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와, 우와, 우와! 레인보우 페스티벌

글 입력 2019.06.0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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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와, 우와, 우와!

레인보우 페스티벌


우와, 우와, 우와!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인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처음부터 무대를 장악하는 가수들과 즐길줄 아는 관객들이 함께 뛰었고, 그 열기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해가 떨어진 순간부터는 정말 우와! 할 수 밖에 없는 공연이 펼쳐졌다. YB의 앵콜무대를 마지막으로 발을 질질 끌며 나왔다. 막차를 놓칠까봐 하루종일 뛰느라 땅기는 허벅지를 꼬집어야했지만, 그때는 정말 '우와!' 상태였다. 지난 시즌 페스티벌도 멋졌지만, 이번에도 멋졌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또다른 매력을 갖췄다. 이번에는 캠핑을 하지 않아서 완벽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만족스럽기 그지 없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심지어 인근이 아닌 청평역까지 숙소가 모두 마감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나 자신 정도다. 사실 캠핑 예약에 실패한 후에도 계속해서 캠핑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 보는 등 노력을 했는데, 세 번정도 자리가 빌 때마다 순식간에 다른 사람이 채가는걸 목격했다. 만약 나의 이 리뷰로 다음 레인보우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일찍 예매해두라고 일러두고 싶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번 페스티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정과 노력을 쏟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였다. 실제로 사람들의 수도 전과 비교해 더 많았던 것 같다. 저번 페스티벌까지는 초반까지 자리잡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페스티벌이 더 유명세를 탔다는 인상도 받았다. 숙소는 얻지 못했지만 그만큼 즐겁게 놀았다.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튀어나오는 단어 때문에 입이 근질근질 한데, 더없이 즐거운 것에 대해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다. 대중매체에 담을 쌓은 나조차도 즐겁게 놀았으니, 가수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최고의 경험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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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라인업


저번 페스티벌에도 그랬지만 지금 내 귀에 들리는게 매장 음악이 아니라, 라이브란 말입니까. 저기에 서있는 작은 인물이 그 유명한 xxx인가요? 나는 첫날의 하루종일을 즐겼다. 그리고 그때 만난 가수들은 잔나비, 자이언티, 빈지노, 케이윌, MFBTY, YB였다.그리고 저 너머에서는 페퍼톤스와 존박의 공연이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아쉽지만, 당시에는 거기까지는 가보지 못할정도로 메인무대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모든 가수의 공연이 인상깊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가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아래와 같다.

잔나비 공연은 4시로 약간 더울정도로 날씨가 쨍쨍했는데 그 열기만큼은 밤 못지 않았다. 잔나비는 노래 몇개를 들어본 게 다인데다가, 최근의 뉴스로 가볍게 알고 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사실 이번 공연이 잔나비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던 잔나비의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 인지부조화로 내가 알고 있는 잔나비가 맞는지 공연표를 계속 꺼내봤던 기억이 있다. 뭔가 내가 가지고 있는 잔나비의 이미지는 차분하고 우아한 인디가수 느낌이었는데 실제본 잔나비는 락스타 뺨쳤다. <꿈나라 별나라>를 부르면서 양 손을 그라쥐고 노래를 부르거나, 머리를 막 흔들며 우주게이 히멘을 부를때는 그 병맛스러움에 이상한 공감대를 형성해버렸다. 그래서 사실 잔나비는 이제 나한테 우주게이 히멘이다. 잔나비의 노래를 다시 들어도 그 이미지가 도저히 가시지 않을 것 같다.

MFBTY와 YB의 공연은 가장 뜨거운 시간대에 맞춰 화려하게 진행했다. 저번 페스티벌에서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불도 뿜고 폭죽도 아낌없이 퍼붓고 화려했다. 다만 YB 공연의 초반에 터지는 폭죽은 바로 관객석 위로 터뜨리고 파편이 바로 아래로 떨어지는 타입이었다. 모든 사람이 코트를 뒤집어 쓰고 스마트폰 카메라만 삐죽 내보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좋긴 했는데 좀 더 높게 터뜨리는게 좋지 않았나 싶다.


그도 그럴 것이 간지럽고 눈에 들어가는 것도 그렇지만 혹시나 불씨가 튀지는 않을까하는 것이 공포 그자체였다. 공연은 퀄리티가 높았다. MFBTY의 윤미래는 멋있었다는 말로 부족할정도로 멋있었다. 세명이 다같이 어깨 동무를 하고 물을 서로 부어주는 모습은 뭔가 내가 생각하는 힙합크루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젊은 시절과 다르게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는 타이거 J.K도 멋있기 그지 없었다. 나는 힙합이 다소 소울보다는 멋이 중시되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런 인상을 멋있게 부숴주었다.

두 노련한 가수의 연속공연 배치가 좋았다. 클럽 분위기로 마구 뛰다가 다음에는 락 페스티벌을 느낄 수 있다. 팔을 위아래로 흔들고 손을 락스피릿으로 바꿔 흔드느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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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시스템의 향상과 새로운 디자인


전 페스티벌에서는 푸드트럭 문제를 지적했었다. 모든 푸드트럭 음식이 가격이 아깝지 않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지만, 예약후 수령이라는 퀸즈 스마일 시스템이 이용자에게는 너무 불편했다. 사람들이 몰리고 수량을 조절하기 어려움을 방지하기 위한 페스티벌 나름의 예방책이었겠지만, 제 시간에 받지 못한 사람도 많았고 현장에서 사먹으려면 아예 몇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점도 있었다. 내 핸드폰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어떤 핸드폰에서는 결제가 잘 진행되지도 않았다.


이번에도 퀸즈 스마일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이었지만, 핸드폰이 아니어도 결제할 수 있는 줄이 있다. 무엇보다도 수량이 부족하지 않았고,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음식 때문에 문제가 있지 않았다. 맥주 줄은 길었지만, 가격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음식에 대해서는 분명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음식의 값도 너무 비싸게 책정하지 않았고, 종류도 다양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리안 스테이크가 그렇게 맛있었다. 그 맛이 결코 같지는 않았지만 괜히 삼년전에 갔던 몽골에 다시 가고 싶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또 한가지는 페스티벌이 결코 같은 디자인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저번 페스티벌과 다르게 레인보우를 테마로 삼았다. 구조물들이 레인보우 색깔을 주제로 꾸며졌으며, 무대 중 대기 시간에는 노래 오버더레인보우가 들렸다. 각각의 디자인이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 친근한 홈파티 스타일로 꾸며졌으면서 매우 세련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입구 초입에 있는 텐트가 재밌었다. 거기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어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와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았는데, 즐거워보였다. 주변에 쉬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테러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듣기 좋았다. 거대한 페스티벌 속에서 작은 페스티벌이라고 해야할까, 그 개인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세팅이 좋았다.

만약 다음 페스티벌에도 참여할 의사가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있다. 지금까지 만나본 페스티벌 중에서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페스티벌이고, 믿을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이번 참가를 통해 더 확고하게 알게 되었다. 페스티벌을 가고 싶다면 먼저 권한다. 다만 된다면 캠핑은 꼭 하시길. 그리고 오전엔 정말 더운데 저녁에 정말 춥다. 많이 춥다. 코트를 챙겨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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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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