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조금 유치하면 어때, 재밌잖아! [영화]

대만 영화만이 가진 매력
글 입력 2019.06.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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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만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참 좋아한다.

내가 여고를 나와서 학창시절의 풋풋한 첫사랑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대만 영화만의 청량하고 아련한 영상미와 조금 단순하지만 가슴 설레게 하는 스토리는 언제 봐도 정말 매력적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어봤을 때, 대만 첫사랑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종종 "하이틴 영화는 유치하잖아"라는 말을 듣곤 한다. 이 말에 나는 항상 대답한다. "조금 유치하면 어때, 재밌잖아!"

대만 영화 세 편으로 대만 하이틴 영화만이 가진 매력을 알아보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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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첫사랑 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많은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션자이와 조금은 어리고 유치하지만 션자이를 좋아하는 마음만은 진심인 커징텅이 같은 반에서 가까워지고,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대만 특유의 청량하고 따뜻한 영상미로 잘 담아낸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커징텅 역의 가진동이 이름을 알리게 된 대표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첫사랑 영화라고 했을 때 생각나는, 전형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학창시절의 순수한 감정과 그 감정이 생겨나서 더 큰 감정으로 발전하지만 사랑은 타이밍이였다. 서로의 마음에 대한 오해와 타이밍의 문제로 다시 조금씩 멀어지는 과정을 잘 담아낸 영화다.

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점은 바로 '평행세계'의 관점에서 본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 영화를 보고 결말이 아쉽다면, 혹은 다른 시각에서 영화를 바라보고 싶다면 인터넷에 있는 새로운 해석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안녕, 나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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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소녀>는 기존의 하이틴 로맨스 영화와 비슷한 듯 결이 약간 다르다.

정샹은 학창시절 함께 밴드를 하던 은페이를 좋아했지만, 둘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친구로 남게 된다. 은페이는 가수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지만 한 장의 음반 이후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은페이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은페이의 죽음 이후 괴로워하던 정샹은 길에서 준 꽃을 받고 1997년, 학창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안녕, 나의 소녀는> 액자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영화들과 차별점을 가진다. 액자의 큰 틀은 2017년 은페이의 죽음 이후의 상황이고, 내부의 틀은 1997년의 학창시절로 돌아간 상황이다.

영화의 구조적 특성상, 다른 대만 하이틴 영화처럼 마냥 풋풋한 감정을 즐기기는 어렵다. 과거로 돌아가 은페이에게 다시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와중에도 정샹은 미래에 발생할 은페이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막기 위해 애쓰는 정샹의 모습은 관객을 영화 속으로 더욱 몰입하게 한다.

조금은 색다른 대만 첫사랑 영화가 보고싶은 여러분에게 추천한다.



나의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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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한 세 편의 영화 중 가장 하이틴 로맨스의 전형에 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 시절, 우리가좋아했던 소녀>가 첫사랑의 설렘과 아련함을 표현한 대표작이라면 <나의 소녀시대>는 조금은 유치하지만 그만큼 명랑하고 발랄했던 첫사랑의 추억을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유덕화 '덕후'인 린전신이 학교 모범생 오우양을 짝사랑하던 중 오우양이 타오민민이라는 여학생과 심상치 않은 관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우양을 좋아하는 린전신과 타오민민을 짝사랑하는 쉬타이위가 각자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협력하던 중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나의 소녀시대>는 하이틴 로맨스의 전형적인 장치들이 등장한다. 각자의 사랑을 위해 '짝사랑 밀어주기'를 계기로 만난 두 남녀가 결과적으로는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던가, 학교의 만인의 연인이 짝사랑 상대라는 점, 그리고 이를 짝사랑하는 린전신은 그저 평범한 학생, 쉬타이위는 싸움 잘하는, 소위 학교 '짱'으로 등장한다.

누가 뭐래도 나는 이 영화의 매력이 바로 유치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유치해서 더 재밌고, 유치해서 더 보고싶어지는 하이틴 로맨스만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영화.


[김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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