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튜닝의 끝은 순정? [영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시리즈, 그 방향성은 어디에 있을까
글 입력 2019.07.1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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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의 끝은 순정’, 자동차를 아무리 화려하게 튜닝해도 결국 그리워지는 것은 본래의 모습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과한 튜닝은 때때로 들인 돈이 아까워질 정도로 자동차를 조잡해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부품과 장식을 더하는 것은 쉽지만 갓 출시되었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배로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나 원조를 따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나는 디즈니 실사화 영화들을 감상하면서 이 문장을 떠올렸다.


디즈니는 최근 들어 특히 과거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영화의 실사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최근 개봉한 <알라딘>은 크게 흥행하며 국내에서만 천만 관객수를 달성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디즈니의 르네상스의 주역 <라이온 킹> 또한 <알라딘>만큼 흥행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며 영화 7월 17일 영화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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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원작에 충실했던 실사 영화였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그래서 원작을 여러 차례 감상했었던 나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는 영화였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연의 웅장함과 생생함은 느낄 수 있었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다. 평론가와 관객들이 이 영화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이유도 대부분 원작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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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고수하는 태도가 영화에 대한 혹평과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후년에 개봉 예정인 <인어공주> 실사 영화의 캐스팅 논란이 떠올랐다. 이를 문제 삼는 사람들은 주인공 역할에 캐스팅된 배우 할리 베일리가 흑인이라는 점, 그의 외모가 원작의 캐릭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비판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은 원작과 완전히 일치하는 외모의 배우를 원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 속 모습 그대로의 배우들을 캐스팅한다면, 줄거리 또한 원작을 따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는 <라이온 킹> 실사 영화처럼 비판 받기 십상이다. 아직 영화의 줄거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영화의 완성도 또한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디즈니의 실사 영화들이 호평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원작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큰 성공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영화들을 봤음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뛰어넘기란 매우 어렵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실제 배우로 바뀐 것만 제외하고 모든 것이 똑같은 실사 영화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리고 디즈니가 팬들의 예상을 빗나간 캐스팅을 시도한 만큼, ‘재탕’이 아닌 ‘재창조’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줄거리의 <인어공주>를 고대하고 있다.


*


순정을 추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과거로 돌아가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세상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태도는 제자리걸음에 그치기도 한다. 디즈니가 과연 사람들의 혹평이 무색해질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유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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