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신선하고 색다른 공연 - 달달콘서트

국악과 재즈의 하모니
글 입력 2019.05.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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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국악창작그룹 MuRR의 <달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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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서울남산국악당



서울남산국악당


충무로역에 내려 조금 걷다보니 북적북적한 한옥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외국인 관광객들과 뛰어노는 어린아이들, 전통혼례를 막 끝냈는지 고운 한복을 입고 나오는 새신부와 새신랑, 마치 명절을 맞이한 듯한 기분이 드는 정겨운 풍경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서 위로 조금 더 올라가니 아늑한 기와집 한채가 눈에 들어왔다. 연초록의 잔디밭 마당을 둘러싼 고즈넉한 기와집들이 바로 서울남산국악당이었다. 공연시간에 맞춰 지하에 자리잡은 크라운해태홀로 들어갔다. '이런 곳에 공연장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공연장은 깔끔하고 세련되게 지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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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콘서트


국악창작그룹 뮤르(MuRR)가 공연하는 이번 달달콘서트는 서울남산국악당의 청년 국악 인큐베이팅 사업의 결과 중 하나이다. 뮤르(MuRR)는 남산국악당이 주최한 젊은국악오디션 <단장1기>에서 3위를 차지한 그룹이다.

피리, 대피리, 생황, 태평소, 대북, 양금과 같은 국악기 뿐만 아니라 핸드팬, 카혼, 피아노와 같은 서양악기의 조화로 독특한 국악재즈 스타일을 구축해 낸 실력파여성3인조 그룹이기도 하다.

불이 꺼지고 연주가 시작되자 깜짝 놀랐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 나는 국악재즈의 '국악'부분에 초점을 기울여 그동안 내가 생각한 익숙한 국악 멜로디가 흘러 나올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주는 내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피아노와 카혼, 대피리와 생황, 태평소가 맞물려 내는 소리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오묘한 조합이었다.

가리봉동에 사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가리봉 블루스'에서 허새롬 연주자의 태평소는 마치 재즈밴드의 트럼펫 같았다. 함께 박자를 맞추는 지혜리 연주자의 대피리는 클라리넷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고음을 낼 때 좀 더 거칠게 나는 소리나 국악기 특유의 쇳소리는 트럼펫이나 클라리넷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소리였다. 국악기로 소화하는 블루스 재즈. 말도 안되는 조합일거라고 생각했지만 둘의 만남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매력있게 다가왔다.




'Herstory'는 타악기의 매력이 흠뻑 느껴졌던 무대였다. 카혼을 두드리던 송니은 연주자가 마치 커다란 접시처럼 생긴 악기를 무릎에 놓고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 악기는 바로 핸드팬이었다. 가볍게 손끝으로 어루만지자 핸드팬에서는 매우 청아하고 신비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최면을 거는 듯한 오묘한 핸드팬의 소리가 점점 고조되어 갈 때 뮤르(MuRR)의 강인한 생명력도 느껴지는 듯 했다.

'꽃타령'은 가장 흥겨운 무대였다. 객석 뒤에서 꽃바구니와 함께 깜짝 등장한 허새롬 연주자가 노래를 하며 관객들에게 꽃을 한송이씩 나눠주었다. 흥겨운 노래가락과 관객들의 참여가 어우러지면서 아주 신명나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약 80분간의 공연이 마치 8분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주말 오후, 기분좋은 무대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뮤르(MuRR)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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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르(MuRR)


허새롬, 송니은, 지혜리 연주자로 구성된 여성 3인조 국악창작그룹 뮤르는 국악기과 서양악기와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국악블루스, 국악재즈의 장르를 이끌어나가며 국악의 또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그룹이다. 그룹원 모두가 2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실력파 그룹이기도 하다.

달달콘서트에서 뮤르(MuRR)는 'See you in New York'이라는 곡을 연주하기 전, 음악가는 곡의 제목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며 언젠가 뉴욕의 어느 재즈바에서 재즈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는 자신들의 모습을 조심스레 꿈꿔본다고 말했다.

아마 그들의 뉴욕 공연은 조만간 실현되지 않을까. 다음번에는 뉴욕의 재즈바에서 협연을 하는 뮤르(MuRR)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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