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1) 달랑 한 줄 [연극,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글 입력 2019.06.2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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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한 줄
- 연대를 상상하라!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 -


포스터.jpg



불편한 한 줄을 바꾸기 위한
네 여자의 '사소한' 투쟁






<시놉시스>


연실은 남편과 싸우고 집을 나온 뒤, 두 딸과 함께 친구인 명희의 집에서 지낸다. 명희의 번역 일을 도와주면서 함께 살고는 있지만, 까다로운 명희와 사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연실에게 제일 어려운 것은 사고뭉치인 막내딸 현주를 통제하는 것이다. 연실이 '여자가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며 현주를 다그치는데, 이를 말리던 맏딸 은주가 울컥 화를 낸다. 평소 착한 딸이었던 은주의 행동에 연실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한편, 명희는 '책에 나오는 표현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번역을 중단한다. 출판사에 수정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계약을 파기 당하고 만다. 이것을 알게 된 현주는 '문장을 바꾸자!'며 의지를 불태우고, 명희도 이에 동조한다. 반면 연실과 은주는 망설이기만 하는데.

남편의 미운 말 한 마디가 싫은 여자, 불평등한 교칙 한 줄에 반기를 드는 여자, 상사의 불쾌한 농담 한마디를 꾹꾹 참는 여자, 책 속의 문장 한 줄을 바꾸려는 여자. 네 여자가 바꾸고 싶었던 '달랑' 한 줄.





<기획 노트>


<달랑 한 줄>은 제목 그대로 달랑 한 줄에 대한 이야기다. 나이도, 직업도, 가치관도 다 다른 네 명의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건 고작 달랑 한 줄이다. 이 한 줄을 맞닥뜨리는 순간 누군가는 모른 척 넘어가고, 누군가는 제 손으로 뜯어 고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몇 년 전 더 이상은 외면하지 않겠다 외치고 투쟁했던 우리와 같은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
연대(年代 Chronicle)로도
연대(連帶 Solidarity)로도 읽히는 것

글 - 장지영 (페미니즘 연극제 드라마터그)


시간, 공간으로 이루어진 가로 세로의 축을 그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나는 어디쯤에 찍혀있는 점일까? 좌표평면에 하나의 점으로 자리하는 우리는 다른 사람과 동떨어져 혼자 존재하는 듯 보인다. 무질서하게 널리 퍼져있는 그 점들을, 하지만 하나의 선으로 잇는 것은 가능하다.

삶의 조건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유동적이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엇보다도 깨지기 쉽다. 발 딛고 서있는 바닥이 꺼지는 경험은 모두에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라도 발생할 수 있다. 누군가를 포함하고 누군가를 배제하는 선긋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라면, 어떤 순간 선 밖으로 밀려나는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일은 미리 예상할 수가 없다. 사회의 지배적 서클에 포함되어 있을 때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상상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밖에'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면, 그 '밖에'있는 것이 내가 아니라는 장담은 불가능하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다른 사람의 손을 잡는 일이다. 포함과 배제의 선이 아닌, 하나의 구호 아래 정렬하는 일직선이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사람에게로 선을 긋는 일. 연대는 그런 선긋기를 해 보는 일이다. 페미니즘이 하고 있는 일도 다름 아니다. '남성'으로 상정되는 지배적 위치 '밖'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것이 페미니즘이라면, 페미니즘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연대'일 수밖에 없다. 배제하는 선이 늘상 저 앞에 있었고, 그 밖에 밀려나 혼자 서 있는 것 같았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 페미니즘이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페미니즘이라는 도구로 우리 사이의 선 긋기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밖으로, 더 이상 안도 밖도 없도록 연결하는 일. 배척하는 선긋기가 아닌 연결하는 선긋기를 상상해보는 일이 연대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혼자서 싸울 수 없는 거대한 무엇과 직면해 있을 때,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내가 점이 아니라 선위에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함께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으니까. 선을 따라서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갈 수 있으니까.





달랑 한 줄
- 연대를 상상하라!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 -


일자 : 2019.07.18 ~ 07.21

시간
목, 금 20시
토 15시, 19시
일 15시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페미씨어터

주관
플레이포라이프

제작
극단문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70분





페미씨어터


페미씨어터는 '페미니즘 연극제 운영'과 '페미니즘 연극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페미니즘 이슈가 사회를 휩쓸면서 페미니즘이 '여성우월주의'라거나 '남혐'이라는 등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도 늘고 있다. 그러나 페미씨어터가 바라보는 페미니즘의 목표는 궁극적인 성평등이다. 젠더 위계의 하위에 여성이 위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회분위기를 바꾸고, 존재조차 지워졌던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것이다. 페미씨어터는 그동안 획일화 되어있던 여성캐릭터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더 많은 성소수자 캐릭터를 연극에 등장시키고자 한다.





[포스터]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jpg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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