브로 책 권하는 방법'을 포함해, 읽고 쓰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한 걸음들이었다.

애정과 용기로 내딛는 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그 많은 일을 해낸 저자도 앞으로의 일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로 울렁이는 배에 타고 있는 것 같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읽고 쓰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사람으로서, 읽고 쓰는 삶을 하나의 범주로 본다면 우리가 감히 한배에 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거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좋아하는 일을 향한 나날들이 성공적이지 못할지라도 그냥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저자의 말에 일단은 힘을 얻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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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만약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고 노력하다 실패하고 결국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 시도의 경험은 반드시 자신을 지켜 주는 어떤 빛으로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말은 혹시라도 더 큰 실패를 겪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저에게 해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모든 게 그냥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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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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