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프리랜서가 사는 법 [사람]

글 입력 2019.08.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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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게 어렵다. 어떤 글을 써야 많은 분이 봐주실지 고민한다. 그러다 자주 듣는 말이 생각났다. "프리랜서라니! 완전 부러워요~"


반반 무 많이다. 프리랜서는 카페에서 여유롭게 일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일거리가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프리랜서 된 지 이제 4개월 차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더 잘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갑자기 취재가 잡히거나, 마감일이 겹치는 경우도 많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의 장단점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현실적인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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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임감이 생긴다


회사에는 상사가 있다. 상사와 바로 일하지 않아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임과 동료가 있다. 프리랜서는 1부터 10까지 다 혼자 해야 한다. 직장에 다녔을 땐 동료나 상사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아직도 미숙하지만, 이전보다는 성장한 기분이다. 가끔 글이 좋다고 말해주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자존감도 높아진다.



2. 여행 욕구가 없어졌다


회사 다닐 땐 그렇게 여행을 가고 싶었다. 과장해서 여행을 위해 회사를 다녔다. 지금은 여행 생각이 들지 않는다. 생각에 여유가 생기니 주변이 보인다. 맨날 밖으로만 나갔는데, 우리 동네의 좋은 점을 발견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돈을 아낀다는 건 아니다. 여행 갈 돈을 영화나 마켓 컬리에 쓴다. 여하튼, 회사 다닐 때보단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3. 낭비벽이 줄었다


앞과 이어지는데, 직장인일 때보다 돈을 덜 쓴다. 월급 받을 땐 사고 싶은 걸 할부로 사기도 하고, 충동적으로 지출을 해도 괜찮았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입금이 유동적이라 언제 돈이 모자랄지 모른다. 충동구매 10번 할 걸 6번 하게 된다. 돈 좀 모았나 본데? 생각하겠지만 그렇진 않다. 직장 다닐 땐 월급이 통장을 스치듯 지나갔고, 지금은...



4. 잠잘 때 행복하다


일요일 밤이나, 혹은 주중에 매일 눈 뜨기 싫은 날이 많았다. 맞는 길을 찾으니 내일은 이 주제에 관해 써야겠다, 이 생각은 재미있네 하면서 노트에 적어 놓는다. 노트 한 면을 빼곡히 채운 걸 보면 오늘 뭘 좀 했군. 하며 뿌듯한 기분이 든다. 퇴사 후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내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뭔지, 어떨 때 행복한지가 눈에 보인다. -대부분 일이 없어서 스트레스받고, 일이 들어와서 행복하다-




현실적인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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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급이 유동적이다(밑줄 쫙 별표 두 개)


가장 스트레스받는 부분이다. 적은 금액이어도 지급이 밀리면 피가 말린다. 왜 안 들어올까, 글을 보낸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지난주에 분명 준다고 했는데, 물어보면 실례일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다. 주변에 프리랜서로 일하는 분들이 많다. 다들 그런 경험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비용 관련된 말은 꺼내기 정말 어렵다.



2. 조급증이 생긴다


난 유명하지도 않고, 직장 경력도 적은 편이다. 그래서 빨리 성과를 이뤄야 하고, 인정받고 싶다. 안정감을 찾고 싶은 마음에 나를 힘들게 한다. 뭐든지 많이 쌓여야 반응이 오니, 글을 많이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조금 더 잘 쓰고 싶은 마음과 많이 쳐내야 한다는 마음이 상충했다.


시간에 쫓기듯 일했다. 마감이 토요일이라면 월요일에 초고를 완성하고 수요일까지 퇴고를 해서 목요일에 글을 보냈다. 시간을 충분히 써도 되는데, 불안한 마음에 그랬다. 빨리 뭐라도 쌓여야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내 몰골을 본 엄마가 "급하게 갈 필요가 뭐 있니. 목적지까지 안전하게만 가면 되지"라고 했다.


시속 100km로 가나, 60km로 가나 목적지에만 도착하면 된다. 너무 나를 힘들게 하면 목적지에 가다 포기할 것 같아 지금은 작업 스케줄을 느슨하게 잡았다.



3. 안 보이는 게 있다


조금만 더 뭘 어떻게 하면 발전할 것 같다. 그런데 그 '더'가 뭔지, '뭘'이 뭔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어떻게 하면 깊이가 생길지, 이 부분을 고쳐야 할지 말지 감이 안 잡힌다. 퇴고하다 보면 내가 쓴 글에 갇혀 글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이 문장에 이 단어를 쓰는 게 맞는지. 전체 흐름에서 꼭 필요한 문장인지. 고르고 거르다 보면 힘에 부칠 때가 있다. 회사든 프리랜서든 '적당히'는 없는 것 같다.



4.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글감이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다. 내 머리를 못 믿는 사람이라 개요만 써야지. 하고 노트북을 켠다. 개요를 쓰면 물 흐르듯 초고까지 쓰게 된다. 그러고 나면 대게 새벽 2시 정도가 된다. 잠이 달아났다. 그러면 다시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을 한다. 그러다 새벽 3시쯤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오전 10시 정도에 깬다.


하루를 버린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패턴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할 일이 없으니 안 지키게 된다. 어제도 글감이 생각나 새벽 3시 넘어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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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관성이 되면 그때부터 불만이 생긴다. 예전엔 그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지금은 일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알게 되었다. 가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빼고는 꽤 괜찮게 지내고 있다. 계속 일이 있는 게 제일 큰 이유다. 프리랜서가 된 뒤로 내일이 기다려진다. 지금은 좀 힘들어도 앞으로 더 나아지겠지. 하는 근거 없는 확신이 생겼다.

 

제목은 '프리랜서가 사는 법'이지만, 사실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 같다. 학교든 직장이든 시작할 땐 에너지가 넘친다. 이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 다시 회사에 들어가도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내일 또 마감이다. 마감이 끝난 뒤엔 이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딱딱한 복숭아를 먹을 예정이다. 이번 주 고생한 당신, 밖에 나가기 귀찮다면 예쁜 컵에 물을 따라 마셔 보자. 조금은 나아진 기분으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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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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