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이번 환절기에, 나는 아프리카로 떠난다 - 아프리카 오버랜드

글 입력 2019.05.0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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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의 인스타를 팔로우 하기 시작한 건 2년 전쯤 하림과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의 ‘집시의 테이블’ 공연을 보고 나서부터였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습기가 비운 공간을 선선한 바람이 그득하게 채우기 시작한 초가을이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올 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올 때, 불어오는 바람은 나뭇잎이나 플래카드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뒤숭숭하게 흔들어 놓곤 했다.

시간에 쫓기는 주제에 바람처럼 자유롭게 떠나야 할 것만 같았다. 환절기엔 그게 예의고 의무라도 되는 듯이. 하지만 언제나처럼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할 일은 많았고, 시간은 없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체력은 발끝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 가을의 어느 날, 동생과 함께 ‘집시의 테이블’에 ‘합석’했다. ‘집시의 테이블’은 집시처럼 작은 와인 한 병과 커다란 빵을 ‘실제로’ 나눠먹으며(나도 한 조각 먹었다) 프랑스부터 그리스, 아일랜드의 집시 음악을 하나하나 훑어 나갔다. 그 해 가을 나는 어디로도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 다만 ‘집시의 테이블’ 덕분에 긴 여행에서 돌아온 냥 일상을 사랑할 수 있었다.
2019년 5월, 돌고 돌아 다시 한 번 환절기를 맞이했다. 봄바람에 마음이 뒤숭숭한 어느 날, 대학로에서 하림의 '아프리카 오버랜드' 공연이 있다는 걸 알았다. '오버랜드'는 아프리카 로드 여행을 뜻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세렝게티다. 세렝게티(Serengeti)는 탄자니아 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3만 km²가 넘는 땅으로, 30여 종의 초식동물과 500종이 넘는 조류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곳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남쪽으로는 초원, 중심부에는 사바나, 북쪽과 서쪽으로 목초지가 우거진데다 곳곳에 늪지까지 산재한, 아프리카에서 목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광활한 지역이라 그렇다.

건기가 찾아오면 최대 200만에 이르는 초식동물들이 풀과 물을 찾아 남부 평원에서 세렝게티를 거쳐 물이 있는 북쪽 구릉 지대까지 행렬을 이루어 움직이는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이동이라고 한다. '집시의 테이블'이 낭만적인 유럽의 골목길을 헤매는 집시의 방랑길이었다면, 이번엔 동물들과 발을 맞춰 행진하는 아프리카의 비포장 도로였다. 그렇다면 이번 환절기는 아프리카로 떠나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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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과 더불어 싱어송라이터 ‘양양’, 밴드 ‘조준호’, 베이시스트 ‘이동준’. 비브라포니스트 ‘마더파이브’는 이번 공연에서 아프리카 여행의 감상을 담은 미발표곡들을 선보인다. 낯선 음악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몽환적이면, 멜로디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로움보다는 이질감이 더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적절한 방법인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오버랜드'에 대해서는 이런 류의 걱정이 되진 않는다.

한 번은 하림의 인스타그램에 아프리카 사람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는 영상이 올라온 적이 있다. 영상 속에서 하림은 나로서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과 오랜 벗을 만나 회포를 풀 듯 악기를 연주했다. 짤막한 영상에서 그들 간의 연대감을 느꼈던 건 하림이 아프리카를 진심을 다해 친구로 여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기타포아프리카'라는 프로젝트와 함께 진행된다. '기타포아프리카'는 ‘아프리카 오버랜드’를 찾은 관객들의 기부금으로 아프리카의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기타를 보내주는 프로젝트다.

하림은 이미 10년 넘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영상에서 본 하림과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은 어떤 가식도 없는 진짜 '친구들'의 모습이었던 게 아닐까. 듣는 이가 판단할 일이지만, 친구로부터 비롯된 음악에 지독한 허세나 환상이 끼어있을리가 없었다. 그 영상을 봤을 때, 한 번도 본 적 없는 악기와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멜로디였는데도 아는 뮤지션이 한 명 있다는 이유로 잠깐이나마 나의 세상이 넓어지는 기분이었다.

'집시의 테이블'이 그랬듯 이번 공연도 앞으로의 일상까지도 행복하게 해줄 거라고, 처음 보는 도로를 달리는 드라이브가 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번 환절기에 ,나는 아프리카로 떠난다.


"어떤 아이는 먹는 것 입는 것 보다

자신을 위한 악기 하나에

더 행복해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가난하다고 하여 꿈까지 가난한 것은 아니니까요"


*


Synopsis 

우리는 트럭을 타고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합니다.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며 목이 긴 기린을 만나고,
아버지의 엄지손가락을 닮은 바오밥 나무가
우리의 트럭을 향해 인사를 하는 듯 합니다.

우리는 곧 한 마을에 도착해
겉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함께 노래하고,
서로의 삶을 나눕니다.

쏟아지는 밤하늘에 별을 보며... 


Music

Jambo Africa
르왕와강
남쪽나라 남십자성
기린아저씨
바오밥나무
응고롱고로
개코원숭이
마사이소년
카네이션을 달자
와푼다페이
세렝게티에 비가오네
흙먼지바람
해지는 아프리카

(상기 프로그램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19아프리카오버랜드-포스터-최종.jpg
 

Details

2019년 5월10일(금)~12일(일)
금요일 20시 / 토,일요일 15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전석4만원


할인정보

SNS팔루우 10% 할인
하이컴퍼티 공연 재관람 30% 할인
(집시의 테이블, 아프리카 오버랜드 등)
어린이 동반시 50% 할인
청소년 및 대학생 50% 할인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50%할인


[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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