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안의 상상력을 일깨우다, 에릭 요한슨 사진展

글 입력 2019.06.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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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사진展
Impossible in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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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라고 부르기엔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은 그만큼 편하게 와닿았다.

상상의 세계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물, 풍경을 비틀어 본 작품이었다. 익숙한 풍경에서 딱 한 포인트만 달리 보았을 뿐인데 이렇게 다른 세상이 펼쳐지다니. 그 생경함이 낯설면서도 즐거웠다.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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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의 작품은 직접 촬영한 실물 사진을 바탕으로 포토샵 작업을 한 것이다. 그런데 억지로 사실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물론 작품은 진짜처럼 세심하고 감쪽같지만, 명도나 색감 등 작품의 톤 자체가 "이건 판타지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어쩐지 트릭아트 뮤지엄에 온 것 같기도 했고,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거기서 느껴지는 묘한, 꿈 같은 느낌이 있었다. 작품 덕에 전시장 자체가 비일상적인 공간이 됐다.

몇몇 작품 사진을 미리 보았을 때 조금 뻔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눈이 화사해질 정도로 환상적인 작품부터 섬뜩한 느낌이 드는 작품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아이디어도 아이디어지만, '디테일'에 있는 것 같다.

아무도 보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을 이토록 세밀하게 나타냈을 때, 신선함과 설득력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섬세히 표현해낸 세계는 늘 어딘가에 부닥쳐 멈추고 말았던 나의 상상을 생생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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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작품만큼이나, 혹은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시장 곳곳에 있는 작업기 영상이었다. 에릭은 자신의 상상을 먼저 스케치로 그리고 작품을 구상한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실물 사진을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통해 연출하여 찍는다.

원하는 실물 사진을 얻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포토샵 합성 작업을 하는데, 정교한 표현을 위해 120여개의 레이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기나긴 과정을 타임랩스로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단순한 조작 사진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 그리고 고된 노동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걸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낙서하듯 그린 스케치가 전시장에 걸려 있는 작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니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창의성이라는 게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꿈 속에서 언뜻 본 이미지를 스케치하고, 사진을 찍어서 현실로 만들어보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거기에 파고들기 시작하면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세계가 완성되는 것이다. 영상은 이 전시장의 작품이 한 순간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줬고, 그렇기에 "여러분도 작은 상상에서 멈추지 말고 하나씩 이야기를 쌓아가보라"고 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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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만난 이 문구처럼, 이번 전시의 목적은 '작가의 대단함'을 뽐내는 게 아니라 관람객들이 자신만의 상상력에 귀기울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시를 통해 상상의 즐거움을 만끽했다면, 이제 내가 직접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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