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프린지 페스티벌과 '자유'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9

자유의 두 가지 의미
글 입력 2019.08.01 22: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0.



오는 8월 15일을 시작으로 8월 24일까지 총 10일간의 기간동안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9’가 진행된다. 주최측에 따르면 프린지 페스티벌이란 ‘본질부터 자유로운 축제’라고 말한다.


여기서 자유라는 것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까? 전통적인 자유에 대한 논의에 따르면 자유는 두 가지로 분류되고는 한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소극적으로 자유롭다라는 것은 보통 ‘~로부터의 자유’라는 말로 표현되며, 외부로부터의 강제나 방해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적극적 자유란 ‘~란 향한 자유’라는 말로 표현되고,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린지 페스티벌이 추구하고 있는 자유란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프린지 페스티벌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라는 것이 어떤 종류의 자유인지 규명해볼 것이다.



825bbd131192e846bd06ef1985dd1695_Es8D5jy3RgyH74yVN.jpg
 

 

1. 독립으로서의 자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프린지 페스티벌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먼저 프린지 페스티벌은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시작하였다. 1947년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 열렸을 때, 행사에 초청받지 못한 단체들이 행사 주변부에서 공연을 하기 시작한 것이 프린지 페스티벌의 유래이다. 한국에서는 1998년에 처음 개최되어 올해로 벌써 22번째 프린지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크게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주최측에서 준비하는 기획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작품의 심사나 선정 없이 다양한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자유참가프로그램이다. 이 두 프로그램의 아래에서 진행되는 문화예술들(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등)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란 ‘독립’이다. 그렇지만 무엇으로부터 ‘독립’인가? 바로 문화 예술이란 ‘무엇이다’라고 규정하고, 그 규정을 바탕으로 창작의 형식과 내용을 제한하는 단일한 중심적인 가치로부터의 독립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각 독립예술들이 독립하려고 하는 대상은 각기 다르다. 어떤 공연은 ‘팔리는 것’을 창작하도록 만드는 거대 자본의 가치로부터 독립을 추구하고, 또 어떤 공연들은 소위 ‘꼰대’라고 말해지는 기성세대적 가치로부터 예술의 독립을 추구하기도 한다. 심지어 몇몇 창작자들은 창작가에게 보통 기대되고는 하는 엄숙하고 진지한 예술가적 태도를 전면으로 거부하는 형식의 독립을 추구한다.


이런 독립의 의미에서 프린지 페스티벌은 자유롭다. 이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에게 그 어떤 조건도 요구하지 않는다. 기존의 예술을 규정해왔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공간을 실험하고 장르와 형식을 넘나드는 시도와 도전을 장려한다.



ARTREE_오즈의마법사.JPG
 

 

2. 적극적 의미의 자유 – 인식공간의 확장



그러나 프린지 페스티벌의 자유가 기성의 가치로부터의 자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존의 정형화된 예술의 틀을 거부함으로써, 새로운 가치체계를 창조하고 예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단순한 거부가 아니라, 적극적 의미의 자유가 추구되어야만 한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예술가들이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을 창작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우리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을 목표한다.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는 것에 대하여 상술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상황을 한 번 상상해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엄청나게 넓은 어두운 방 안에서 촛불 하나를 켰다. 촛불 주변은 무척이나 밝아 너무나도 환하게 우리에게 드러나지만, 촛불과 거리가 조금씩 멀어질수록 촛불의 빛이 점점 옅어진다. 촛불 10cm 앞의 공간이 촛불의 빛에 의해서 밝혀지는 것보다 촛불 10m 바깥의 공간이 덜 밝혀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게 조금씩 촛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갈수록 모든 대상은 더 흐릿하고 모호하게 보일 것이다.


우리의 인식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는 너무나도 명확하게 밝혀진다. 이는 정말 물리적인 거리의 의미에서도 참이지만, 관심의 측면에서도 사실이다. 우리의 관심이 뿌리깊이 박혀 있는 중심에서 모든 사물들과 대상들은 우리에게 또렷하게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이 닫지 않는 지점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마치 눈이 매우 나쁜 사람이 안경을 벗고 바라보듯이 사물들의 구체적인 모습이 지각되기보다는, 뭉뚱 그려진 덩어리로 보이는 것이다.


방 안의 촛불이 빛 근처의 일정한 공간을 환하게 비추지만 멀어질수록 어두워지는 것처럼, 우리의 지각과 인식도 관심의 중심에서는 모든 것을 환하고 명확하게 비추지만, 멀어질수록 흐릿하고 모호하게 비춘다. 이렇게 촛불이 그 빛이 닿는 공간을 구성하듯이, 우리의 관심은 우리의 지각이 닿을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 우리 인식은 관심의 중심에서는 가장 명확하다가, 관심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주변부로 갈수록 흐릿해지고, 충분히 멀어진다면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 이를 인식 공간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인식 공간은 중심부와 주변부를 가지고 있고, 이는 관심에 의해서 구성된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자유’라는 기치아래에서 우리 인식 공간의 어두운 부분들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의 우리의 관심들이 제대로 비추지 못했던 부분들을 밝히기 위해, 자유로운 상상과 도전, 시도와 기획이 가능한 공간을 예술가들에게 제공하고, 그들의 창작물이 관객들에 의해서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이 추구하는 자유라는 가치는 이렇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된다. 하지만 그 각각의 자유가 개별적인 영역의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측면의 자유가 서로 관계하면서, 기존의 가치들을 해체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인식 공간을 확장되고, 우리 시대에 예술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들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의 자유의 종합이 실제로 페스티벌에서 어떤 형식으로 드러나는지 살펴보는 것은 프리뷰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닐 것이다. 이 프리뷰에서 살펴본 이런 관점이 실제로 어떻게 실제 축제 현장에서는 드러날지 기대가 된다. 몇 가지 흥미로운 공연들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

