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놀라운 반전이 담긴 뮤직 비디오 3선 [음악]

반전이 주는 여운, 나는 아직도 추억하고 있다.
글 입력 2019.07.0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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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음악만큼이나 중요해진 것이 바로 ‘뮤직 비디오(Music Video)’이다(흔히 줄여서 ‘뮤비’라고 일컫는 것으로 이 글 본문에서도 ‘뮤비’라고 칭한다). 현재 점점 넓은 팬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케이팝 시장도 높은 퀄리티의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기 위해 거금을 투자하기도 하고, 유명인을 캐스팅 하는 등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여러 전략을 고안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의 동향은 뮤직 비디오의 ‘스토리’보다는 ‘시각적 즐거움’에 집중하는 추세이다. 이는 어쩌면 글로벌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현대에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른다. 스토리가 있는 뮤비는 해당 문화권을 벗어나면서 제대로 이해되지 못할 수도 있고, 일반적으로 노래의 ‘가사’에 맞춰 스토리를 만들기 때문에 타언어의 가사로 지어진 뮤비일 경우 감동을 온전히 전달받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다채로운 색감과 역동적인 구성 등의 시각적인 연출은 비교적 보편적으로 향유될 수 있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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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배우 이병헌이
등장하는 '싸이 - I Luv It' 뮤비
: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배경의
'아리아나 그란데 - No Tears Left To Cry' 뮤비



그러나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뮤비가 유튜브를 점철하고 있는 와중에도, 꾸준히 사람들을 방문케 하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뮤직비디오들이 있다. 내가 고른 노래 세 곡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의 발라드에 가까우며, 뮤직비디오와 함께 감상했을 때 더 깊은 여운이 남는 것들이다. 특히, 이 세 뮤비의 공통점은 어떠한 ‘반전’이 심어져 있다는 점이다. 각 뮤비 밑에는 간략한 설명이 달릴 것인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뮤비 바로 밑에는 가사를 인용한다. 그러니 스크롤을 내리기 전에 뮤비를 먼저 감상할 것을 권장한다.

 


<슬픈 반전>
아티스트: Coldplay(콜드플레이)/노래: The Scientist




Nobody said it was easy,
누구도 쉽다고 말한 적 없어요


Oh It's such a shame for us to part.
오, 우리가 헤어진 건 아쉬운 일이죠


Nobody said it was easy,
누구도 쉽다고 말한 적 없지만,


No one ever said it would be this hard.
그 누구도 이렇게 힘들거라곤 말 안했어요


Oh take me back to the start.
오, 부디 나를 처음으로 데려가 줘요



뮤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The Scientist’의 뮤비는 '역순 구성(Reverse)'으로 만들어졌다. 멍하니 누워 있던 남자가 일어나 자신이 지나왔던 시간을 거꾸로 걷는다. 그가 도착한 곳에는 한 여인이 잔디 밭에 누워있다. 알고 보니 그녀는 그의 연인이었고, 차 사고로 인해 여자는 죽고 남자만 살아남은 것이었다. 이는 대체 뮤비가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던 뮤비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반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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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튕겨져 나오기 전 그들이 함께 차를 타고 있었던 시점으로 돌아가면서 여자는 겉옷을 벗고 안전벨트를 채운다. 즉, 실제로는 그것이 거꾸로 된 것이니 여자는 겉옷을 입기 위해 안전벨트를 풀은 것이다. 그 찰나의 순간이 그녀를 죽음까지 몰고 가버리고 말았다. 노래의 가사는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이야기의 상심한 주인공처럼 애절한 외침을 담고 있다. "처음으로 되돌려달라"라고 말이다.


여담으로, 뮤비가 역재생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입모양이 가사와 맞아 떨어지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는 뮤비의 주인공이자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노래를 역재생한 것을 연습해서 뮤비를 찍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모로 많은 정성이 느껴지는 뮤비이다.




<감동적인 반전>

아티스트: Bon Jovi(본조비)/노래: All About Lovin' You





Everytime I look at you
당신을 바라볼 때 마다


baby, I see something new
그대여, 난 항상 새로운 것을 봅니다


That takes me higher than before
날 이전보다 높은 곳으로 이끌어주고


and makes me want you more
당신을 더 원하게 만들죠



노래 가사는 여타 흔한 사랑 노래들과 다름 없이 들린다. 낭만적이고 절절한 사랑 노래 말이다. 그러나 이런 가사가 밴드의 허스키하면서도 애절한 보컬, 그리고 커다란 반전이 숨겨진 뮤비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세상에, 그 높은 빌딩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사랑한단 말야? 프로포즈에 목숨을 걸만큼 사랑이 깊단 말인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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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내린 남자, 그걸 바라보는 여자, 노래를 부르는 밴드, 남녀의 과거 회상, 네 장면이 계속해서 교차하는 구성도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남녀의 과거 장면 중에 마치 남자가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을 통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남자의 투신 행위가 ‘속죄’를 위한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참고로 과거 회상 장면은 이 노래가 포함된 앨범의 다른 수록곡인 ‘Misunderstood’의 뮤비 내용이다. 일종의 시리즈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밴드가 노래하던 장소가 남자가 뛰어내린 빌딩 안이라는 것도 반전 포인트다. 마치 밴드는 이 모든 상황을 관망하는 위치에 놓여져 있는 듯하다. 노래가 끝나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 것도 밴드의 포지션을 의심하게 만든다. 혹시 이 사람들이 이벤트를 주최한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참고로 이 본조비라는 밴드는 필자가 굉장히 좋아했던 밴드이고, 지금도 그들의 음악을 종종 듣고 있다. 80년대 중반에 전성기를 지냈던 오래된 밴드이기에 필자가 이 가수를 알고 있는 것도 사실 신기할 따름인데, 그만큼 세대를 불문하고 어필하는 매력을 지닌 원로 가수이다―한국으로 비유하자면 ‘조용필’정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국민밴드이다―오죽하면 2017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 홈커밍>에서도 언급될까(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후에 이 밴드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시간도 가져볼 생각이다.




