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약용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금이 실천되어야 할 때 - "목민심서" [도서]

글 입력 2019.06.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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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목민심서’는 조선 후기 정조 시대 당시 정약용이 목민관으로 지냈던 경험과 유배시절 보게 된 현실적인 백성들의 궁핍하고 혼란한 삶을 바탕으로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과 그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또한 목민관에게 도덕 못지않게 정책 수행 능력을 중요한 자질로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 책을 통해 공직자와 일반적인 농민들도 목민심서의 의미를 생각하며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정약용의 약자를 위한 배려, 가치관등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목민심서 속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개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목민심서에서 배운 개념을 통해 더 나아가 현 사회의 상층계급의 자발적인 도덕적 의무 수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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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 백성을 기른다.


제목에서도 목민관이 백성을 기른다는, 다스린다는 개념이 등장한다. 나는 정약용이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이 가져야 할 도덕적 의무에 대해 우리 역사 통틀어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사회적인 부, 권력, 명성을 가진 상층에게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이다. 나는 목민심서에서 이 단어가 언급되진 않았지만 다산 정약용은 이 책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개념을 실제 목민관, 상층계급들에게 설명해주려 했다고 생각한다.


수령이 먼저 자신의 행동을 닦고 스스로를 규율하라.



수령이 어떻게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 ‘이전 6조’에서는 수령이 먼저 자신의 행동을 닦고 스스로를 규율하라고 조언한다. 높은 직급과 권력을 가진 만큼 뇌물을 받지 않고 청렴히 마을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재를 추천하는 것도 수령이 해야 할 임무 중 하나인데 이를 보면 국가에서도 수령 개개인의 도덕성을 중시한 것을 알 수 있다. 수령의 도덕성에 따라 추천되는 사람이 인재가 될 만한 인성과 성품을 가지고 있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을 구제해야하고, 극빈한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아이를 돌봐야 하고, 재난에 빠진 백성들을 도와주고 구해야 한다.



백성을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애민 6조’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구제해야하고, 극빈한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아이를 돌봐야 하고, 재난에 빠진 백성들을 도와주고 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여기 나온 의무사항을 수령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를 지니고 있는 상층계급에 위치한 모든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령은 현 사회에서 일종의 공무원인데 이들만으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백성들을 모두 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가 주도적으로 지원을 하는 동시에 경제적 부를 가지고 있는 지주들도 이러한 일에 적극적 동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이 백성들을 구휼할 곡식을 내놓거나 나누어줘야 한다.



백성들의 생활 속 고통을 덜어줄 대안을 제시한 ‘진황 6조’에서 다산은 부자들이 백성들을 구휼할 곡식을 내놓거나 나누어주도록 하는 것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나는 이 대목을 읽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개념이 우리 한국 역사 속에서도 있었음을 깨달았다. 비록 목민심서 속 조언으로 제안된 것이지만, 혼란스런 사회 속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에서 목민심서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목민'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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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속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과거에도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집단이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그 사회 속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음을 깨달았다. 일제강점기에서도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이 있다.

현재 시가 약 600억원대 자산을 소유하고 있던 이회영 선생은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땅을 처분하고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하셨다. 그 덕분에 국외 항일 운동에 활기를 띄게 되었고 독립군은 더욱 열정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었다.

현대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회지도층이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 정신적 의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위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기업가, 재벌 등이 그에 속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전재산 99%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한 소식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 실천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 경기 침체, 경제적 양극화 심화, 민주국가로서의 자질 상실 등 현 한국의 문제와 다양한 국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이 한국에는 물론 전 세계에서 나타나야 한다. 마크 주커버그도 사익을 위한 기업의 최고경영자이지만 자신의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실천했다.

독점을 하며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사익만을 위한 고위 정치인, 법조인, 재벌 등이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발휘해야할 것이다. 타락할 대로 타락하고 부패한 조선사회에서 정약용이 세상을 바꿀 방법으로 제시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끊임없는 악재를 겪고 있는 현 대한민국사회와 국제사회에서도 진정으로 실천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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