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화 '알라딘'을 드디어 보다

글 입력 2019.06.0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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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번 시험기간에 보고 싶은, 볼만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영화를 찾게 되는데 스트레스가 최대치에 달하는 학교 시험기간에 신작 영화의 유혹을 떨쳐내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는 것처럼, 이번에도 시험공부를 한답시고 집을 나섰다가 영화관부터 먼저 들렀다. 그리고 결국 현재 입소문을 타고 상영관이 급하게 늘어나고 있는 화제의 영화 알라딘을 봐 버렸다.



영화 알라딘 스틸컷 1.jpg
 

사실 어렸을 때, 비디오를 빌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죽어라고 돌려본 나를 포함한 내 또래들은 알라딘의 노래, 캐릭터를 모를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알라딘을 포함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성인들에게 바치는 헌정 영화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렇기에 알라딘의 -작품성 또한 나쁘지는 않지만-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알라딘의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다는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얼마나 디테일하고 화려하게 연출되었는지, 특히 OST와 함께 흘러나오는 기존 명장면들에 대한 연출 방식에 집중하면서 보았고 덧붙여 현시대 흐름에 맞는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각색에 있어서 인상 깊게 보았다.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시작하는 영화 알라딘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볼거리가 풍부했고 눈과 귀가 화려한 실사화 영화였다. 사실 개봉 전, 알라딘의 실사화 제작이 결정되면서 램프의 요정 ‘지니’역할을 맡은 윌 스미스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윌 스미스.jpg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알겠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윌 스미스만의 개성을 녹인 지니는 영화의 중심을 잡고 ‘하드 캐리’하는 인물들 중 하나이니까. 오히려 기존의 지니와 또 다른 매력의 지니가 만들어져 흥미로웠고 정말 재밌었다.


특히 지니가 부르는 OST인 ‘Friend like me’와 ‘Prince Ali’이 흘러나오는 장면에서는 내적인 흥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신나고 색달랐다. 윌 스미스의 개성과 지니의 매력이 더해져 새로운 볼거리가 화려하게 제공되니 걱정하지 말고 관객들이 보러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이미 인터넷상에서는 ‘지니 스미스’의 탄생이라고 할 정도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부분은, 알라딘이라는 영화 제목을 ‘알라딘과 자스민’으로 바꿔야 할 정도로 자스민 캐릭터에 생긴 변화이다. 기존의 알라딘 스토리에서의 자스민은 –다른 디즈니 공주들에 비해서는 다소 능동적이라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그저 왕자를 기다리는 공주로만 묘사된다.



알라딘 스틸컷 자스민.jpg
 

그러나 새로운 자스민은 알라딘이 구원자적 역할을 하고 수동적인 고전적 여성상, 기존 디즈니 ‘공주’의 역할에 머물러있던 원작 자스민과 전혀 다르게 나온다. 이번 알라딘에서는 왕자와의 결혼 문제에서만 다뤄지는 자스민이 아니라 왕의 자리, 술탄의 자리를 욕망하는 새로운 자스민 캐릭터로써 디즈니사가 상당히 신경 쓴 점이 돋보였다.


자신이 술탄의 자리에 올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어필하고 노력하는, 건강한 욕망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 자스민의 행보는 OST ‘Speechless’를 부르는 장면에서 정점에 오른다. 어렸을 때 알라딘을 보고 자란 여성들이 성인이 되어 새롭게 변화한 자스민의 활약상을 보면서 울컥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현재 페미니즘과 성 평등 이야기가 대두됨에 따라 디즈니가 상당히 고려한 부분이 엿보이는 지점이었다. 물론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완전히 만족스러울 순 없을 것이다. 알라딘의 기존 원작을 파괴하지 않는 경계 선에서 스토리를 재해석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여성 캐릭터의 수동적인 모습을 완전히 개선하고자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부분에서 이미 큰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성 평등 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콘텐츠를 책임지고 지속적으로 제작하도록 하는 바람이 생기는 부분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팍팍한 현실에서 잠시 다른 세계로 떠났다가 돌아온 기분이 들 정도로 멍했다. 시험이 끝난 후 4DX로 다시 한번 감상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포스터.jpg
 

[이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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