<사람+환경=?> / 씨어터2순간



몸.jpg
 
 

[작품소개] - 어느 외딴 마을에 부부가 살고 있다. 부부에게는 아이들이 있다. 어느 날. 아내의 살찐 모습을 발견하는 남편. 아내는 임신했다고 고백을 한다. 외도를 해서 임신한 아내. 이들은 낙태 시도를 한다. 그러나 실패하고 아이를 낳는다. 남의 자식이 못 마땅한 남편. 아이때문에 삶이 불편해진 아내는 아이들을 놓아둔채 친정으로 간다. 그 사이 남편은 실수인척 아이를 ..... 살해한다. 아내를 찾아간 남편. 아내에게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과 다시 집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아티스트 소개] - 연기 공간 안에서 지금 이 순간에 배우의 몸이 현존하고 현존하는 다른 배우와 만나 소통하고 더 나아가 배우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지금 이 순간에 현존하는 존재와 존재가 만나, 가식 없이 소통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몸학(Somatic) 개념을 활용하여 다양하게 훈련하고 배우의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이 시대에 우리들의 생각들을 기존 작품의 재창작과 창작작업을 통해 작품에 투영하여 작업해 나가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출연진 & 제작진] - 출연진 : 황사무엘 (배우) 이은지 (배우) / 제작진 : 홍하영 (음향/진행) 권하진 (음향/진행) 김고은 (음향/진행) 이주연 (음향/진행) 이다은 (음향/진행) 황승현 (예술감독) 전병성 (연출)

 


**

성스런이야기/양새날(성아티스트)



th1_성스런이야기-상담.jpg
 
 

[작품 소개] - 1:1 대담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는 성스런이야기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주어진 50분 동안, 남들에게는 이야기 못했던 성, 연애, 사랑, 취향에 관하여 마음껏 털어놓으세요. 개개인의 성이 감추어야 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경험을 함으로써 아름다운 예술로 만들어갑니다.

 

[아티스트 소개] - 우리 모두의 성을 예술로 이야기 할때까지 활동하는 성아티스트. 대한민국의 성에 대한 정상성을 넓혀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젠더, 성, 섹슈얼리티는 꼭 숨겨야 하는 것일까요? 성스런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개개인이 향유하는 성이 예술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연진 & 제작진] - 출연진 : 양새날 (성아티스트) / 제작진 : 이성제 (운영스텝) 김보훈 (운영스텝)


 

***

고등탭퍼/에스메이커



고등탭퍼.jpg

 

[작품 소개] - 부모님의 뜻을 따라, 학교와 사회가 요구하는 목표대로 최선을 다해 마침내 S대학에 합격한 연우. 목표를 이루었지만 알 수 없는 공허함에 허덕이던 연우는 탭에 미쳐 살아가는 태완을 만나게 된다. 태완의 탭댄스 소리에 연우의 심장을 터질 듯이 두근 거린다. 탭댄스를 통해 꿈을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신나는 여행을 함께 해보자. (※ 8/17(토), 20(화), 24(토) 공연은 퍼커션과 탭댄스 소리. 즉흥 연주 중심의 탭댄스 버스킹 ‘저스트탭’으로 진행됩니다.)

      

[아티스트 소개] - 연극과 탭댄스(음악)을 조화시켜 소극장 및 거리공연을 하는 팀 입니다. 주요 경력으로는 2013년 스승의 날 기념 힐링 콘서트 (서울 예술의 전당), 여름 休 힐링 콘서트 (세종문화회관) 2014년 부산국제연극제 뮤지컬 사랑...탭하다, 서울 메트로 아티스트 6기 2019년 개판페스티벌 참가작 연극 Dancing all night(소극장 천공의성), 트레져스피커 참가작 연극 사내연애성공기(연우무대) 등이 있습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 SEOUL FRINGE FESTIVAL 2019 -


일자 : 2019.08.15 ~ 2019.08.24

프로그램 시간
평일 16:00 ~ 22:00
주말 15:00 ~ 22:00
(티켓부스 오픈: 평일 15시 / 공휴일, 주말 14시)

*
페스티벌 입장은 프로그램 시작
1시간 전부터 가능합니다.

장소 : 문화비축기지

티켓가격
1일권 30,000원

주최
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후원
마포구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비축기지

*
개인용 방석(의자)을 지참해오시면,
더욱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사전 예약이 필요한 공연이 있습니다.
당일 현장의 공연장소에서
공연 1시간 30분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니
예약 후 관람해주세요.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서울프린지네트워크는 민간 예술단체로 독립예술을 둘러싼 환경을 분석하고, 예술을 사회로 확산시킬 방법을 찾는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이다.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원하고, 예술가와 시민, 지역사회를 연결하여 예술 영역을 넓혀오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매년 여름 개최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다. 예술창작지원과 함께 문화기획 워크숍, 다목적 문화공간운영, 시민대상 프로그램 기획운영을 통해 문화, 사회, 생활에까지 맞닿아있는 보다 확장된 영역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기획하며, 건강한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영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