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열정으로 만든 초현실 작품. 에릭 요한슨 사진전

글 입력 2019.06.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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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전시가 오픈한 첫 주 주말에 전시를 보러 갔다.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오픈 시간 30분 전에 맞춰 갔음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티켓을 받았다. 일찍 오지 않았다면 더 오래 기다렸을 것 같다. 실제로 같이 간 친구가 티켓 예매에 문제가 있어서 현장 발권으로 다시 줄을 서서 받았는데 그거 때문에 들어올 때 번호표를 받고 들어올 정도니 에릭 요한슨 전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 같다.

에릭 요한슨은 전시는 다른 전시들처럼 배경지식을 요하거나 어렵거나 하는 전시가 아니다. 실제로도 캡션에 제목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작가가 말하길 자신의 작품은 그냥 시각적으로만 보아도 이해가 가능하니 굳이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작가의 말처럼 실제 작품들을 보면 제목만 보아도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에 작은 설명이 있을까 싶어서 구매해서 들어보았지만 전시장에 적힌 캡션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이나 사진 등 여러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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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갑자기 문득 초현실주의는 왜 생겨난 거지? 하는 의문이 들어 찾아보다가 알게 된 것으로 초현실주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 영향을 받아 무의식이나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것으로 기욤 아폴리네르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앙드레 브르통에 의해 명확하게 형태가 갖추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 초현실주의가 널리 퍼지게 된 이유는 바로 제1차 세계대전으로 보는데 전쟁으로 인해 이성을 버리고 비이성적인 것을 추구하던 것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전혀 상관없는 것을 이 모여 새로운 형태를 추구해내면서 여러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탄생하게 된다.


마그리트, 달리나 에셔 등 여러 초현실주의 작가의 영향을 받은 에릭 요한슨은 후대에 사진 기술과 연출, 그리고 포토샵을 이용한 후보정을 통해 새로운 자신만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과거의 작가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나만의 작품을 탄생 시키는 그의 모습에 나 또한 영감을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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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이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포토샵이다. 개인적으로 포토샵을 조금 다루어 보았기 때문에 에릭 요한슨이 포토샵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 느껴 볼 수 있다. 레이어를 150개 이상을 쌓아서 만든다고 하고 또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고 치밀하게 소품과 연출을 계산해서 빛의 각도와 방향까지 생각해서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들을 통해 후보정을 하고 나서 완성되는 작품이 바로 우리가 보는 사진 작품들인데 하나를 만들 때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개월 이상이 걸린 고 하니 그만큼 작품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었는가에 대해 알 수 있다. 작품을 만드는 영상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영상을 만드는 과정을 본다면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서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그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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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전시의 특별한 점이라 함은 아마도 중간중간에 포토존이나 오브제를 이용한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닐까 한다. 사진 속에 있는 장면을 눈으로만 겪는 게 아닌 내가 그 작품에 들어가 있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사진 자체가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나기 때문에 내가 새로운 세상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포토존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하늘이 있고 깨진 거울이 있고 그런 부분이 지루한 전시장에 재미를 주는 요소가 아니었을까 한다. 이번 전시에 전시를 잘 가지 않는 친구들을 몇 명 데리고 갔었고  에릭 요한슨이라는 작가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도 전시를 만족스럽게 구경한 것을 보아 초보자들이 가도 좋은 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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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다 보고 나서는 아트숍이 나오는데 필자는  아트숍 상품을 잘 구매하지 않는 편인데 이 에릭 요한슨 작품은 뭔가 작품을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사진 자체에서 주는 신비로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현실인 것 같으면서 현실이 아닌 공간이 주는 오묘함이 좋았던 전시다. 요즘 들어서 나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성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노력해 보지만 답을 알 수 없으니 현실에 벽에 의해 점차 열정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조급함과 잘해야 하는 압박감 때문인지 몰라도 이 힘든 순간 우연히 이 전시를 보니까 작가의 열정을 느껴보면서 나에게도 자극이 오는 그런 전시였다. 환상 같은 현실을 담은 작품들. 나도 현실 말고 때론 환상을 꿈꿔보아도 좋을 것 같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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