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展

글 입력 2019.08.02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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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브라운의 행복극장展] 포스터_웹용최종.jpg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 제목에서부터 따뜻함이 물씬 풍긴다. 그러나 포스터의 그림에는 킹콩이 그려져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 제목의 따뜻함과 포스터의 강렬함. 두 개의 간극이 더욱 전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이 킹콩과 행복극장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으로 향했다.

 

전시의 입구부터 특별했다. 보통 딱딱한 정장 스타일의 유니폼을 입고 검표를 하는 다른 전시들과는 달리 동화 속 등장인물처럼 옷을 입고 서 있는 직원분이 계셨다. 마치 이 곳에 들어서면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전시장에 들어가는 순간 전시장은 극장으로 변해 있었다.


극장의 상영작들은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들이었고, 각 동화책에 따라 테마가 나뉘어져 있었다. 극장의 입구엔 앤서니 브라운의 인사말과 인터뷰영상이 상영되고 있었고, 극장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행복극장이 펼쳐졌다.



전시전경 (4).JPG

전시전경 (6).jpg
 

 

이번 전시에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원화만 전시되는 것이 아닌 영상, 대형 오브제, 조형물,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테마파크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동화책 원화를 주제로 하기에 주된 관람객은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었다.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기에 평소 정적인 전시만 관람했던 사람이라면 이번 전시가 조금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그랬으니 말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이야기하고, 한 번씩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전시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과연 이 전시를 제대로 관람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전시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앤서니의 말에 의하면 아이와 어른이 같이 동화책을 보면 어른들은 글을 읽고 넘기지만 아이들은 그림에 숨겨진 포인트 하나하나를 찾아낸다고 한다. 어른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부분들을 아이들은 발견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바로 이 전시의 재미있는 점이었다.


조용히 작품을 관람하고 있을 때면 양 옆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아이들은 그림 하나하나를 보며 이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내 설명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스토리를 만들어 갔다. 작은 입으로 풀어낸 이야기들은 엉뚱하지만 새롭고 귀엽기까지 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어쩌면 앤서니가 동화책을 계속 작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_My Dad_ 2000.jpg
 


앤서니의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My Dad(우리 아빠가 최고야)’였다. 앤서니 브라운은 자기 아버지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책인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어머니의 낡은 여행 가방 속에서 아버지의 가운을 발견하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버지를 추억해낸다.


책의 내용은 아들의 시점에서 아버지가 최고인 점을 나열한 식인데 그림책 속의 아빠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으며 아들은 아빠 자랑에 열중이다. 앤서니의 책에는 고릴라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 고릴라 자체에 자신의 아버지를 투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아버지를 향한 큰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I love my Dad. And you know what?

HE LOVES ME! (And he always will)

 


‘My Dad(우리 아빠가 최고야)’의 마지막 문장이다. 읽기만해도 뭉클해지는 문장이다. 앤서니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쭉 동화책을 읽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책도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고 가족과의 시간보다는 개인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된 시점에서 그의 작품을 읽고 부모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마지막 문장을 읽음으로써 울림이 있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나의 그림에 함축해서 그려 넣는 것을 좋아한다는 앤서니의 말처럼 그의 그림에는 굉장히 다양하고도 많은 소스들이 들어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꼼꼼히 보게 되고 전시를 다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숨겨진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 힘들거나 지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이 정적이고 조용한 전시를 주로 관람했던 사람에게는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展>은 조금은 낯설고 반갑지 않은 전시일 수도 있다. 특히나 8월까지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방학이 있기에 더욱 어린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을 찾는다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입에 걸려있을 것이다.


귀여운 그림들, 귀여운 대화들, 그리고 어린이 되어 읽어보는 동화책까지.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찾게 해주는 전시가 되리라 믿는다. 전시를 다 보고 전시장을 나오는 순간 포스터의 무서운 킹콩이 귀여워 보이는 마법에 빠지게 될 것이다.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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