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올곧은 역사의식 바로잡기 - 라메르에릴 제 14회 정기연주회 [공연]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글 입력 2019.08.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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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한민족이 35년간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광복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


지난 수년간 ‘빨간 날’이었던 이 날에 무엇을 하였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학교를 가는 대신 느지막이 일어나 엄마 아빠와 태극기를 계양하고, 아침을 먹으면서 광복에 대한 뉴스를 보고....... 그게 전부였던 것 같다, 내게는.


우리 조상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도록 이렇게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날에는 올곧은 역사의식을 정비하고 조상들의 헌신을 함께 기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광복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할 수 있었던 이번 공연이 더욱 뜻 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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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너무나 오랜만에 방문하는 예술의전당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분위기와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같은 경우, 저렴한 가격과 쉬운 접근성 탓에 이제 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문화생활이 되었다.


혼자 보러 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며, 영화 관람이 목적이 아닌 ‘시간 때우는 용’으로 영화관을 찾는 경우도 잦다.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우리의 일상에 그렇게 큰 ‘자극’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공연이나 전시는 아직까지 대부분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공연장에 어울리는 옷차림으로 이 커다란 건물에 방문하는 일은 설레고 행복한 일이다. 내 오른쪽, 그리고 왼쪽에 앉은 사람들의 이러한 따뜻한 표정을 보자니 내 마음도 덩달아 두근두근했다.


*


불이 꺼지고 원영애 씨의 인사말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원영애 씨는 공연 중간에도 내레이션으로 간단한 역사적 배경과 곡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고, 음악에 맞추어 연기를 하시기도 했다.


배우이시기 때문에 목소리와 억양이 특히 훌륭하셔서 귀에 쏙쏙 꽂히는 설명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까지 듣는 식으로 공연이 구성되어서 무대 위의 배우들과 소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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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메르에릴이 들려준 다양한 곡 모두 아름답고 황홀했지만,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곡은 ‘소프라노, 해금, 대금과 현악 3중주를 위한 독도환상곡’이다. 먼저 대금과 해금 연주자들이 입장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을 앞으로 기울이게 되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악기는 오케스트라 같은 공연에서 접한 적이 많아 익숙했지만 대금과 해금의 소리를 들어 본 적은 거의 없어서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낯선 전통 악기들이 과연 서양 악기들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을까? 라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이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공연은 너무나 훌륭했다. 대금의 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소리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함께했기 때문에 더욱 시너지를 얻어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다섯 악기가 조화롭게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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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원영애 씨의 연기와 함께, 한복을 입은 학생들이 관객석에 숨어 있다가 이름에 맞추어 하나 둘 일어나는 퍼포먼스가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은 긴 머리를 하나로 단정히 묶고 하얀 저고리와 검정색 치마를 입었는데, 광복절인 만큼 유관순 열사를 떠올리게 했다.


관객석 곳곳에 앉아 있던 학생들이 차례로 일어서니 같이 앉아 있던 나도 이 순간에 함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괜스레 가슴이 울렁거렸다.


*


재미있는 공연이었으나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극 중 가사를 무대 뒤 스크린에 띄워서 보여주었는데, 검정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이루어진 단순한 시각 자료였다. 화려한 연주자들의 의상, 그리고 웅장한 공연의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배경 없이 진행되었더라면 가사가 관객들에게 똑똑하게 전달되지는 않더라도 공연과 연주자에게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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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라메르에릴’이라는 법인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독도를 알리려 애쓰는 분들이 있기에, 이렇게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있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진행될 순회공연과 전시에도 큰 기대가 되었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는 라메르에릴의 모든 연주자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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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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