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만나는 뮤지컬 명화 - 쉘부르의 우산 [영화]

글 입력 2019.08.2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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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부모님은 내게 많은 영화를 보여주셨다.

만화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주제의, 여러 나라의 영화를 보여주셨는데, 그 영향으로 어렸을 때 나는 다양한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말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지, 하는 목표를 가졌다. 그때 이후로 강산이 몇 번 바뀌었지만, 아직 목표 달성까지 갈 길은 멀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그 외국어들 중 영어 다음으로, 아니 영어보다 더 흥미를 느끼고 능숙하게 하고 싶었던 언어는 프랑스어였다. 서로 안부를 묻는 무심한 몇 마디도, 그냥 되뇌는 혼잣말도 꼭 노래하는 것 같아 발음도 할 줄 모르면서 괜스레 따라 해도 보고, 어른이 돼서 능숙하게 프랑스어를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던 어렸을 때의 나.

오늘은 그 어렸던 내가 프랑스어에 환상을 가지게 한 영화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프랑스 영화, 뮤지컬 영화하면 빠트릴 수 없는 고전 명화, 쉘부르의 우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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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르망디 해협의 작은 항구 도시 쉘부르에는 조그마한 우산 가게가 있다. 가게 주인인 에밀리 부인의 딸 주느비에브는 자동차 정비공인 기이와 연인 사이다.


둘은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고 미래의 딸과 아들의 이름을 미리 정하기도 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에밀리 부인은 경제적인 부분을 내세우며 딸이 젊은 날의 사랑에 휘둘려서 자기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둘의 결혼을 반대한다.


어느 날, 알제리 전쟁의 영향으로 기이는 군대에 입대하게 되고, 당신을 보낼 수 없다며 슬퍼하는 주느비에르에게 기이는 2년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떠나기 하루 전날,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 뒤 훗날을 기약하며 기차역에서 이별한다.


그리고 기이가 떠난 후, 둘의 관계는 함께 했을 때의 약속과는 점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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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은 그리 특별한 것 없는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쉘부르의 우산"이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 고전 뮤지컬 명화로 회자되는 것은 그 특별할 것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노래와 영상미 때문이다.


프랑스 작은 항구 도시의 이국적인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낸 영상미와 모든 대사가 노래로 진행되는 구성이 지금 보아도 매우 세련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영화를 제작했던 60년대에는 영화 모든 대사가 노래로 진행되는 것이 상당히 파격적이었을 것 같은데, 당시 감독은 이 작품으로 "시네 오페라"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영화도 뮤지컬 영화 중 "송 스루 뮤지컬"이라고 불린다.


영화 "라라랜드"의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데 "쉘부르의 우산" 영향을 받았으며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이자 영감의 원천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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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파스텔 톤의 다채로운 화면과 아름다운 노래는 두 연인의 행복과 즐거움만이 아닌 내적, 외적 갈등도 모두 담아낸다.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함께할 수 없기에 견뎌낼 수 없는 현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인공들의 마음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은 나이의 내게 영화가 다시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에 개봉했던 "쉘부르의 우산"이 8월 22일 재개봉했다. 빛바랜 저화질 혹은 중화질의 사진이 대다수였던 영화가 새로운 고화질 포스터에 비하인드 컷까지 공개되는 것을 보며 커다란 스크린으로 다시 만날 노래들과 사랑 이야기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져간다.


장마는 끝났지만 아직 끝자락에 머문 여름을 보내며, 그리고 이제 올가을을 맞이하며 감상하기 좋은 영화, "쉘부르의 우산"이다.



[강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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