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창작으로 뻗어나가는 국악의 줄기, 그룹 뮤르(MuRR) 인터뷰

글 입력 2019.05.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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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새롬, 지혜리, 송니은(왼쪽부터)


국악을 문화유산으로서는 존중하지만, 음악적으로는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 뮤르라는 그룹을 주목해보자. 뮤르는 국악 재즈라는 장르의 혼합으로 더욱 친절하고 친숙한 국악을 전파한다. Music, Rest, Refresh의 앞글자를 딴 그룹명처럼 일상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음악은 절로 귀를 기울이게 한다.

이들은 지난해 서울남산국악당이 개최한 젊은 국악 오디션 <단장>에서 본상을 받으며 다양한 음악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올해는 달달 콘서트라는 첫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무엇보다 데뷔 후, 다달달달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신곡을 발매할 만큼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듯 대중에게 좋은 음악을 선사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그들과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Interview: 뮤르(Mu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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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 분이 서로를 알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룹을 결성하기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신가요?

허새롬과 지혜리는 중, 고등학교 동문입니다. 20년 전에 시작된 인연이지요(웃음). 셋이서 다 같이 만나게 된 것은 다른 음악 단체에서 활동할 때였습니다.


Q. 국악을 재밌게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뻗어 나가 현재 뮤르의 음악이 탄생했다고 들었습니다. 국악을 재즈에 접목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평소 재즈를 즐겨 듣고 관심 있는 편이셨는지요.

평소에는 장르와 관계없이 랜덤으로 음악을 듣는 편입니다. 그러다 Feel이 오는 음악은 무한 반복으로 듣곤 해요. 한동안 재즈풍의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악기로 재즈풍의 느낌을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죠.


Q. 첫 공연인 달달 콘서트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프로그램 모두 인상 깊었지만, 특히 풍년가와 꽃 노래, 신고산타령처럼 민요를 재지하게 바꾼 곡들에 감탄했어요. 이런 방식으로도 국악을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 사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습니다. 원곡의 멜로디를 거의 유지하면서 절묘하게 재즈의 기법을 더한 점이 여실히 느껴졌어요.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나요?

많은 커버 곡을 듣게 되면서 도전하게 되었는데요. 커버 곡은 원곡을 그대로 살리기도 하고 완전히 변형시키기도 하잖아요. 원곡을 그대로 두면서 반주의 변형으로 곡의 분위기가 바뀌는 커버 곡을 여러 차례 감상하고 나서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Q. 그런데 세 분의 전공은 악기이지 않습니까? 산조가 아니라 민요를 선곡하여 재해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산조: 민속 음악에 속한다. 가야금 산조, 대금 산조, 아쟁 산조 등 악기로만 연주되는 기악 독주곡의 형태, *민요: 민요는 전문 소리꾼이 부르던 통속민요와 일반 민중들이 생활 속에서 누리던 토속민요(향토민요)로 나뉜다)

토속민요를 작업한 경험이 있는데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더라고요.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노래는 삶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밭을 갈며 부르는 노래, 배를 타며 부르는 노래, 풍년을 기원하는 노래 등 일상생활에서 노래가 빠지지 않고, 또 현시대에도 노래는 어디서든 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민요 중에서도 대중적인 통속민요를 선택해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또, 가사가 있기에 민요를 선택하기도 했는데요 민요는 시대의 문화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이 순간의 생각들을 반영해 보고 싶었습니다.


Q. 재즈와 국악은 유사한 면이 있으나 분명 다른 음악입니다. 국악기로 다른 음악 장르인 재즈를 표현할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두시나요?

처음부터 재즈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곡을 만들고 그에 맞는 표현을 찾는 노력을 했는데 스케일에 따라 악기 고유의 기법이 다르게 표현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떠한 곡을 만나면 반복적으로 곡을 익히게 되고 거기서 자연스러운 표현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재즈 외의 장르를 작업하게 되면 또 다른 표현법이 생기겠죠?


Q. 피아니스트 앤디 킴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적 교류가 이루어졌나요?

뮤르 멤버들은 전통을 연주하던 사람들이라 재즈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음악적으로 잘 채워주셨어요. 단순히 피아노 반주를 하는 개념을 넘어서 뮤지션으로서 음악적인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Q. 재즈 피아니스트뿐만이 아니라 가야금, 경기 민요 뮤지션과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셨습니다. 이 외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으신가요?

