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공연, 겨울의 눈빛 - 2019 세월호

글 입력 2019.04.1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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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1번지]2019세월호 포스터_웹용.jpg
 
 

바로 그제, 4월 16일 세월호 5주기였다.

학교에서도 추모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전국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4월이 되면 2014년의 일을 생각하게 되고 그와 관련된 연극을 보게 된다는 생각에 내 마음도 괜히 차분해졌다.


그렇게 같이 보러 간 동생과 세월호에 관해 이야기도 하고 6개의 공연이 더 있다고 알려주면서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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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받은 티켓조차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세월호가 아닌 다른 참사에 대해 다룬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연극으로 풀어갈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공연장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다. 우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연극은 무대 그리고 분리된 좌석을 생각할 텐데 여긴 좌식으로 앉아야 하는 의자가 있었다. 친구와 어색하고 뻣뻣하게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어떤 연극을 보여줄지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그렇게 공연 시간이 되자 배우들은 곳곳에 있는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연극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배우들이 각자 떨어져서 자리에 앉는 게 이상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배우들은 대본을 펼쳐서 각자의 목소리로 대본을 읽었다.

처음에는 엄청 신선하게 연극을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분명 무대에서 공연하겠지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배우들이 자리를 바꾸고 목소리로 대본을 읽는 것을 계속하기에 이렇게 진행되는 연극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난생처음 접해보는 연극에 당황스러웠고 오직 목소리로만 그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 그래서 괜히 말을 하는 배우들의 얼굴을 살펴보기도 했고 관객들은 어떻게 연극을 듣고 있을지 궁금해서 관객들을 보기도 했다.



"내가 아는 누가 또 누구누구가 지금 무얼하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이토록 모멸감이 드는 이유는 무어야.“



이 연극은 3년 전 고리 핵발전소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해 이야기한다.  고리는 주인공이 사는 K시와 70km 떨어진 곳이다.  주인공은 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보게 된다. 생각해보면 어떤 참사가 일어나서 그 사건에 대해서 계속 다룰 때 누군가는 '그만 좀 해라. 지겹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만약 그 말을 한 사람이 피해자라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과연 멈출 수 있을까? 정말 큰 참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와 내 주변이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실례인지를 한 번 더 깨달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을 때도 나는 사실 내가 아는 연극을 하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잠깐의 짧은 영상과 배우들의 목소리로만 진행된 연극이었기 때문에 낯설기도 했고 원작 소설을 읽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래도 이런 연극을 통해 내가 새로운 연극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 목소리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집중력에 대해 놀랐다는 것 그리고 참사를 잊지 않고 다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였다.





2019 세월호 - 제자리
-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기획초청공연 -


일자 : 2019.04.04 ~ 07.07

시간
평일 8시
토/일요일 3시
월 쉼

장소 :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티켓가격
전석 15,000원
전작품 패키지 : 48,000원

주최/주관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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