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출구, 우리에게 있습니까? [영화]

글 입력 2019.08.1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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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영화의 일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출구가 없는 듯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지난 7월 31일 개봉한 조정석, 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는 바로 이런 출구 없는 상황에서의 두 남녀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극 중 이용남(조정석 배우)은 가족의 아픈 손가락이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누나가 말하는 ‘영양가없는 동아리’인 산악부를 하며 백수로 하루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 산악부 활동 당시 친하게 지냈던 후배 정의주(임윤아 배우)가 부점장으로 일하는 컨벤션 홀에서 평화롭게 엄마의 칠순잔치를 하던 중, 느닷없이 닥친 가스테러는 이들 모두를 출구 없는 악몽으로 끌어들인다.


가스테러가 일어나고 곳곳에서 교통사고, 화재, 직접 노출 등으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여러 부류의 인간상이 나타난다. 혼자만 살겠다고 머리 쓰는 사람, 노약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 이도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 등.


그 중 용남과 의주는 두 번째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컨벤션 홀 옥상에서 용남의 가족 및 관계자를 모두 올려 보낸 후 두 사람의 숨 막히는 탈출 작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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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진감 넘치는 탈출 장면 속
임윤아 배우, 조정석 배우


탈출 작전에서 가장 주요하게 쓰인 것은 예상치 못하게도 그렇게 가족들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산악부에서의 경험’이다. 인공암벽 등반 하던 경험을 살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로프를 걸어 자유자재로 오가고, 때로는 벽을 타기도 한다.

관객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짜릿하고 스릴 있는 배우들의 탈출 액션 연기와 출구가 없어 보이는 상황 속 주인공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행하는 가슴 따뜻한 선행은 참 현실적으로, 공감이 되게 다가온다.


밑에서부터 위로 점점 올라오는 유독 가스의 특성 상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옮겨 다니던 의주와 용남은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음을 느낀다. 가스테러라는 출구 없는 악몽에서 어떻게든 실낱 같은 희망을 잡아보려 애썼지만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자 의주와 용남은 바닥에 주저 앉아 목놓아 울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 한 줄기 빛은 남아 있었다. 드론 카메라들이 몰려와서 의주와 용남의 행방을 모두 촬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의주와 용남은 마지막 행선지를 도시 구조물 중 가장 높은 타워크레인으로 정하고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한다. 드론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 타워크레인으로의 진입에 성공하고, 구조된 의주와 용남은 이후 만남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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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주야 내 손 잡고 올라와!



필자는 관람 후 영화 제목인 ‘엑시트(exit)’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우선 한국어로 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용남의 기존 상황, 노력해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백수 상황을 빗대어 첫 번째 출구 없는 상황이 표현된 듯 하다.


두 번째, 용남이 보는 용남의 가족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기껏 만져 놓은 가르마를 상의도 하지 않고 반대편으로 확 꺾어버리는 어머니, 칠순 장치 식 후 남은 소주란 소주는 다 가방에 끌어모아 가려는 욕심을 부리는 아버지, 마음대로 방에 들어와서 혀를 끌끌차는 누나 등..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여 있지만, 이 또한 용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출구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는 앞서 언급한 가스테러 상황이다. 가스테러는 아예 육로로의 대피를 원천 차단하는 특성이 있다. 물리적으로도 대피 통로가 막힌 것이다. 점점 시간에 쫓기며 대피를 하고, 어차피 대피한 곳도 언젠가는 가스가 잠식할 것이라는 불안함, 지급된 방독면을 써도 10분을 넘기지 못한다는 답답함 등은 ‘출구 없는 악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심플하다. 출구가 없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한 줄기 희망을 놓지 않고 뛰어보라는 것, 그러면 마침내 그 끝에는 생각지 못했던 ‘엑시트’(출구)가 있을 것이라는 것.


‘재난’에만 치우친 것도, ‘코미디’에만 치우친 것도 아닌, 두 분야를 맛깔나게 잘 버무린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희망이 희망이 없어보이거나 진퇴양난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당신이라면, 웰메이드 액션 코미디 영화 <엑시트>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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