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뉴필로소퍼7호 -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 [도서]

오늘날의 집에 대해 말하다
글 입력 2019.08.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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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뉴필로소퍼 vol.7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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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터넷에서 1970년대 은행 금리와 관련된 글을 하나 보게 되었다. 70년대 우리나라의 은행들은 홍보물에서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25%라는 어마어마한 금리를 알리고 있었다. 아이의 출산을 기념하며 만원만 예금하고 잊고 살더라도 25살이면 37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얻을 수 있다는 광고를 보니 열심히 적금들어 차도 사고 집도 샀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어떠한가. 검색창에 '내 집 마련'을 검색하면 여러 언론사와 통계 사이트에서 현재 2030세대들이 몇년을 일하고, 얼마나 일해야 '내 집'을 살 수 있을지 충분한 근거와 통계들을 계산해가며 설명해주고 있었다.

한 통계에 의하면 2030세대가 소득을 모아 서울의 평균 아파트(매매가격 5억 5천여만원)를 살 수 있는데 걸리는 기간은 12년 6개월이다. 이 계산 또한 단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라고 하니 현실적인 소비지출을 고려한다면 죽기전에 집 한칸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는 이번 7호에서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를 다뤘다. 오늘날 '집주인'이 되기 어려워진 사회, 부의 최상위 1%가 주택의 90%를 독점하는 사회, 집이 주거공간이 아닌 재산으로 여겨지는 사회에 대해 여러 철학자와 작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통찰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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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주택 가격, 끝을 알 수 없이 올라가는 부동산 시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국토 70퍼센트를 전체 인구의 1퍼센트가 소유하고 있는 런던, 5평짜리 단칸방이 50만파운드에 팔리는 파리, 가계부채 수치가 140퍼센트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스주 거주자와 빅토리아주 거주자의 절반 이상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고 하니 말이다.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는 단순히 개인의 집 소유를 어렵게 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다. <철학자의 개집>에 등장하는 필자의 할머니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자수성가로 자신의 집 마련을 성공한 할머니는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 비교적 작거나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멸시한다. 집을 사기 좀 더 쉬웠던 자신의 시대와 현재의 차이는 생각하지 않은채 말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좀 더 많은 부를 가진 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더 불리기 위해 멀쩡한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더 높은 건물을 올려 짓는다. 임대 아파트와 브랜드 아파트를 분리하기 위해 장벽을 세우고 같은 학군으로 묶일 수 없다며 소송을 거는 일도 생겼다. 조금 덜 가진 자를 배척하고 차별하는 현상이 너무나도 만연해졌다.


"재산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그 재산을 평생 유지하는 일은 사회에 별로 유익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당신은 안다. 그러므로 매년 재산의 일부를 환원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영구적 토지개혁과 같다. 그것은 일종의 영구적인 혁명이다. 하지만 법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조용한 혁명인 셈이다."

- 토마 피케티


이런 불평등한 현상을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조용한 혁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조용한 혁명은 부의 세습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시스템들이다.

갑을관계인 세대주와 세입자 사이에 적용되는 법률은 무분별한 월세 상승을 막고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평균소득에 따라 자녀의 최종학력이 결정된다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토마 피케티는 재산을 체계화해 좀 더 평등한 재산 관계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재산을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 속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단순히 이해관계를 넘어서 서로에 대한 공감, 사회를 통해 얻은 부를 환원해야겠다는 생각, 좀 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야겠다는 윤리의식들도 구성원들에게 갖춰져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정치는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토마 피케티는 말했다. 자신의 재산과 이익을 위해 온갖 편법과 범법행위를 저질러가며 부를 축적한 우리나라의 여러 정치인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씁쓸해지는 순간이다. 나는 과연 '내 집'을 가질 수 있을까?





뉴필로소퍼 7호
- 일상을 철학하다 -


엮음 : 뉴필로소퍼 편집부

출간 : 바다출판사

분야
인문/철학
문예지

규격
180*245mm

쪽 수 : 164쪽

발행일
2019년 07월 05일

정가 : 15,000원

ISBN
977-2586-4760-05-93

*
《뉴필로소퍼》는
1월, 4월, 7월, 10월
연 4회 발행되는 계간지이며
광고가 없습니다.





뉴필로소퍼


《뉴필로소퍼》는 인류가 축적한 웅숭깊은 철학적 사상을 탐구하여 "보다 충실한 삶"의 원형을 찾고자 2013년 호주에서 처음 창간된 계간지다. 《뉴필로소퍼》의 창간 목표는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으로, 소비주의와 기술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뉴필로소퍼》가 천착하는 주제는 '지금, 여기'의 삶이다. 인간의 삶과 그 삶을 지지하는 정체성은 물론 문학, 철학, 역사, 예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인문적 관점을 선보인다. 인문학과 철학적 관점을 삶으로 살아내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2013년 창간 당시부터 광고 없는 잡지로 발간되고 있다. 《뉴필로소퍼》 한국판 역시 이러한 정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일체의 광고 없이 잡지를 발간한다.

옮긴이 - 서유라, 성소희, 이시은, 최이현, 송예슬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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