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 속 숨겨진 이야기를 엿보다, "다락방 미술관"

미술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
글 입력 2019.09.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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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책을 읽기 전에 그 책의 뒤표지부터 보는 습관이 있다. 작가가 생각하기에 책에서 가장 흥미롭거나 내세울 만한 내용을 담기 때문인지 독자인 내게도 책을 읽고 싶게 하는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문하연 작가님의 <다락방 미술관(평단)>을 처음 봤을 때도, 책을 읽기 전에 뒤표지부터 찬찬히 읽어봤다.



다락방 먼지를 털 듯 그림 속 숨겨진 이야기 속으로 걸어가다가 뒷골목 시궁창에서 뜻밖의 예술을 건지다!


그림 좀 그린다는 남자 화가에게 너무도 너그러운 세상을 그림으로 고발하다, 젠틸레스키


무소륵스키가 초상화 모델이 되고 이틀 만에 사망한 사연


고갱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고흐가 귀를 자른 사연


‘짐노패디’의 작가 사티가 같은 소절을 무려 840번 반복하는 ‘짜증(vexations)’이라는 곡을 쓴 이유


“저런 건 나도 그리겠다.” 피카소 무시하는 당신이 모르는 것


사랑꾼 샤갈이 자신의 고개를 거꾸로 그린 이유


사교계를 휩쓴 샤넬이 거부한 초상화가 샤넬의 대표 초상화가 된 사연


“나는 인형이 아니요, 살아서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이외다” 나혜석이 자화상에서 외친 것



흥미로웠다. <다락방 미술관>의 뒤표지는 미술 감상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있지만 여전히 미술 관련 지식은 많이 부족했던 내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사랑꾼 샤갈이 자신의 고개를 거꾸로 그린 이유가 뭐지? 내가 피카소에 대해 모르는 부분은 뭐지? 그걸 알면 나도 피카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건가? 무소륵스키가 초상화 모델이 되고 이틀 만에 사망하게 된 이유가 있나?


이렇게 수많은 질문과 궁금증을 가진 채 읽기 시작한 <다락방 미술관>. 346쪽 분량의 짧지 않은 책이지만, 뒤표지를 읽으면서 생긴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간다는 느낌으로 몰입하며 읽었더니 27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가는 27명의 예술가들의 사람 냄새 가득한 삶과 그들의 그린 유명한 그림들과 엮어 서술했고, 난 유명 그림 속의 이야기를 엿보는 기분으로 예술가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특히 피카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그의 이야기를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완전히 새로운 표현을 창조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영역을 넘어서야 가능한 일이다. 피카소의 이름 앞에 ‘위대한’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이렇게 큐비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작품이 피카소가 26세에 그린 그 유명한 <아비뇽의 여인들>이다.”


-p.196



피카소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대한 엄청난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시립 미술관의 관리자이자, 미술 선생님이었던 피카소의 아버지가 가장 먼저 그 재능을 알아보았고, 피카소는 아버지의 도움 아래 13세의 어린 나이부터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흔히 ‘피카소’라고 하면 그가 그린 큐비즘 그림들을 연상하지만, 어린 시절의 피카소는 아카데믹한 종교화 같은 고전적인 그림을 뛰어난 솜씨로 그렸다고 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14세의 피카소가 그린 종교화 <첫 영성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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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사람들은 내가 <아비뇽의 여인들>을 그릴 때 잘못 짚었다고들 했지만, 어쨌든 나는 사람들이 내가 뭔가 짚기는 짚었다는 사실을 알도록 만들었다. 나는 나중에 사람들이 내가 잘못 짚은 것이 아니었단 사실을 인정하리라 확신했다.”


-p.197



회화의 목적은 움직임을 고정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피카소는 원근법을 없애고 사물이 보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단면을 분석하여 평면적으로 캔버스에 펼쳐놓는 표현 방식인 큐비즘을 창조했다.


기존의 회화와는 전혀 다른 궤도로 나아가는 표현 방식이었던 만큼 그의 시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러한 비판에도 피카소는 자신의 그림과 표현 방식에 대한 뚜렷한 주관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피카소가 회화에 대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민을 쏟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


이렇게 <다락방 미술관>은 우리가 평소에 ‘미술관에 걸려 있는 웅장한 그림을 그린 위대한 예술가’로 인식하는 27명의 예술가의 이야기를 그들의 행복, 고뇌, 사랑, 아픔, 노력, 배신 등의 인간미 넘치는 삶 중심으로 그려낸다. 미술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김태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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