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프리카에서 받은 영감을 아프리카로 되돌려주다. - 아프리카 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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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하림‘s 아프리카 투어 가이드 밴드
우선 이건 일방적인(한 방향인) 공연이 아니고 마치 버스킹처럼 서로가 말을 주고받으며 관객과 가수가 서로 순간을 즐기는 듯한 쌍방향 의사소통의 문화예술이었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하림의 밴드가 만담하듯이 혹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듯이 진행을 한다. 하림의 밴드가 여행사 되어서 관객을 아프리카 투어 시키는 것이다. 하림 씨는 가이드 담당, 조준호 씨는 드라이버 담당, 양양 씨는 쿡, 이동준 씨는 총무 겸 매니저, 그리고 마더 바이브 씨는 표범을 담당한다.
참고로, 쿡 담당인 양양 씨는 우리(관객)에게 빵이나 ‘시마(쉬마/옥수수빵)’란 음식만 주셨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풍족히 먹는 걸 생각하고 온 건 아니니까! 이 아프리카 투어의 목적지는 ‘세렝게티’이다. 세렝게티란 『땅이 끝없이 이어진 곳』이란 뜻이라고 한다. 이곳은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 지로, 마사이 부족만 살도록 허락된 곳이다. 그럼, 다들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 볼까요?
02. 바오밥 나무에 밥이 열리면 굶은 이들이 없겠네.
밤하늘의 은하수, 기린 농장, 악어가 나오는 강 등등 여러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와 노래가 나왔지만, 바오밥 나무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웃으며 이야기했고, 노래도 신나게 불렀지만, 가사를 듣고 있자니 웃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가사란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동감을 해서였을까?
감나무에서 감이 열리듯, 그 큰 바오밥 나무에서 밥이 열리면 굶는 이들이 없을 거란 가사가 있는 노래를 듣고 있는데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즐겁게 불러서 더 슬픈 노래였다. 정말 바오밥 나무에 밥이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3 2 1. 한 아이가 지금 죽었다. 평균 3초마다 굶어 죽는 아이가 생긴다고 한다. 너무 슬프게도 말이다.
03. 노래로 카네이션을 달아주자!
하림 씨가 머물렀던 어느 부족은 여성이 상의를 입지 않는 전통이 있는 부족이라 처음엔 멋쩍어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한다. 지내다 보니 익숙해졌는데, 어느 날 자신이 머무르는 집의 9명 자식을 둔 엄마를 봤는데 축 처진 가슴이 그렇게 경이로웠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상하니, 나도 공감이 갔다.
미적으로 보기에는 안 예쁜 모습이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고 키우느라 축 처진 어머니의 가슴은 아름다움의 상징 같았다.
이 가슴을 보고, 하림 씨는,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노래로 카네이션을 달아주자!’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처음, 이 엄마와 9명의 아이를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아프리카에 기타를 보내기 위한 모금을 위해 이 공연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밴드) 이 공연을 이렇게 얘기했다. 『아프리카에서 받은 영감을 아프리카로 되돌려주는』 거라고.
04. <To. 환상과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떠난 사람들에게>
아직 아프리카는 이집트밖에 가보지 못한 나지만, 언젠가는 캠핑카를 타고 사파리 투어를 하는 게 내 소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프리카에 딱히 환상이 있는 건 아니다. 많은 곳에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여행지에 환상을 품는 다거나 한국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여행을 택하진 않는다. 그래서 환상을 품거나 그런 선택으로 아프리카에 가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하림의 아프리카 오버랜드 밴드에서 밴드 사람들도 한 얘기지만, 나도 평소에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로, 어딜 가나 그곳도 살다 보면 사람 사는 곳이라는 이야기이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살다 보면 한국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는다. 그렇기에 ‘거주’하거나 ‘이민’이 아니라 ‘여행’에서 그쳐야 힐링이 되는 것이고 무언갈 배우거나 깨닫는 것이다.
아프리카? 솔직히 가면 더럽고, 냄새나고, 힘들고, 개고생만 한다. 개발도상국 위주의 여행을 했던 내가 장담하건대 정말 고된 여행일 거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거란 것도 장담한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답’을 얻으려는 기대는 하지 않길 바란다. 혼자서 괜히 환상을 품고 가서 ‘실망’을 하고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
그곳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당신들이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돌아오는 것일 뿐.
[홍서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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