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독립적인 예술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 -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예술적 일탈을 상상하다! 예술아지트 : 프린지
글 입력 2019.07.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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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9가 8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지난 5년간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제가 열렸지만,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올해부터는 문화비축기지에서 새로운 프린지가 열린다. 연극, 무용, 음악, 다원, 시각, 거리예술을 비롯해 독립영화까지, 100팀, 1500명에 이르는 예술가들이 페스티벌의 일원이 된다. (*젠트리피케이션 :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해 기존의 상업 시설들이 자리를 옮기는 현상)


프린지 페스티벌 자체는 무려 1998년 ‘독립예술제’라는 이름으로 대학로, 홍대 일대에서 진행되었고, 2015년부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고 한다. 콘텐츠의 원래 제목인 ‘독립예술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프린지페스티벌은 메이저 공연보다는 다소 낯설고 일상적인 시선을 담은 축제다.


유명하지 않은 이들이 직접 예술가가 되어 축제를 이루는 하나의 부분이 되고, 그 덕분에 평범한 공간도 재해석되어 특별한 의미로 쓰이게 된다. 그렇게 보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떠나서라도 프린지페스티벌이 축제의 장소를 옮긴 것은 그 예술이 부여하는 정체성에 더 걸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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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사실 ‘독립’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자체만으로도 그것은 무척 낯설다. 독립영화란 것도 작년에 처음 관람해봤고, 독립출판 역시 최근에 글을 쓰게 되면서야 접할 수 있었다. 평범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상 특이하고, 뭔가 비주류적인 것에는 다가가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그리고 나 역시 대표적인 그런 사람이었기도 해서 아마 ‘독립’이란 단어가 붙은 문화예술에 더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예술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누군가는 충분히 지칠 수가 있다. 일상을 재구성해놓은 무언가를 재해석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하다. 하지만 수학이나 과학, 영양학, 그런 정해진 학문을 배우는 것과 다르게 전달하는 바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적인 행복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쉽게 생각해낼 수 없는 거라면, 누구도 다루지 않은, 다루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면 자신만의 것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아마 ‘독립’ 문화에 빠지는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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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크리에이터 시대에 부합하는 자율적 참여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9는 작품의 선별 없이 자유참가를 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사실 우리 일반인들이 아무리 많은 포부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외활동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을 실제로 하기 전 철저한 검열 때문이 아니던가.


그럴듯한 능력을 검증하는 서류와 대면 면접으로 많은 이들이 기회를 놓치고 만다. 또한 예술이라는 것을 일정한 점수로 수치화하기 굉장히 힘들어서, 어떤 허들을 놓아 예술가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자발성을 인정하는 것이 독립예술제를 만드는 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대중의 앞에 서는 것은 큰 우려가 있지만, 그 검열을 하는 이가 어떠한 권한이 있고, 직위가 있는가에 상관없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늘 옳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어서 차라리 아무에게도 규제를 가하지 않는 것이 정말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계속해서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트인사이트는 ‘문화는 소통이다’라는 모토로, 소통이 이루어지기 힘든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우리 에디터들은 아트인사이트의 자유로운 플랫폼 위에서 각자의 문화 예술을 창작해낸다.


언뜻 보기엔 그냥 하루의 일기라고 불러도 무관할 글을 써도, 그 글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고 읽어주는 사람들도 꽤 있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 다양한 글이 올라오고,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감이 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부담을 안겨주지 않는 그 자유란 것을 누리는 사람은 얼마나 복을 받은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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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넘어서 시간을 묶다



이번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다룰 주제가 흥미로운 것이 많아 소개하고자 한다. 홍대 앞 클럽이 쇠락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음악가들이 무대를 찾아가는 대신 스스로 무대를 만드는 것, 그것은 유튜브 시대와도 연관되어 있다. 작년 4월쯤 블로그를 하던 나에게 블로그 이웃이 VLOG는 하지 않으냐고 물어봤는데, 1인 미디어의 시대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는데 SNS와 거리가 멀었던 나는 여전히 그 시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1인 미디어의 시대라고 해도 모든 이가 자기만의 방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성격상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기보다는 그냥 내가 끌리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유명세와 SNS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예술가들, 크리에이터, 상업하는 분들에게 유튜브는 분명 좋은 판매 수완이 될 수 있다. 돈을 들이지 않고, 약간의 시간과 노력으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인간이 매개하며 살아가고 있는 공간을 넘어서, 다른 이들과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시대의 변화인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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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이슈 페미니즘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프린지 참가작 중 가장 많이 호명된 주제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를 ‘페미니즘’이다. 공적인 성차별뿐만 아니라, 가부장제의 연장선에서의 여성 억압을 다루는 레디컬 페미니즘, 소위 ‘데이트 폭력’이라고 칭하는 연애라는 사적 영역에서의 폭력, 기존의 남성 서사를 여성의 서사로 새롭게 읽는 작업, 다양한 생애주기 속의 여성의 목소리 등을 다룬다.


특히 남성 위주의 서사를 여성의 서사로 바꾸는 것이 가장 궁금한데, 예전에 ‘인형의 집’에서 마카롱을 먹는 노라를 가장 사치스러운 인간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상처받았기 때문이다. 마카롱은 밀가루가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는 아니었지만, 그보다 훨씬 비싼 디저트를 마음껏 사서 먹는 내가 그럼 사치스럽고 허영심 넘치는 인간이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한 끼, 두 끼 걱정해야 할만큼의 가난에서 벗어나 그만큼의 여유로운 돈이 있다면 충분히 자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돈을 벌지 않으면서, 남성의 돈을 이용해서 허영을 부리는 여자를 비판한 것이 그 시대의 책이라면 오늘날의 책은 과연 어떤 시선이어야 하는가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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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 곳곳의 장소적 맥락을 활용하다



그 외에 공동창작과 1인 창작이 강세를 이루고 있는 시대의 흐름, 문화비축기지로 프린지페스티벌의 장소가 변화면서 액자 형식에 머물렀던 공연에서 벗어나 공간 자체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여 만드는 플랫폼의 변화도 다룬다.


극단 파랑 곰의 대표에서 1인 창작자로 참여한 ‘박웅’은 실제 대기실에서 공연을 펼친다고 하는데, 그것도 무척 기대된다. 또, ‘창작집단 강패밀리’는 원테이블 레스토랑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실제 영업 중인 카페에서 공연을 펼쳐 장소적 맥락을 그대로 가져오고, ‘디탄츠’는 카페에서 벌어지는 대화 속 소문에 대해 다루기 위해 특정한 공간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 외에 많은 사례도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 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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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9는 ‘예술적 일탈을 상상하다! 예술아지트 : 프린지’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그 장소의 특징과 자유롭고 제약 없는 예술인들이 만들어놓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 SEOUL FRINGE FESTIVAL 2019 -


일자 : 2019.08.15 ~ 2019.08.24

프로그램 시간
평일 16:00 ~ 22:00
주말 15:00 ~ 22:00
(티켓부스 오픈: 평일 15시 / 공휴일, 주말 14시)

*
페스티벌 입장은 프로그램 시작
1시간 전부터 가능합니다.

장소 : 문화비축기지

티켓가격
1일권 30,000원

주최
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후원
마포구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비축기지

*
개인용 방석(의자)을 지참해오시면,
더욱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사전 예약이 필요한 공연이 있습니다.
당일 현장의 공연장소에서
공연 1시간 30분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니
예약 후 관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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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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