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결국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 "그때, 변홍례"

아르코예술극장, 2019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글 입력 2019.07.0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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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무서운 연극



이 연극 포스터를 보고 무섭지 않았을 사람이 있었을까? 왠지 모르게 도끼처럼 보이는 조명등과, 주변에 처참하게 튄 핏자국. 그리고 '욕망을 향해 기어올라가는 자들의 수직낙하쇼!'라는 문구까지...


솔직히 연극이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왠지 연극<하거도>를 보러 갔을 때의 어리둥절한 내 모습이 회상되어서 보러 가기가 좀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진행하는 예술성 높은 연극을 놓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함익>을 봤을 때처럼 또 생각보다 쉽고 재밌을 수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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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그 때, 변홍례



<그때, 변홍례>는 1931년 부산 초량동의 일본인 집에서 일하던 조선인 하녀 변홍례가 희생된 사건을 다룬다. 변홍례의 죽음과 관련한 신문기사는 '치정 소설'과 같은 사건으로 게재되었고, 사건은 시간이 흐르자 묻혀버렸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증거는 없다. 범인은 있는데, 범인은 없다. 극단 하땅세는 이러한 변홍례 사건을 그들만의 해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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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안의 욕망을 기본적으로 부끄러운 것으로 여겼고, 주의와 절제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다. 어찌 보면 욕망이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변 눈치를 보았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눈치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욕망을 자신 있게 드러내고, 그 욕망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 사람은 승자가 되었으며, 승자를 부러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칭한 이러한 양아치 같은 세상도 결국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이다. 극단 하땅세는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그 누구도 변홍례의 죽음에 창피해하고 죄스러워하지 않는 것. 뻔뻔하고 비도덕적인 우리들. '일제시대'라는 배경만 있을 뿐, 결국엔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이라는 것.


그 시절, 변홍례를 다뤘던 신문기사, 언론, 법정 기록 등은 자신들의 직업의식이나 어떠한 이유로 사실 그대로 전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시대의 변홍례를 지금의 변홍례로 끌어왔을 때, 그때와 다르게, 얼마나 진실하게 접근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변홍례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가? 진심 어린 위로를 해줄 수 있는가? 그 시절 변홍례를 다독일 수 있고, 그 시절 철도회사 사장을 나쁜 놈이라고 할 수 있는가. 연극<그때, 변홍례>는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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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연극에 대한 기대



프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읽어보면서, 연극 안에 정말 많은 내용이 담겨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의 내용이 단번에 짐작되어 유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하게 변홍례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인간의 욕망과 집착, 우리가 외면해왔던 진실 등을 가감 없이 풀어낼 것이라 생각된다.


조금은 벅찰 수 있는 내용의 연극이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기대가 되는 연극이다.



시놉시스


때는 1931년 7월 31일 오전 세시 경 부산 초량철도대교 집 하녀 침실. 변홍례가 잠든 방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무엇을 하려고 처녀가 잠든 방의 문을 열었는가? 그것은 마리아의 방문을 연 자만 알 것이다.

 

경찰은 증거 하나 없는 이 사건을 '괴이하다.' 생각했다. 직접적 사망 사인은 질식사. 질식사 외에도 가슴과 입술에 물린 자국이 선명했고 복부에 석 차례 뾰족한 무언가에 찔린 자상이..


근데 도대체 과연 누가 죽였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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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변홍례
- 2019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


일자 : 2019.07.13 ~ 07.21

시간
평일 20시
토 15시, 19시
일 15시
월 쉼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하땅세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8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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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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