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삶을 노래하는 하림의 오버랜드 음악 - 아프리카 오버랜드 [공연]

글 입력 2019.05.04 22:4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9아프리카오버랜드-포스터-최종.jpg
 

에디터가 되고 처음 문화초대로 향유했던 콘텐츠가 하림과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의 공연이었다. 《집시앤테이블》이라는 제목의 콘서트로, 그들은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경험한 문화와 현지에서 느낀 음악적 정서가 녹아 있는 집시음악을 선보였다.

시시각각 바뀌는 하림의 생소한 악기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 퍼포먼스도 좋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행이라는 설정 하에 공연을 콩트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한국을 떠나 타지를 돌아다닌 후 귀국하여 집에서 무료함을 느끼는 순간까지 여행의 과정을 무대 위에 재현하며 관객이 직접 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방식이 재미있었다.

그때의 음악 여행이 특히 흥미로웠던 이유는 관객이 단순한 방문객이나 관람자가 아닌 ‘경험자’로서 동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낭만적인 경관에 도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여행하는 한 사람의 인생과 삶을 들여다본다. 여행 도중 권태를 느끼며 집을 그리워하는 장면이 그려진 것이 대표적이다.

하림이 그려내는 월드뮤직은 잘 관리된 타국의 명소가 아닌 자연스레 깎이고 덧붙여지며 숨을 쉬는 거리를 보여준다. 여행자의 관점에서, 그러나 타자만은 아닌 한 사람의 입장에서 장소를 묘사한다.


112.jpg
 

그날의 기분 좋은 경험이 1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 이유는 그가 선보인 음악이 타국의 것을 대상화하기보다 국경을 초월하여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취를 자극하고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의 음악이 없는 일상에서마저도 공연에서 여행했던 거리를 틈틈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에게 하림은 ‘가보지 않은 곳의 향수를 불러다 주는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있다.

작년 유럽에서의 향수를 머금은 채, 올해 초여름 하림은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으로 떠난다. 5월 10일 금요일부터 12일 일요일까지 <아프리카 오버랜드>를 통해 싱어송라이터 양양과 좋아서 하는 밴드의 조준호, 베이시스트 이동준, 국내 대표 비브라포니스트 마더바이브와 함께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아프리카 육로여행 길에 당신을 초대한다.


- SYNOPSIS -

우리는 트럭을 타고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합니다.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며 목이 긴 기린을 만나고,
아버지의 엄지손가락을 닮은 바오밥 나무가
우리의 트럭을 향해 인사를 하는 듯 합니다.

우리는 곧 한 마을에 도착해
겉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함께 노래하고,
서로의 삶을 나눕니다.
쏟아지는 밤하늘에 별을 보며...




오버랜드 아티스트, 오버랜드 음악


오버랜드 투어(트럭킹 투어)는 트럭을 개조한 버스를 타고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여행방식이다.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과 아프리카 각지를 여행하는 방식으로, 낯선 땅의 육로를 낯선 사람들과 훑으며 그곳의 기운을 직접 느낀다.

언뜻 보면 여타 패키지여행과 비슷해 보이지만, 여행지로 직접 가서 여행객들과 만나야 한다는 점과 가이드가 현지인이라는 점에서 말 통하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선별된 명소와 정해진 루트를 따르는 패키지여행의 순탄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야말로 ‘맨몸으로’ 부딪치는 여행이다.


113.jpg
 

하림이 아프리카 여행 도중 만든 미발표곡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콘서트는 오버랜드 투어라는, 그의 음악을 가장 잘 설명하는 여행방식을 빗대어 또 하나의 삶을 노래한다. 그는 한국엔 없는 낭만적이고 예쁜 명소만을 골라 프레임 안에 가두기보다 모습만 조금 다를 뿐 나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과 직접 부딪치고 그곳의 흙먼지와 함께 걷는다.

그게 하림의 여행이며, 하림의 음악이다. 처음엔 낯설어도 다른 데선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음색에 더없이 매료되어 버리는 그의 악기들처럼,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따뜻하게 안는다. 사람을 만나고 삶을 노래하는 아티스트 하림과 올해도 일행이 되어 여행할 생각을 하니, 여행 전날 밤 짐을 싸는 아이처럼 가슴 깊이 설레어 온다.


*

아프리카 오버랜드
- 프로젝트 기타포아프리카 -


일자 : 2019.05.10 ~ 05.12

시간
금요일 20시
토/일요일 15시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
하이컴퍼니, 아뜰리에오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70분


전문필진.jpg
 

[조현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