얼마 전 불후의 명곡에 가수 서문탁 씨의 경연에서 뮤르 대장이 생황, 태평소로 무대를 함께 했는데요. 음악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모든 장르가 융화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발라드, 힙합, 클래식 등 되도록 많은 장르와 작업해 보고 싶고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작품 또는 미디어 아트와의 콜라보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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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허새롬님, 공연에서 두 종류의 생황을 사용하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각각에 관한 간략한 설명과 새롬님이 생각하는 생황의 매력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생황은 고려 예종 1116년에 송나라에서 건너와 향악화된 악기입니다. 12관, 17관으로 되어있는 전통악기가 있는데요. (한 개의 ‘관’에서 한 음정이 납니다) 전통 음악을 연주하기에는 17관으로 부족함이 없지만 현대 음악을 하기에는 제한이 있어서 24관, 36관의 개량 생황을 사용합니다. 24관은 b(플랫) 조의 음악을 하기에 용이하게 개량된 악기이고 36관은 모든 반음이 순차적으로 구성된 악기에요. 스케일에 따라 악기를 선택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황은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던 악기인데요. 소리가 너무 황홀했습니다. 지금도 그 처음 순간을 잊을 수 없는데요. 음색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주는 악기입니다.


Q. 지혜리님, 서울시립청소년국악관현악단 수석이었던 점이 눈에 띕니다. 악단의 단원으로 활동할 때와 창작그룹원으로 활동할 때의 다른 점을 체감하시나요?

관현악은 다수의 사람이 모여 지휘자를 중심으로 음악을 완성하므로 악보에 큰 중심을 두고 있다면, 팀의 창작 과정은 각 구간마다 나의 생각과 느낌을 넣어 뉘앙스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관현악에서는 많은 사람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면 창작 팀에서는 내 악기는 나 하나이기에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Q. 송니은님, 핸드팬은 타악기면서도 음계가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악기입니다. 보기 드문 악기인데 어떻게 핸드팬을 접하게 되셨나요?

처음 접한 경로는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캐나다로 해외 공연을 갔을 때 그랜빌 아일랜드라는 독특한 마켓에 놀러 갔는데 한 코너에 월드 뮤직 악기를 파는 가게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실물로 보고 음색에 반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Q. 콘서트에서 대북 연주를 선보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향후 장구나 북처럼 전통 타악기를 중심으로 곡을 창작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뮤르는 송니은 멤버가 타악기를 주로 맡고 있어서 대북, 카혼, 모듬북, 양금, 핸드팬을 연주하고 있고 지혜리 멤버 또한 콘서트때 카혼 연주를 선보였는데요. 카혼 외에도 장구, 모듬북 등 타악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뮤르 대장 또한 모듬북, 꽹과리 등 타악기를 연주하기에 앞으로도 타악기 중심의 창작곡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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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뮤르의 뿌리는 국악이잖아요. 국악인의 길을 걸으며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있었을 텐데요. 그런데도 국악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국악을 제일 많이 접하고 연습했기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건 꼭 묻고 싶은 질문이었어요. 세 분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듣는 국악은 무엇인가요?

자주 듣는 음악은 뮤르 음악입니다! 좋아서 즐겨 듣는다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연주하고 우리 앙상블이 어떤지 모니터하려고 연습 때마다 녹음해서 매일 듣고 있어요.


Q. 전통을 유지하며 그 위에 새로운 감각을 더하는 건 고도의 균형 감각 없인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위해 평소에 음악적으로 기울이는 노력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대중음악 클래식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흥미롭게 감상하는 것은 빌보드 차트 100위, 인기가요 100위인데요. 이를 통해 지금의 트렌드 또한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Q. 꾸준히 창작한다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끊임없는 영감과 음악적 기술,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놀라웠어요. 다달달달을 기획한 이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달 신곡을 발매하셨다는 사실이요. 작업 과정 중 어떤 어려움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직까지 극복하기 어려운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이 찾아온다면 뮤르의 멤버들이 모두 함께 헤쳐가려고 노력합니다. 이후의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면 똘똘 뭉쳐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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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악계 외부에 위치한 저의 관점으론 뮤르가 참여했던 오디션이나, 젊은 국악인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이나, 재단 내 국악 단체의 행보를 보면 확실히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부인이 바라본 현재 국악계의 모습은 다를 수 있잖아요. 어떤가요, 현업에 종사하면서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바라보시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데요. 국악을 활성화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 중입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다달달달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음악을 표현하기. 그리고 유튜브로 더 많은 장르의 음악을 뮤르 스타일로 친근하게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Q.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께 뮤르의 음악이 휴식이 되길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국악처럼 예술성은 지녔으나 대중성이 부족한 음악을 한다는 건 배고프고 고단한 일이다. 이러한 음악을 새롭게 조립하는 과정은 배로 어렵다. 그래서 한 번쯤 서러운 심정을 표출하는 게 당연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듣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그들의 음악만큼 뮤르도 인터뷰 내내 쾌활함을 잃지 않았다.

음악과 음악이라는 장르의 결합을 넘어 다원 예술을 꿈꾸는 모습에선 신선한 아이디어와 순수한 열정이 느껴졌다. 모니터를 위해 자신의 음악을 가장 많이 듣고 연구한다는 답변에서는 성실함과 부단한 노력이 지금의 뮤르를 탄생시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통음악의 명맥이 끊기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이렇듯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고 묵묵히 정진하는 이들 덕분이다. 선한 마음이 담긴 선한 음악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길 고대하며 뮤르가 보여줄 행보를 아낌없이 응원한다.




[장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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