<화나는 반전>

아티스트: Beyonce(비욘세)/노래: If I Were A Boy





If I were a boy
만약 내가 남자라면


I think I could understand
난 이해할 수 있을 거야


How it feels to love a girl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I swear I’d be a better man
맹세코 난 더 좋은 남자가 될 수 있어



제목에서부터 전체적인 가사에 "If I were a boy"라는 가정이 나타나있다. 가사의 화자 자신이 "내가 만약 남자라면"이라고 하며 여러 상황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위의 인용은 노래의 코러스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여기서는 자신이 남자일 경우 ‘더 좋은 남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가사의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그것과 반대되는 내용도 존재한다. 애인이 있음에도 다른 여자들을 쫓아가겠다거나, 전화기가 고장났다고 거짓말 하며 잠수를 타겠다거나 하는 등 쓰레기적인 행태를 보이고 말겠다는 황당한 얘기가 나타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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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당한 얘기는 뮤비를 보면서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뮤비의 초중반 부분에는 뮤비의 여주인공인 비욘세가 자꾸만 직장 동료와 노닥거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비욘세의 애인인 남자는 집적거리는 동료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데 반해 비욘세는 경찰 동료와 계속해서 묘한 기류를 만들어낸다. 결국 그것이 남자에게 목격되고 만 비욘세는 집에 가서 도리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노래가 끊기고 나오는 말다툼 장면의 대사는 대략 이런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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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질투해? 내가 그 사람이랑 자기라도 했어?”


그러자 남친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What?”이라고 대꾸한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다음 장면에서 비욘세가 남자와 똑같이 “What?”이라고 반문한다. 황망한 표정을 짓고 있던 남자는 어느새 조소를 짓고 있는 표정으로 바뀌어있다. 그리고 그는 비욘세에게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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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질투해? 내가 그 사람이랑 자기라도 했어?”


그것을 기점으로 뮤비의 내용이 완전히 반전된다. 알고 보니 바람을 피운 당사자는 ‘남자’였던 것이다. 각자 본래의 역할로 돌아온 뮤비에서 남자는 경찰차를 탑승하여 여자 동료와 유쾌한 웃음을 나눈다. 즉, 뮤비는 초중반부에서는 여자가 남자로 등장함으로써 "내가 남자였으면 이렇게 한 여자만을 사랑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진실이 밝혀지고 남자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 후반부에서는 "하지만, 역시 너는 그냥 남자에 불과하구나"라는 여자의 절망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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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뮤직비디오 해석글’이 뜨듯이, 현재의 뮤직비디오가 비주얼 측면으로만 탁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석’의 대상이 되는 것이 스토리 전반이기 보다는 ‘상징의 의미’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수 누구가 어떤 뮤비에서 귀를 막고 있는 이유’, ‘반복돼서 등장하는 oo의 정체’와 같이 특정 사물이나 동작이 어떤 상징성을 지녔는지를 추론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반전 스토리가 있는 뮤직비디오를 해석할 때 추론 대상이 되는 ‘복선’과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하는 것이다.


차이를 쉽게 인식하기 위해 이것들을 예능 프로그램에 비유해 보자면, ‘상징이 담긴 뮤직비디오’는 '퀴즈쇼'에 가깝다. 정답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과정이며, 맞추면 그 지식을 습득하게 되거나,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잊히게 된다. 콜롬비아의 수도가 어디인지 퀴즈를 통해 알게 되어도 또다시 망각하게 되듯이, ‘상징’은 우리가 반복하여 동일한 것을 접하지 않으면 자발적으로 떠올리기가 힘들다.


이에 반해 ‘반전이 담긴 뮤직비디오’는 몰래카메라(촬영 범죄가 아닌 'Prank video’의 의미) 프로그램과 같다. 몰래카메라에 당하는 사람은 그것을 눈치 챌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것이 뮤비에 드러나는 ‘복선’과도 같다. 눈치 채지 못한 사람은 마지막에 달해서야 자신이 짜여진 각본에 속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진짜 현실'을 마주함으로써 ‘충격’과 ‘놀라움’을 선사받는다. 이를 경험한 사람은 지인들에게 무용담처럼 얘기하고 다닐 수도 있고, 그들의 머릿속에 즐거운 추억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크다.


‘반전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고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도 이것과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견고한 각본 속에서 탄생한 이런 뮤직 비디오들은 우리에게 장기적인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린 세 편의 뮤직비디오가 부디 필자가 느낀것만큼이나 큰 즐거움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추억처럼 기억속에 남기를.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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