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는 왜 인도로 떠났을까_3. 인도를 기억하며 [여행]

글 입력 2019.05.13 01: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KakaoTalk_20190513_011651208_03.jpg



길을 걷다 공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아이 세명을 만났다.


내 손에 들린 바나나를 보고 달려왔다. 이런 경우 주면 안된다는 이유는 계속 달라고 하고 더 달라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달라고 하는 아이들은 실제로 정말 많다)

그래서 한번도 뭘 줘본 적이 없었고,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냥, 고작 바나나 3개인데 아이들에게 줄 걸”하고 후회가 남는다.

인도에는 강아지도 참 많다. 마찬가지로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나는 절대 만지지 않았다. 바라나시 가트를 걷다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상황이 있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이 먹을 걸 들고 다니며 새끼 강아지들에게 주는 것이었다.

***

내가 불신하며 다니니, 이렇게 내가 스스로 벽을 치니, 좋은 것도 그렇지 않게 보였던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조심해서 다녀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 '그저 조금만 더 넓게 바라볼 걸', 후회가 된다.

그렇게 많은 친절을 받고 나는 왜 베풀지 못했을까, 호의를 사기처럼 받아들이지는 않았을까, 나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받지 않았을까.


KakaoTalk_20190513_011651208_04.jpg



인도는 더럽고 사기꾼이 많다.


사실이다. 여성에게는 특히 안 좋은 시선이 가득하고 그걸 표면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좋은 사람도 많다. 아름다운 곳도 많다. 아이들은 너무 예쁘고, 누군가는 아무 대가 없이 친절을 베푼다.

사진을 몰래찍는 사람도, 여자라고 무시하는 사람도, 사기치는 사람도,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단순히 외국인이 신기해서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웃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 사람도 있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 사람도 있고 누구보다 성실한 삶을 사는 사람도 만났다.

어딜 가나 좋은 점이 있으면 안 좋은 점도 있겠지만 특히 인도는 이런 감정을 격하게 느끼게 되는 곳인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 인도에 대해 묻는다면, “좋아”, “별로야”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

일본인 친구를 만났다.

“나는 인도만 5번째 여행이야”

도대체 무엇 때문에 5번씩이나 여행을 올 수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는 집에 돌아가면 인도가 매번 생각나 다시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나도 궁금해졌다.

만약 인도를 다시 오게 된다면 그건 언제 일지, 어떤 계기로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인도가 다시 그리워질지.


[나정선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